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OTT업계 발전에 미디어 컨트롤 타워 필요?

OTT관련 법안: 전기통신사업법, 전기통신망법, 전자상거래법, 공정거래법, 미디어법 OTT담당 부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방송통신위원회 4부1위원회로 나눠진 지원책은 되려 K-OTT시장 옥죄기 밖에 안 되는 상황, 미디어 컨트롤 타워 있어야 교통정리 된다는 현장 목소리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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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주최로 ‘국제 OTT포럼’이 개최됐다. 국내 OTT사업자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국내외 글로벌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된 모임이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마지막 세션에서 고려대 이헌율 교수가 언급한 중복 규제와 영상물 자율심의제도였다. 이 교수는 “전기통신사업법, 전기통신망법, 전자상거래법, 공정거래법 등 규제가 이미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지어) 방통위가 미디어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각종 규제가 K-OTT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출처=방송통신위원회

OTT에 발 걸친 정부 부처는 몇 개? 관련법은 또 몇 개?

어느 업계를 가릴 것 없이, 업계 관계자들은 ‘법’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법’이 사업가를 도와주는 경우는 정부가 특혜를 주는 경우 밖에 없고, 정부 특혜를 받으려면 많은 기초 작업을 해놔야 되는데, 그런 기초 작업에 관심이 없었던 회사에게 ‘법’은 십중팔구 발을 옥죄는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교수가 지적한대로 OTT 관련 법은 전기통신사업법, 전기통신망법, 전자상거래법, 공정거래법에 이어 방통위가 논의하고 있는 미디어법까지 더해질 상황이다.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부처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심지어 중소벤처기업부가 개입하는 안건도 있다. 정부부처 한 곳의 세부 담당 청이 몇 군데로 나뉜 경우에도 업무 조율이 문제가 생기고 차일피일 시일이 늦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장관급 수장이 있는 부서가 4곳으로 나뉘어서 OTT 관련 안건을 챙기고 있으니 업무 조율이 쉽게 될 리가 없다. 여기에 대통령실 산하의 방송통신위원회가 있으니 각 부처간 논의가 원활하게 돌아가기는 어렵다. 각 부서별로 속사정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4개의 부처와 1개 위원회가 산하 기관들에게 조율되지 않은 요청을 보내면서 여러 곳의 중복 업무, 중복 요청, 중복 대응을 반복하도록 짜인 구조에서 일도 진행되지 않으면서 고생하는 것은 민간 기업들이 된다. 항상 봐 왔던 국내 정부 조직의 결합이 OTT 분야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OTT 담당 조직 1개로 일원화해야한다, 미디어 컨트롤 타워 필요?

정부 공무원들도 할 말은 있다. 대통령 레벨에서 OTT를 국가기간산업으로 지정하고 발전을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마라고 지시가 내려왔는데, 정작 공무원들은 정부가 무슨 일을 해줘야하는지 현장 사정을 알지 못한다. 이전에 비슷한 정책들을 베껴서 기획안을 올리고, 그걸 그대로 시행하면 현장에서는 ‘세금 낭비’라는 맹비난이 들려오고, 언론사들은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는 기사들을 쏟아내니, 어쩔 수 없이 현장 담당자들에게 정보 요청을 보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4개 부처와 1개 위원회가 중구난방으로 민간 업체에 요청을 보내는 부분에 있지, 그 의도가 잘못된 것이 아닌만큼, 방송통신위원회에 모든 업무를 일임하거나, OTT가 방송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OTT담당의 전문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립해야 한다. 위원회를 자꾸 만들어서 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을 받지만, 차관급 인사가 배정될 경우, 국무회의에도 참석 못하고, 타 부서 장관들의 논리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만큼,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장관급 인사가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는 위원회의 설립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통합 부처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 콘텐츠에서 플랫폼으로 팽창하는 시대

현장에서 통합 부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또 다른 이유는, 콘텐츠 시대에서 플랫폼 시대로 시장 흐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제작사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제작사와 방송 플랫폼 간의 분쟁을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가에 대한 논의, 나아가 제작사가 겪는 문제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 증진이 OTT업계 지원책의 핵심이었다.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정책, 플랫폼과의 협의를 위해 법무 지식을 도와주겠다, 제작사들이 쓸 수 있는 표준 약관을 제공해주겠다는 생각도 모두 같은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해외OTT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콘텐츠 제작 비용이 크게 절감되면서, 플랫폼과 플랫폼의 경쟁 시대로 시장의 크기가 커진 상태다. 국내 OTT업체들은 음원 사용 문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분쟁이 생기자 협의체를 만들어 대응을 하고 있다. 이전에 중소 제작사들이 FTA 협상 등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을 앞세워 광화문에서 시위를 하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모습이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키우는 사업이라면 그에 걸맞게 부처의 레벨도 격상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러 부처가 난립하고 있는 것 자체가 아직 정부 수준의 지원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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