국내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데이터 사이언스를 가르치는 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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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국내 공대에서 수학・통계학 훈련도가 낮은 커리큘럼의 AI대학원,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번에 여러학교들의 정보를 찾아보다가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어 공유한다.

서울대학교의 연합전공 계산과학이라는 프로그램이다. 대학원은 2009년부터 운영 중이다.

서울대학교 연합전공 계산과학

사진=서울대학교 계산과학 연합전공 홈페이지

상세하게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는 내부 관계자가 아닌 관계로 확인할 수는 없으나, 참여 교수진만 보았을 때는 반드시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먼저, 자연대에서 관련 전공 하시는 교수님들이 모두 모였다. 수학과에서 수치해석, 암호론과 같은 주제를 다루시는 교수님들, 물리학과에서 통계물리를 다루는 교수님들, 시계열을 다루는 분들, 화학과와 생물학과에서 계산과학, 생물통계학을 다루시는 분들, 지구환경과에서 수학・통계학이 쓰이는 기후예측, 대기 오염을 다루시는 분들이 모두 리스트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해외 유수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공대 쪽은 컴퓨터 그래픽스(Computer Graphics),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와 같은 주제들의 몇몇 수학・통계학 도구를 써야하는 주제들만 커리큘럼에 구성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곳 서울대 계산과학 과정에도 주제상 반드시 필요한 과목의 교수님들만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여기에 경제학과의 계량경제학 담당 교수진이 더 추가되면 필자가 추구하는 제대로 된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 교수진이 된다.

사진=서울대학교 계산과학 연합전공 홈페이지

이렇게 훈련받은 인재들이 시장에 매년 몇 뱅명씩 10년 남짓만 진입하기만 하더라도, 국내 데이터 사이언스 업계에 충분히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사실은 저 전공이 겨우 1년에 30명만 받는 연합 전공이라는 점이다. 교육부가 정원 제한을 걸어놓았기 때문으로 짐작되는데, 학교 측에서도 별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과 정원으로 교수들 사이 정치 싸움이 치열했을 것이다. 잘못 운영되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석사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그 정원을 계산과학 학부에 배정했다면, 더 많은 수의 제대로 교육받은 학생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대에서 이렇게 제대로 된 연계전공으로 인력을 배출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인력을 갖춘 괜찮은 학교들이 그들의 프로그램을 점차 바꾸기 시작할 것이다. 예컨대 서울 북쪽에 있는 어느 학교에 경영학과 소속 융합전공 데이터사이언스 프로그램을 보고, 교수들끼리의 알력싸움이 극심한 곳이라는 짐작을 했었는데, 그러한 학교 또한 원하는 학생이 안 들어오고, 그 학생들이 제대로 취직을 하지 못할테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정화’되고, 살아남기 위해 서울대 방식의 제대로 된 프로그램으로 바뀔 것이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의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그램 교수진

존스 홉킨스라는 미국 어느 명문대의, 데이터 사이언스 연계전공을 운영하고 있는 응용 수학 및 통계학(Applied Mathematics and Statistics) 전공 홈페이지에서 교수진들 리스트를 봤다. 교수님들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다들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주제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기도 하다. 재밌는건, 여긴 전공이 공학으로 분류되고 있는데도 필자와 수학의 도구적 방법론이 비슷한 교수들이 정말 많다는 점이다.

사진=존스홉킨스 대학교 응용 수학・통계학부

국내 공대와 상황이 정 반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전공 이름이 응용 수학・통계학인 것으로 볼 때, 존스홉킨스 대학은 순수 수학・통계학이 아닌 학문의 경우 모두 응용 및 공학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공학이 아니라면 모두 수학・통계로 분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대가 계산과학이라는 학부 전공을 만들고 탄탄한 학위 과정을 운영하게 된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조금 늦기는 해도 결국에는 존스 홉킨스와 같은 미국 명문대를 따라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자연대 교수님들이 현재 국내의 데이터 사이언스 교육에 대해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을 취하셨다는 점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1980년대, 1990년대 시절 경영학과의 상황도 위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 때 당시 경영학과의 수준 낮은 커리큘럼으로 인해 학생들이 자기 과 세부전공인 재무(Finance) 박사 유학 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했었다. 이에 경제학과, 다른 자연계 전공 훈련을 받은 실력자들이 먼저 나섰고, 이걸 본 경영학과에서도 경제학 복수전공, 수학・통계학을 복수전공한 인재들이 따라가면서 잘못된 교육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비효용을 최소화 해 왔다.

앞으로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전공을 놓고 향후 20년간 위와 같은 상황이 공대와 자연대 사이에서 나타날 것이다.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미래 인재들에게 주입하고 있는 교수들과 실력있는 열정 넘치는 교수들이 세대 교체가 되려면 최소한 그 정도의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

한국에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 대학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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