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1억원 규모 ICT 벤처 지원 사업 ‘K-Global 프로젝트’, 지원책 실효성 있을까

정부 ICT 창업·벤처 지원책 발표, 전년 대비 사업 수·예산 규모 2배로 증가 디지털로 인류 보편 가치 실현하는 ‘뉴욕 구상’에 발맞춰 혁신 지원한다는 취지 대부분 실효성 부족했던 정부의 벤처 지원책, 업계 의구심 지워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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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올해 ICT(정보통신기술) 창업·벤처 지원 사업인 ‘케이-글로벌(K-Global)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41개 사업에 총 3,651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전년 지원 사업 수(28개), 예산(1,567억원) 대비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전체 사업은 △멘토링·컨설팅 △해외 진출 △스케일업 △기술개발 △인프라 △디지털 자원 등 총 6개 분야로 나뉜다.

과기정통부 측은 “디지털 창업·벤처 기업들이 ICT 분야 지원 사업을 보다 용이하게 파악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인공지능(AI)·데이터·메타버스 등 기술 분야는 물론 멘토링·컨설팅, 인프라·디지털 자원 등 지원 유형별로 세분화했다”고 밝혔다.

컨설팅·바우처·기술개발 등 다방면 지원 실시

먼저 과기정통부는 블록체인 전문 컨설팅 지원 등 분야별 전문가가 예비 창업가 및 초기 스타트업에 멘토링·컨설팅을 지원하는 3개 사업에 5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10개 사업에는 총 380억원을 지원한다. 10개 사업에는 스타트업 150개사를 선정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K-Global 해외 진출 지원’, 우수 정보보호 스타트업 7개 사 해외 진출 지원, 현지 거점인 KIC·해외 IT 지원센터 운영 등이 포함됐다.

유망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SW 고성장클럽,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 K-디지털그랜드챔피언십 등 8개 사업에는 369억원을 투입한다.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사업화를 위한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디지털미디어 상용화 지원, 융합형 콘텐츠 개발지원 등 8개 사업에는 총 41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핀테크 기술지원 센터 운영, 인공지능(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등 초기 기업 입주 공간 및 테스트베드를 지원하는 7개 사업에는 279억원이 쓰인다. AI 바우처 및 데이터 바우처 지원, 고성능컴퓨팅 지원 등 디지털 혁신 기술 관련 자원을 지원하는 5개 사업에는 총 2,154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강도현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이번 K-Global 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뉴욕 구상’ 및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에 발맞춰 디지털 청년 기업들의 도전과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디지털 창업·벤처 생태계의 발전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디지털 기술혁신 기업 육성을 위해 관계부처, 민간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 계획 ‘뉴욕 구상’이란?

강 실장이 언급한 ‘뉴욕 구상’은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이 뉴욕대 연설을 통해 제시한 구상으로, 디지털 혁신이 자유, 연대, 인권 등 인류 보편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관계부처는 「뉴욕 구상」의 철학과 기조를 바탕으로 세계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범정부 계획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수립‧발표한 바 있다.

현 정부는 이 같은 구상을 세계에 공유하며 디지털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강 실장은 지난 12월 13일부터 15일까지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에서 개최된 경제협력개발기구 디지털 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새 정부의 디지털 정책 방향을 각국에 소개했다. 디지털로 자유‧인권‧연대 등 인류 보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공동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이 디지털을 포함한 글로벌 공통 어젠다를 제시하고 세계인의 동참을 촉구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특히 강 실장은 ‘디지털 시대를 위한 권리’와 관련된 논의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스페인, 유럽연합(EU), 경제협력개발기구 등 주요국, 국제기구 정책 담당자와의 양자 면담을 통해 디지털 혁신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할 수 있도록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우리나라가 디지털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국가들과 협력해 ‘사람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 대한 의구심

정부가 디지털 혁신을 위해 스타트업 지원에 대규모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업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책 다수가 지속적으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정부의 스타트업 해외 진출 사업인 ‘KOTRA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을 살펴보자. KOTRA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은 Pre Series A 단계 이하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지나치게 기초적인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주요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입점 방법 설명회, 1:1 입점 상담(스타트업-해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관계자, 파트너사) 등을 통해 해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입점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해외 진출 및 사업 확장을 기대하는 기업에 크라우드 펀딩 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지나치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마존코리아 입점 컨설팅, 마케팅 비용 지원, 교육 수행사의 1:1 입점 관리 등을 골자로 하는 아마존 US(미국) 로켓스타트 (스타트업 글로벌셀러 육성사업) 입점 교육 역시 적합하지 못한 지원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는 것을 정부 지원 사업으로 내놓았다”는 질타가 나올 정도다.

Series A 이상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책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Series A 이상 단계 기업 대상 지원책으로는 △KOTRA 스타트업 글로벌점프 300 기간제(1년) 맞춤형 지원 사업 (맞춤형 시장조사, 컨설팅, 멘토링, 바이어·투자자 발굴 등) △피칭대회 수출·해외 투자유치·글로벌 창업 관련 세미나를 실시하는 InnoGate △영어 신청서 작성 교육·콘퍼런스 한국관 운영 등을 통한 해외 스타트업 콘퍼런스 참가 지원 등이 있다. 대부분의 지원책이 컨설팅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실질적으로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되는 마케팅 비용 지원, 현지 지사 설립 비용 지원 사업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KOTRA 스타트업 해외진출지원 사업 외에도 수많은 스타트업 정부 지원 사업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지원책이 그저 생색내기에 그치는 ‘세금버리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 지원 사업에 대한 업계의 근본적인 신뢰가 훼손된 셈이다. 스타트업계가 K-Global 프로젝트에 대한 의구심을 좀처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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