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 판매 승인한 美, “지속 가능한 미래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

떠오르는 ‘배양육’ 사업, 美 판매 승인으로 ‘날개’ 달았다 ‘미래 먹거리’ 배양육, 에너지 사용량 최대 55% 절약할 수 있다 해결 과제 산적한 배양육 분야, 판매 승인에 안주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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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 닭고기로 만든 너겟/사진=잇 저스트

세포에서 배양된 닭고기, 즉 배양육이 미국의 식탁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배양육의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다만 배양육이 육식 시장을 변모시키기 위해선 여전히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배양육, 美서 두 번째로 판매 승인

미 농무부(USDA)는 21일(현지 시각)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와 식품 기술기업 잇 저스트(Eat Just) 계열사 ‘굿 미트'(Good Meat) 등 배양육 스타트업 2곳에서 생산한 세포 배양 닭고기의 일반 소비자 판매를 최초로 승인했다. 이로써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배양육을 승인한 국가가 됐다. 이보다 앞서 ‘잇 저스트’가 2020년 싱가포르에서 배양육 닭고기의 판매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세포 배양 닭고기는 특정 가금류 및 가축 세포를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기)에 넣고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 배양한 고기를 일컫는다. 이번 배양육 소비자 판매 승인에 대해 WSJ는 “글로벌 육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배양육 판매가 승인됨으로써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 지구 훼손을 줄일 수 있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배양육 지지자들도 “배양육이 가축 사육의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토지와 물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투자자들, ‘콩고기’서 ‘배양육’으로 눈 돌리기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배양육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근 콩고기 등 식물성 육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은 대신 배양육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미국 시장데이터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현재까지 잇저스트는 9억7,850만 달러(약 1조2,600억원), 업사이드푸드는 6억8,040만 달러(약 8,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업사이드푸드는 지난해 4월 4억 달러(약 4,988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완료하면서 배양육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당당히 입증해 내기도 했다. 업사이드푸드는 당시 유치한 투자금을 배양육 상업화를 위한 대규모 생산시설 마련에 사용했다. 배양육 연간 생산량을 수백만 톤까지 늘리고 닭고기 외 다양한 축종의 육류까지 생산할 인프라를 추후까지 마련하겠다는 게 업사이드푸드의 목표다. 업사이드푸드가 목표 달성에 성공한다면 육류 소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사이드푸드는 지난해 11월 농무부에 앞서 미 FDA에서도 안전성을 공식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FDA는 성명을 통해 “세포 배양 기술의 발전으로 식품 개발자는 가축, 가금류, 해산물에서 얻은 동물 세포를 식품 생산에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이러한 제품은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는 식품 혁명을 경험하고 있으며, FDA는 식량 공급 혁신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사진=업사이드푸드 홈페이지 캡처

‘미래 먹거리’ 배양육, 아직은 넘어야 할 산 많다

최근 배양육은 전 세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비영리기구 굿푸드인스티튜트(Good Food Institute)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양육은 기존 가축 사육 방식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은 최대 55%, 물은 96%, 온실가스 배출량은 96%까지 줄일 수 있으며 사용되는 토지도 99%나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가축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가축을 도살하지 않아도 대량으로 육류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들이 있다.

다만 배양육이 육류 제품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기까지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줄기세포 배양에 필요한 배지 등의 가격이 높아 완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현재 기술로는 배양육의 대량 생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말 이스라엘의 퓨처미트는 배양육 닭가슴살 생산 단가를 파운드당 7.7달러까지 낮췄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시 미국의 일반 닭고기 값(파운드당 3.62달러)보다 두 배 높은 가격이다.

우마 발레티 업사이드푸드 최고경영자(CEO)는 “처음엔 높은 가격에 판매될 것이지만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기존 닭고기와 같아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기존 닭고기보다 싸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가격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높은 생산 단가 문제는 여전히 업사이드푸드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 생산 단가가 점차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긴 하나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단계일 뿐이다.

기술적 문제도 잔존해 있다. 배양육 기술은 아직 ‘미래 기술’의 범위에 놓여 있다. 이는 곧 기술적 도전이 상당 부분 필요함을 의미한다. 다르게 말하자면 ‘기술 탈취’ 우려도 그만큼 크다. 실제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접수된 법률 문서에 따르면 업사이드푸드는 업계 기밀을 포함한 자사 기밀문서 수천 건을 탈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난들 타 기업이 기술을 빼돌려 기업을 모방한다면 업사이드푸드는 자연스럽게 도태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보안도 기술 발전 및 가격 경쟁력 제고만큼이나 중요하다.

이번 배양육 소비자 판매 승인은 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다. 배양육은 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배양육 부문이 성장하며 대체 단백질 시장이 형성되면 기존의 육류 시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역사의 단편을 목도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소비자 호불호 문제 등 배양육이 거쳐야 할 관문이 여전히 다수 남아 있기에 이번 판매 승인에 안주해선 안 된다. 배양육은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식량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키’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 기술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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