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R&D 예산이 줄어든다니, 이제 한국 과학 발전은 끝이라고? (2)

pabii research

어제 11개 대학 총학생회가 내년도 R&D 예산 삭감에 반대한다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성명을 냈다는 기사를 봤다. 역시 모든 인간은 다 똑같다. 자기한테 이득이 안 된다 싶으면 화내고, 주던 돈 안 준다고 하니까 열 받아서 이제 집단 행동까지 들어간 모습이다. 앞으로 뭘 더 하실까? 이젠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 쫓아가서 데모까지 하겠지?

그 시간에 논문 제대로 쓸 생각이나 하고, 제대로 공부를 더 할 생각은 없나? 왜 그렇게 쓰레기 논문을 쓰면서 양심의 가책 느끼는 표정하나 지을 줄 모르나 싶었는데, 그런 논문 쓰는 주제에 돈 달라고 할 자격은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당신들의 논문은 정부한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거꾸로 영미권 대학의 학부 2~3학년 수준도 안 되어서 무시 당하는 수준인데, 그래서 돈을 내고 새로 공부를 더 해도 시원찮을 판국인데 아까운 국민 세금을 토해내라고? 세금 내는 사람 입장에서 어이가 없는 일이다.

직원을 뽑았는데, 자기는 뭔가 열심히 했다고 좌르르 늘어놓는데, 정작 하나도 제대로 된 게 없고, 해 놓은 수준이 엉망진창이라서 어디 하나 쓸 만한게 없는 상황이 주어졌다고 해 보자. 그 직원에게 월급 주고 싶은 회사 팀장, 대표가 어딨을까?

어느 개발자 뽑아놨더니 자기가 빅데이터 연구 역량 뛰어나다고 그러면서 Elastic search랑 Kibana dashboard 설치만 해 놓고 그 이상으로 아무것도 더 못하던거 기억나네. 하다못해 Sankey diagram 하나 못 그리던 거… 넌 빅데이터 연구 역량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빅데이터 연구에 쓰인다는 프로그램만 설치한거야 이 자식아.

월급주는 위치가 상상이 안 된다면, 좀 더 당신들의 현실에 가까운 사례로 가서, 치킨 한 마리를 주문했는데 눅눅하게 배달되어 와서 다시는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면? 그런데 치킨 집 찾아가서 따지니까 자기네들이 열심히 치킨 튀겼다고 보여주는데 핏물도 제대로 안 뺐고, 양념도 제대로 안 되어 있고, 기름도 썩은 기름을 썼고, 심지어 튀기는 인력도 튀김에 대한 개념이 전혀 안 잡혀 있다면? 거기서 다시는 주문 안 하겠지?

아마 그렇게 찾아가서 따지지 않고, 보통은 아예 그 번호로 다시는 주문 안 하겠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릴 것이다. 그 음식은 아까워서 먹는 사람도 있고, 아예 버리는 사람도 있겠지. 도저히 못 먹겠다 싶으니까.

이게 당신들의 논문 수준, 연구 수준이다. 우리 SIAI 학생들이 Literature review라고 국내 논문 갖고 오면, 어디 하나 볼만한 가치가 있는 논문을 보기가 힘들거든. 도대체 그 논문을 실어주는 저널 수준은 얼마나 절망적인거야? Editor라는 인간이 제대로 읽어보고 올리는거 맞지?

연구자가 될 만한 훈련을 받은 게 맞는지, 도대체 어느 학교, 어느 교수한테 훈련을 받았길래 이렇게 학부 수준도 안 되는 조잡한 연구를 내놓고 연구지원비 달라고 징징대는지, 도무지 납득이 안 가는 수준이다. 치킨집 수준의 상식으로보면, 당신 같은 연구 인력에게 다시는 연구 지원금이 지급되지 말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가 연구 지원금 명목으로 대학 지원금을 주고 있고, 그 대학 지원금은 반값 등록금 때문에 재정에 심각하게 타격을 입은 대학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교육부, 과기부 같은 곳의 입맛에 맞춰주면서 꾸역꾸역 받은 돈이다. 거기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어디서 욕 먹기 싫으니까 항상 ‘평등’하게 ‘분배’하거든.

