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SSG부터 11번가까지, ‘온라인 명품’ 시장 뛰어드는 이커머스 기업들

급팽창하는 국내 명품 시장,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 진입 증가 백화점 연계 통해 치고 나가는 SSG·롯데온부터 새롭게 도전하는 11번가까지 시장 구조적 문제·경쟁 과열 등 우려 제기, 대형 이커머스 기업에게도 큰 도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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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쇼핑

11번가와 롯데온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온라인 명품 판매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쿠팡, 네이버와의 정면승부를 피하고 성장성이 높고 거래액 확대에 있어 효과적인 명품 서비스에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명품시장 규모는 2015년 1조455억원에서 2019년 1조4,370억원, 2020년 1조5,957억원, 2021년 약 1조7,47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명품 시장에 뛰어드는 이커머스들

롯데온, SSG의 경우 백화점과 연동된 플랫폼을 활용해 정품 인증과 고객 관리 서비스에 앞서있단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온의 명품 특화 플랫폼인 ‘온앤더럭셔리’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200억원에 달한다. 입점 셀러를 통한 직구·병행수입뿐만 아니라 직매입 판매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고객 신뢰를 확보한 것이다. 명품 수선사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스타트업 럭셔리앤올과의 협력해 명품 사후 관리 서비스도 도입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SSG닷컴은 명품 브랜드를 다수 입점시키고 명품 디지털 보증서인 ‘SSG 개런티’를 통해 가품 우려를 줄여 럭셔리 경쟁력을 강화했다. 최근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과 협업해 ‘LVMH 뷰티’ 공식 스토어를 론칭했으며 명품 플랫폼인 캐치패션 공식 스토어도 오픈한 바 있다. 1만5,000여 개 명품 브랜드와 제휴한 캐치패션과의 협업을 통해 검증된 명품 직구 상품을 확보하고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사진=SSG

11번가는 다음 달 초 명품 전문관을 오픈하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럭셔리 브랜드 시장에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가품 보상과 자체 사후서비스(AS) 등을 통해 신뢰도 제고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비스명은 ‘우아하다’에서 착안한 ‘우아’일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11번가는 우아·우아럭스·우아럭셔리·우아픽 등 상표 출원을 신청한 상태다.

온라인 명품 시장의 한계

하지만 일각에서는 온라인 명품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명품 브랜드는 상품을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며 온라인 판매 역시 자체 사이트에서만 한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플랫폼은 다양한 브랜드의 신상 명품을 취급하기 위해 대부분 병행 수입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정품 사이트보다 신뢰도가 부족한 명품 플랫폼이 고객을 유치하고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최저가’로 ‘많이’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희소성이 중요한 명품 브랜드의 특성상 브랜드가 판매 수량에 관여할 공산이 크다. 커머스 사업과 명품 시장의 고유한 특징이 충돌하며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다수의 플랫폼이 경쟁을 이어가며 발생하는 광고비도 큰 부담이다. 오프라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의 광고비 비중은 일반적으로 전체 매출 중 3~4% 내외다. 하지만 명품 플랫폼들은 취급액의 10%가량을 광고비로 지불하고 있다. 위조 상품 문제 역시 피해 갈 수 없다. 유통기업 입장에서 개별 브랜드들의 다양한 상품 정책을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한계로 인해 실제 머스트잇·발란·트렌비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는 매출과 적자가 동시에 커지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머스트잇은 1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으며 트렌비와 발란은 각각 330억원, 186억원 규모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커머스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의 명품관 강화

치열한 시장 경쟁도 이커머스 기업의 명품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커머스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명품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검색부터 쇼핑까지 거대한 온라인 생태계를 구축한 이들은 명품 판매 강화를 통한 커머스 부문 성장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는 명품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12월에는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정품 인증을 대신해 주는 ‘검수 대행’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출시했다. 정품 검증 능력이 플랫폼 신뢰도의 척도로 자리 잡은 만큼 단순 중개인을 넘어선 보증인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한국명품감정원과의 협력을 통해 네이버쇼핑 해외직구에서 판매되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버버리, 디올, 펜디, 몽클레어 등 25개 명품 브랜드에 대한 무료 감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 2019년 8월 명품 화장품 테마를 신설했으며 이후 샤넬 뷰티·티파니·구찌·에르메스 뷰티 등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다. 스몰 럭셔리부터 하이엔드급 명품까지 취급하는 명품 커머스 플랫폼으로 입지를 확대해가는 것이다.

B2B 서비스로 활로 찾는 명품 플랫폼들

일부 명품 플랫폼들은 B2C(Business to Consumer)에서 B2B(Business to Business)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발란은 최근 국내 중소형 리테일러를 위한 B2B 서비스 부문을 ‘발란 커넥트’로 분사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바 있다. 발란 커넥트는 공급망 금융 서비스인 B2B 후결제 서비스를 통해 바이어가 더 많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재고 회전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벤더는 바이어로부터 거래 대금을 빠르고 간편하게 수취해 미지급 위험을 줄일 수 있다.

B2B와 B2B2C 사업을 전개하던 구하다도 B2B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구하다는 50개 이상의 유럽 현지 명품 부티크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으며 자체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실시간 부티크 정보를 반영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GS샵, 롯데온, 현대H몰, SSG닷컴, G마켓, 옥션, G9, AK몰 등 대기업 몰에 명품 디지털 정보를 제공한다.

명품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으로 판매 수수료 하락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고객 유치를 위한 광고비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명품 시장 진입은 오랜 기간 노하우가 쌓인 이커머스 쇼핑몰에게도 후발주자로 진입하기에 불친절한 시장 환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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