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야기] 부동산 경매시장의 버블 ④

부동산 매매 시장을 선행하는 경매 시장 경매 시장의 ‘1등과 2등간 입찰 가격 차이’를 버블로 볼 수 있다 경매 시장의 ‘버블’ 찾아낼 수 있다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문법 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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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이야기] 부동산 경매시장의 버블 ③에서 이어집니다.

이전 글을 통해 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들어서고 있으며, 집값 급락으로 인한 버블 붕괴에 대비할 수 있는 지표의 필요성에 대해 밝힌 바 있다. 또한 이전 글을 통해 버블이 인간의 ‘군중 심리’ 본능에 의해 발생한다고도 설명했다.

이번 글에서는 부동산 매매 시장의 버블을 예측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경매’ 시장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를 살펴본다.

부동산 매매 시장 침체 국면에, 활기 되찾는 부동산 ‘경매’ 시장

지난 글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보통 부동산 시장이 이처럼 침체 국면에 들어설 때 다시 빛을 발하는 것이 경매 시장이다. 부동산 전망이 암울하다 보니 낙찰 경쟁률도 현저히 낮아지게 되고,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도 눈에 띄게 낮아지게 되면서 투자 인센티브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경매 시장은 되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0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472건으로, 동년도 6월 1,330건을 기록한 이후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특히 2022년 10월 전국아파트 낙찰가율은 83.6%로,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동년도 9월(83.1%) 대비 0.5% 상승한 수치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감정가가 시세와 같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경매 시장에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단 의미다.

이에 발 빠른 투자자들은 ‘틈새’ 공략을 위해 부동산 경매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부동산 시장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고, 저평가된 지역을 선별해 낼 수 있는 인사이트만 있다면 해당 시장에서 초과 수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 경매 시장에도 버블은 발생한다

그렇다면, 위처럼 ‘꿈틀거리는’ 경매 시장에서도 버블이 형성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먼저 우리나라 부동산 경매 시장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경매는 부동산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 경매 시장에서 추정 가격을 높게 산정하거나 경쟁이 붙어 경매에서 이긴 사람이 손해를 보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타 선진국과 차별되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부동산 경매 시스템에 기인한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경매 제도는 다른 참가자들의 가격을 알 수 없는 밀봉식 경매(Sealed-Bid Auction) 방식으로 진행해 입찰자 간의 독립성을 보장한다. 또한 최고가 낙찰가가 제시한 최고 가격이 낙찰가가 되는 최고가격입찰제(First-Price Auction)에 따라, 가격 경쟁력과 투자 수익을 고려하여 낙찰 가격을 정하게 된다. 이때 입찰자들은 매매 시세보다는 낮고 경쟁자들보다는 높은 가격을 입찰가로 써내므로, 입찰 가격은 통상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세입자 또는 채권자 등의 이해 관계자가 입찰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다른 경쟁자들보다 압도적으로 큰 금액을 입찰 가격으로 적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만약 (이전 글처럼) 현재 부동산 시장의 매물 가격이 내재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거나, 미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 컨센서스로 자리 잡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초과 수익을 기대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경매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과대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며, 나아가 경매의 1등 가격과 2등 가격 간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입찰자들이 (군중 심리에 의해) 모여들면서 입찰 가격이 부풀려진다는 점에서, 부동산 매매 시장의 버블 양상과도 일치한다.

부동산 ‘경매’ 시장 분석을 통한 ‘매매’ 시장의 버블 탐지

일반적으로 부동산 경매 시장은 매매 시장을 선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앞서 살펴봤듯 부동산 시세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일반 매매 시장에 나와 있던 매물들이 싼 가격으로 경매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경매 시장이 ‘활기’를 찾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경매 시장의 버블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찾아낼 수 있다면, 이를 통해 부동산 매매 시장의 버블을 찾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간 진행돼 온 부동산의 시세나 경매 낙찰가를 예측하는 기존의 연구 방법론은 헤도닉가격모형(hedonic price model) 또는 시계열 모형(time series model)을 주로 사용했다. 헤도닉 모형이란, 해당 재화의 가격이 내재한 특성들의 양의 합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회귀 모델(regression model)의 일종이다. 기존 연구들은 부동산의 특징이 될 수 있는 변수를 최대한 많이 헤도닉 모델에 추가해 정확도를 끌어올리고자 했다.

그러나 많은 변수를 추가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으며, 오히려 많은 문제를 불러오게 된다. 예컨대 합리적인 판단이 부재한 채 불필요한 변수가 모델에 포함될 경우,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의 문제가 생겨 모델의 설명력이 감소하면서 편향된(biased)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이는 헤도닉 가격 모형을 이용해 내재 가치를 예측하는 연구가 2010년대 중반 이후로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음 글에서는 기존 부동산 관련 연구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경매 시장의 ‘1등과 2등 간 입찰 가격 차이’를 이용해 버블을 진단하는 통계적 방법론을 소개해 본다.

[논문이야기] 부동산 경매시장의 버블 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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