근데, 이제 과기부가 도저히 너네같이 절망적인 연구 역량을 갖춘 가짜들에게 돈을 못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일반 사기업에서, 제대로 연구 역량을 갖춘 구성원들로 갖춰진 곳이라면, 당신들은 일찌감치 퇴출 됐을 것이다. 아마 쫓겨나고, 갈 만한 직장이 없으니까 내 눈에 고졸 수준의 지식만 갖추면 할 수 있는 업무인 ‘개발자’가 됐겠지. 원래 효율적으로 흘러갔었으면 당신들을 다 학교에서 쫓아내고 그 예산을 아껴서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극소수의 초A급 인재들이 미국에서 동양인이라고, 동양인 중에서도 소수 인종인 한국인이라고 괄시받고 차별받지 않도록 상당한 수준의 급여를 주며 데려오는데 쓰였어야 한다. 당신들에게 ‘사회주의적인’, ‘모두가 평등한’ 대우를 해주다보니 나라의 미래를 갉아먹으며 그 분들이 낯선 이방인들 틈바구니에서 고생하시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한 줄 요약하면, 당신들이 악마라서 모든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다.

당신들에게 연구 지원금을 안 주면 해외로 인재가 유출된다?

미안한데, 당신들 중에 해외 연구소에서 A급 인재 대우 받으실 수 있는 분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최소한 내 눈에 A급 인재여야 그 해외 연구소의 알짜 인력들 눈에도 A급 인재로 보일 가능성이 생길텐데, (당신들이 날 무시하고 3류 취급하잖아? 최소한 3류 눈엔 A급 인정을 받아야 2류 이상 눈에 A급으로 보이겠지?) 내 눈에 한국에 A급 인재 인정받으실 수 있는 ‘연구원’이라는 분은 정말 가뭄에 콩나듯 하는 수준이다. 저 분은 왜 이렇게 한심한 한국 땅에서 왕따 당하며 연구하고 계실까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분들 대부분은 조직 내에서 철저한 왕따들이다. 왜? 다른 사람들이 그 분들의 연구를 이해하질 못하고, 이해해도 따라가서 도와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가깝게 지내는 교수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쓸만한 대학원생이 없다, 학교 안에 연구 이야기를 할 만한 동료가 없다, 그냥 미국 있을 때 연구 같이 하던 친구들이랑 이메일이나 주고 받는게 그나마 마음 정리가 된다는 표현들을 쓴다. 되려 자기 연구 공유하면 자랑한다고 욕한다. 자기는 못 알아듣는데, 막연하게나마 저게 진짜 연구라는걸 알아먹기 때문에 그렇게 뒤에서 궁시렁궁시렁 비방질이나 하는 것이다.

당장이야 저렇게 온갖 비방질, 거짓 협잡, 말단 공무원들이 사소하게 예산 배정 잘못한 걸로 트집잡아 모든 정책을 무효화 시키려는 약아빠진 꼼수들을 겪으면 힘들겠지만, 이 개혁에 실패하면 우리나라의 연구역량을 바로 세우는건 아마 다시 수십년이 더 지나야 겨우 도전해 볼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아마 이번에 정부에게 이기면 공대 교수들은 2번 다시 같은 ‘위협’이 안 생기도록 정치 집단화해서 향후 정권들을 선거 시점부터 압박하려고 들 것이다. (지고나면 더 절치부심, 와신상담 하긴 하겠지만, 돈 떨어진 조직이 사람을 데리고 있기는 힘들다.)

