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야기] 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인 ①

전문가들, “부동산 거품 곧 꺼진다” 경고 부동산 거품에서도 수익 창출 기회 엿보는 투자자들 부동산 가격 할인/할증 요인의 수학・통계학적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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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전 세계적으로 긴축 기조가 시작됨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통화 완화 정책으로 엄청난 유동성 수혜를 봤던 국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실물시장 충격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말부터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을 대비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라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의 순자산 감소 및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손실 확대로 이어져 종국적으로는 경기 침체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풍부해진 유동성과 금리 하락으로 주택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한편, 주택 매물은 해당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데다 건설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신규 주택 건설이 늘지 않으면서 전반적인 주택 공급이 둔화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주택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직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매년 집계하는 ‘글로벌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2016년 3분기 148.2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4월에 144.8 수준을 회복한 이후, 파죽지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4분기에는 176.1을 달성했다. 또한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내놓은 ‘2022년 1월~9월 전국 부동산 매매거래량 및 거래금액’에 따르면 전국 부동산 매매거래량 및 거래금액은 2022년 4월 정점을 달성한 후 현재(2022년 10월 기준)까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품’을 오히려 역이용해 ‘수익 기회’를 포착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존재한다. 예컨대 일부 투자자들은 조만간 부동산 가격이 꺼질 것이라는 예측에 저가 매수로 시세 차익(capital gain)을 기대하기도 하며, 공정 가격에 수렴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차익 거래(arbitrage) 기회를 도모하기도 한다. 즉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현재 시점의 부동산 가격이 본질 가치보다 할인(discount), 또는 할증(premium)돼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은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여신 사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데 부동산 시장을 분석적으로 바라보는 작업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본 [논문이야기]에서는 부동산 시장, 그중에서도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거품’을 왜 탐색해 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수학・통계적으로 ‘거품’을 탐색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부동산 경매 시장이 중요한 이유 – 금융 기관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경매 시장에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실수요 목적으로 경매 시장을 찾는 개인들, 차익 거래를 노리는 투자자들, 담보 대출을 다루는 금융 기관들과 부실 채권 사업자 등 많은 플레이어가 각기 다른 목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아파트 경매 시장은 그 관심도에 걸맞게 매매 시장과의 뚜렷한 가격 차이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이중 금융 기관과 경매 시장은 어떻게 연결돼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대출이 실행된 부동산에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국가에서 관리하는 법원 경매 또는 공매에서 처리하게끔 돼 있고, 금융 기관은 채무 불이행이 발생한 담보물을 경매로 처분하여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따라서 금융 기관들이 대출 한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채무 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경매 시장에서 얼마큼의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한을 받지 않는 핀테크(P2P lending)와 저축은행, 캐피탈 등의 2금융권은 그 중요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금융기관의 주택 담보 대출의 비중이 굉장히 큰 편이므로 결국 안전한 한도 내에서 최대한 많은 금액을 대출하는 것이 매출 측면에선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된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새롭게 갱신하는 금융 기관의 경우 경매 시장의 동향은 의사 결정 시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된다.

가격이 아닌 시장을 보기 위해선

그러나 이를 위해 경매 시장을 살피는 것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예를 들어 특정 시점에 서울 어느 지역에서 발생한 아파트 경매의 낙찰 가격이 일반 매매 시세보다 할인(또는 할증)되어 낙찰됐을 것이라는 짐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약간의 권리 분석을 동반한다면 보수적인 한도 측정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를 하나의 경매 물건을 보는 미시적 관점이 아니라, 시장 자체의 움직임을 거시적으로 살피고자 한다면 분석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주식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 1년의 주가 흐름을 분봉 단위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의 경우 어느 지역 어느 단지의 301동 301호의 경매 건은 매월 발생하지 않는다. 범위를 단지로 확장해도 동일하다. 더 이상 가격 단위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분석은 주식처럼 [시간 – 가격] 단위가 아닌 [시간 – 지역(공간)] 단위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

경매 낙찰가율 지표의 오류

일반 매매 시장에 아파트 매매 지수와 같은 시계열 지표가 있듯, 경매 시장에는 낙찰가율이라는 지표가 있다. 이는 매월 해당 지역 법원에서 공표되는 지표로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경매 건들의 낙찰가와 법원 감정가의 비율을 나타낸다. 예컨대 법원 감정가가 10억원이고, 낙찰가가 9억원인 경우의 낙찰가율은 90%가 된다.

일반적으로 법원 감정가는 시세로 간주하므로, 낙찰가율이란 시세 대비 낙찰 가격의 비율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낙찰가율을 지역에서 발생한 합계 건으로 계산하면 우리는 결국 해당 월에 발생한 경매 건들의 시세 대비 평균적인 낙찰가 비율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지표는 대단히 큰 오류를 가지고 있다. 법원 감정가는 경매가 발생한 시점에 책정된 가격이고 낙찰 가격은 낙찰 시점에 발생한 가격이다. 평균적으로 경매에 드는 시간이 7개월~11개월 정도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 시간 간격 동안 시세가 급락하거나 급등하게 된다면 지표는 오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최근 시세 급등기의 뉴스 등에서 서울의 낙찰가율이 120%를 넘었다는 등의 소식을 종종 들을 수 있었는데, 경매 낙찰 가격이 일반 시세 대비 1.2배나 더 높았다는 건 얼핏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 실제로도 잘못된 정보다.

Court Appraisal: 법원감정시점, Auctioned: 낙찰시점. 법원감정시점과 낙찰 시점 간의 시간 상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경매 진행 기간 (평균 7~11개월) 동안 매매 시세가 급등했다고 가정해보자. 입찰자는 낙찰 시점의 매매 시세를 기준으로 입찰을 하고, 법원 감정가는 경매 시작 시점에 고정돼있다. 결국 분모에 해당하는 법원 감정가가 현재 시세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되고 결국 120%라는 일종의 착시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즉 낙찰가율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부동산 관련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지 못하거나 되레 큰 오류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의 한계점 낙찰가율의 한계 극복 시도

그간 진행돼 온 기존 경매 시장 관련 연구 사례들에서도 낙찰가율 지표가 갖는 한계점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존재했다. 예컨대 분모에 해당하는 법원 감정가를 매매 지수를 이용해 낙찰 시점으로 교정한 뒤 ‘진정한 낙찰가율’을 추정하는 사례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완벽한 해결책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만약 서울 지역의 진정한 낙찰가율을 추정하고 싶다면 해당 기간 서울 지역에서 발생한 모든 경매 건에 대해서 법원 감정가를 교정해야 한다. 법원 감정가와 낙찰 시점은 각 경매 건마다 모두 다르고 그것도 수백 수천 건에 달하는 모든 경매 건에 대해서 연구자가 직접 교정해야 한다. 또한 지역의 범위가 확대될 경우 물리적으로 엄청난 도전이 될 수밖에 없는 데다, 이를 해낸다고 하더라도 교정치는 근사치일 뿐 정확성을 보증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연구자의 입맛과 편의대로 경매 건을 임의로 추출(sampling)하여 낙찰가율을 재생성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표본 편향(sampling bias)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 남성 평균의 키를 알고 싶은데, 키가 큰 집단에서만 표본을 추출하면 생기는 문제와 동일하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 비지니스 의사 결정에 필요한 건 가격 데이터가 아닌 시장 관점의 시계열 지표다.
  • 경매 시장의 시계열 지표인 낙찰가율 지표는 오류를 가지고 있다.
  • 법원 감정가 교정 등의 방법은 실제 비지니스에서 사용되기 어려운 방법이다.

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논문이야기] 부동산 경매 시장의 할인/할증 요인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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