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한은, 기준금리 연 3.5%로 동결 “안개 가득하면 차 세우고 기다려야”

기준금리 동결이지만 인상은 계속될 전망 물가 경로대로 갈 것이라는 말의 의미는? 결국 한국은행의 환율 개입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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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리’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주요국 중앙은행중 유일한 동결이다. 부동산 호황에 따른 가계부채 폭증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영업자의 가계부채 대응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를 인상 사이클의 종료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한은은 앞으로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필요한 조정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상외의 선택, 이유는?

한은의 결정을 이해하려면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요인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올해 내내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향후 물가 상승 속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최종 금리 수준, 중국 경기 회복세, 부동산 시장, 금융안정 영향,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3일 ‘금리’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파비에서 독자적으로 분석한 ‘금리’ 키워드에 대한 금일 온라인상 언급량을 네트워크상에 펼쳐보면 △인상 △미국 △기준금리 등이 근접해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한국도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은의 결정은 동결이었다. 이에 △가능성 키워드로 이어진 △동결 △우려 △하락 △발표 등을 보면 금리의 상승이 아니라 하락·동결이 우려스럽다는 뜻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대출 △영향 등에 직결되고 있는데 이는 금리 동결로 인한 부동산 시장으로의 파급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작동한다는 입장

이 총재는 1월 물가 상승률이 5.2%까지 올랐지만, 3월부터 4%로 떨어지고 이러한 추세가 이어져 연말에는 3%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한 것은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현 상황에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현 상황을 짙은 안개 속에서 차를 세우고 안개가 걷힐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비유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오히려 신중하고 또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화 정책은 미래에 대한 보고이며 한 달의 물가 상승률에 반응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몇 달을 지켜봐야 하므로 1∼2월 5%대 물가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동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간접적으로나마 경기가 나빠지면 물가도 변하니까, 물가 경로대로 갈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환율이 급등했을 때 연준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한은은 항상 주요국 경제를 고려하지만, 국내 요인도 살펴볼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에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금융안정 영향도 고려해야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은 지난 1월 미국이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환율 하락과 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큰 그림에서 회사채 금리가 300bp 상승한 것이 전체 시장금리에 큰 영향을 미쳐 통화정책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1,300원에 의미 두지 않는다지만

하지만 한국 경제에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 만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섰다. 달러가 빠져나가고 환율이 상승해 외환보유액이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수입물가 상승으로 생활물가가 오를 텐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붕괴를 막기 위해 추가적으로 환율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이 총재는 환율이 물가 경로에 미치는 영향은 중요한 고려사항이지만, 한은은 1,300원, 1,400원 등 특정 수준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 종합적으로 금융시장 안정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물가와 고용지표 등을 지켜보면서 금리를 동결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시장은 내일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1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이 충족된다면 11월, 12월, 1월의 3개월 연율 추세는 3.35%로 이전 3개월보다 크게 상승한다.

하나의 수치만으로 패닉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2월 수치가 강세를 보인다면 연준에게 부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유지에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한 것은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신중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결정에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은이 한층 더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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