이미 부패할 수 있는 수준의 최대치까지 부패가 이뤄져있고, 무능한 공무원들이 뭐가 연구인지도 모른채로 산-학-연 카르텔이 나라의 미래를 완전히 망치는 수준까지 연구 부패 Index가 꽉 차 있는 상태다. 그런 환부에 칼을 들이대서 잘라내는 고통은 엄청난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 학생들 앞에 내세워서 공동 성명 운운하지만, 좀 있으면 이제 돈 못 받게 된 공대 교수들이 시위 현장에 나타날 것이다. 그 공대 교수들 중에 AI 이름을 붙여 연구 지원금을 받은 분에 한정해서 볼 때, 내가 인정하는 수준으로 AI라고 불리는 계산과학 관련 학문 지식을 갖추고 있는 한국 대학 교수를 5명이라도 찾아오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단 1명이라도라고 쓰고 싶었지만, 그래도 외부에 이름 안 내고 열심히 연구만 하시는 교수님들 몇 분을 알고 있으니까, 숫자를 조금 양보했을 뿐이다.

영어 실력이 되어야 해외로 유출이 되지

하나 더 지적하고 가고 싶은 부분은, 너네 중에 과연 몇 명이나 영어 실력이 되어서 해외로 유출이 될까냐는 질문이다. 연구 역량이 심각하게 모자란 건 일단 제쳐놓고, 해외 연구소에서 역량을 인정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이 되는 한국 대학 출신 인재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난 내가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고 언제나 채찍질을 하며 살아왔는데, 어디가서 발표하거나 외국 애들하고 놀고 있는걸 보고, 이메일 주고 받은 걸 보고, 학계 or 근처에 있는 분들께 항상 들은 이야기는 ‘어릴 때 살다 왔냐’, ‘교포 출신이냐’, ‘한국에서 대학 나온거 맞냐’ 같은 표현들이다. 고교시절 영어 점수로 뒤에서 금메달이었던 걸 기억하는 친구들이면 절대로 믿지 않을 표현이고, 대학 학부 동기들도 ‘네가 좀 열심히 한 수준이지 그런 소리 들을 수준은 아닌데’라고 생각들을 할 것이다. 진짜 이 악물고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문제 없이 살아야지라고 발악하며 일일신우일신으로 조금씩 실력을 끌어올리고 살아왔는데, 내가 그간 봤던 한국 대학 출신의 ‘연구 인력’들 중에 논문을 영어로 무리 없이 쓰고, 동료들과 무리없이 대화할 수 있고, 연구 발표를 영어로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인력 찾기는 쉽지 않았다. (뭐 박찬호, 류현진 급의 괴물급이면 영어 못해도 상관없겠지만…)

당장 SIAI에서 출제한 문제들을 학교 웹사이트에 올려놨는데,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국내 대학 출신 연구 인력’이 과연 몇 명일까? 문제를 풀 수 있는건 아예 불가능일 것이라고 기대도 안 하고, ‘제대로 이해하고’ 부분에서 연구 역량 부족으로 한계에 직면하기 이전에 ‘영어 실력이 안 되어서’ 우리 SIAI 문제가 무슨 뜻인지 조차 이해도 못하는 경우가 압도적인 다수일 것이다.

실제로 SIAI 설립 후 온갖 비방, 음해를 일삼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매 학기 시험 문제를 공개하다 학위 중반부에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 시험 문제를 공개한 이후로 아예 비방글이 싹 사라졌더라. 영어가 이해 안 되어서 조금씩 걸러지다가, 그나마 남은 비방족들은 영어는 이해되는데 이 문제를 자기가 풀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겠지. 더 자료를 찾아본 사람들이면 그게 영미권 2~3학년 (각 3년제, 4년제 학부 과정) 수준이라는 것도 알게됐을 것이고, 자기네 대학 박사 과정 졸업해도 그 문제에 손도 못 대는데 거긴 학부 졸업반도 아닌 애들이 푸는 문제라는게 충격이었으니 입을 다물었을 것이다.

당신들이 공동 성명을 낼 시간에 차라리 연구 더 하고, 논문 더 쓰고, 글로벌 A급 연구소들이 인정할 수 있을만한 인재가 되고, 여기저기 학회 발표에 논문 투고해서 발표하면서 인맥 쌓고, 발표장에서 글로벌 A급 연구자들에게 이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그래야 당신들이 협박하는대로 해외로 유출이 되겠지?

원래 개혁은 피고름을 쥐어짜야 된다

이번 11개 대학 총학생회의 ‘징징징’을 보면서, 오래 묵혀둔 상처의 피고름이 짤리고 있구나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곧 괜찮아지겠지 싶어서 내버려뒀던 환부가 가끔은 알아서 낫는 경우도 있지만, 자가 면역이 튼튼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그 환부는 더 큰 상처가 된다. 심지어는 외부 세균 침입으로 중병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럼 수술대 위에서 칼로 그 부위를 긁어내고, 회복을 위해 긴 시간 안정을 찾아야 한다. 알아서 괜찮아지겠지라고 내버려뒀던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이제 곧 대학 교수들, 특히 과기부 돈으로 꿀을 빨았던 공대 교수들이 공동 성명을 내고, J모 대학에서 봤듯이 교수들이 머리에 띠를 두르고 팔뚝질에 나설 수도 있다. 그 때도 D 재단이 2008년 인수시점부터 15년간 정부 연구 프로젝트 수주 시에 교수들에게 관행으로 떼 주던 돈을 하나도 안 주고 떼먹었다며 분노에 가득찬 표정으로 팔뚝을 휘둘렀는데, 이번엔 금액 규모가 더 커진만큼 그 때보다 더 힘차게 팔뚝을 흔들 것이다.

이번 정부가 여론에 밀려 거기서 양보하면 딱 2000년 김대중 정부의 의료 개혁 실패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의사들이 그 전쟁에서 김대중 정부를 식물 정부로 만들었던 덕분에 지난 20년간 의대는 대한민국 1등 전공이 됐고, 의사들은 경쟁 치열한 서울에 살아도 초고소득을 받을 수 있는, 지방에 가면 정말 수억대의 연봉을 가만히 앉아서 챙길 수 있는 직업으로 올라섰다. 병상에 누워 힘들다는 일부 환자들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깡그리 무시하면서까지 집단 이기주의를 발휘했던 덕분에 얻은 승전보가 최소 20년을 간 것이다. 한국 사회 돌아가는걸 봤을 때 앞으로 다시 20년은 끄떡없을 것 같다.

원래 전쟁은 승자에게 짧게는 수십년, 길게는 수백년간 이득을 준다. 가장 단적으로 2차 대전 승전국인 미국, 그 승전국에 얹혀갔던 영국, 프랑스, 거기에 얹혀갔던 수 많은 유럽 및 유럽 식민지 국가들은 2차 대전 패전국들이 가질 수 없는 UN상임이사국을 비롯한 각종 국제사회 위치를 선점하고 있고, 이 체제는 다시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번 연구비 삭감은 단순한 개혁이 아니라, 의료개혁 수준의 전쟁이 될 것이다. 다만 의사들처럼 평범한 사람의 목숨줄을 담보로 잡고 정부와 싸울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아무도 모르고 관심없는 ‘논문’과 ‘연구’가 담보이기 때문에 외부인들의 눈에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귀국 후 지난 6년 동안 ‘한국 사회 이상하다, 미쳤다’부터 ‘저게 어떻게 논문이냐’ 같은 강한 표현들을 꾸준히 쏟아냈는데, 정부가 이번 개혁, 혹은 이번 전쟁에서 이기면 나도 굳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되겠지. 연구실에서 쫓겨난 그들은 보나마나 영어 실력이 안 되니까 해외 연구소 탈출 같은건 꿈도 못 꾸고, 기껏해야 사기업 연구소, 그것도 어려우면 그냥 IT기업들 개발자나 하러 가게 될 것이다. 괜히 해외 연구소가서 한국의 처참한 연구 역량을 알려주는 일이 되려 없었으면 좋겠다. 국격 떨어지잖아.

온갖 반대와 데모 속에 무사히 개혁 할 수 있을까?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운 좋게 이겨도 다음 정권까지 계속 효율 예산 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까? 한 10년은 지속되어야 도려낸 환부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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