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가치평가 보증 상품 출시한 기보, ‘가치평가 정확성’은 어떻게 담보하나

기보 “가치평가 보증 출시로 첨단기술 IP 사업화 촉진” 가치평가 정확성 떨어져, ‘적절한 가치평가’ 가능할까 신뢰성 제고 노력했지만, 감평사 vs 변리사 밥그릇 싸움에 새우 등만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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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4일 박주선 기술보증기금 이사가 스마트 테크브릿지 구축 사업 중간보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기술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이 고부가 첨단기술 등 우수 지식재산권(IP) 가치평가 보증과 연계한 ‘우수IP 가치플러스 보증’ 상품을 출시했다. 우수 IP를 발굴하고 첨단기술분야 IP의 사업화를 촉진하겠단 취지인데,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가치평가에 대한 정확성이 이전 IP 정책 때와 달라진 게 전혀 없어 보증 상품의 실질적인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보, ‘가치플러스 보증’ 상품 출시

기보는 13일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미래 고부가 기술 육성의 비전을 설명했다. 이번에 기보가 내놓은 가치플러스 보증은 기보 중앙기술평가원이 대학·공공연구소와 고부가 첨단기술 IP를 발굴해 기술가치 금액을 산정하고 가치금액 내에서 보증과 연계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중앙기술평가원은 기술가치금액을 평가해 첨단분야 고액보증의 경우 자체적으로 보증을 실시하고 그 외 경우는 영업점과 연계하는 투 트랙 방식으로 보증을 운용할 예정이다.

가치플러스 보증을 통해 우수 IP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기보 IP-밸류 강소기업 지정으로 지정된다. 이들은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사전 진단평가 무상 지원 △기보 보증연계투자 우선 심사 대상 △보증료 감면 △보증비율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기보는 가치플러스 보증 출시로 대학·공공연 등이 보유한 초격차 미래전략기술의 가치 평가 및 고액 IP 보증을 통한 첨단기술분야 IP 사업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이번 가치플러스 보증 출시를 계기로 우수 IP 기업이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지원 상품을 준비하겠다”며 “기보는 IP금융 선도기관 역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발목 잡은 ‘정확성, 해결책은?

기보는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기술가치를 평가하는 IP 보증을 도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기보는 작년 말까지 누적 3조6,000억원의 IP 보증을 지원했다. 특히 2019년 이후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특허자동평가시스템인 KPAS를 IP 보증에 활용함으로써 보다 신속하고 저렴한 방식으로 IP 금융을 확대했다.

이런 기보의 발목을 잡은 건 ‘가치평가의 정확성’이었다. 이번 가치플러스 보증도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IP 가치평가는 금융 외에도 지식재산 거래, 특허침해 손해배상 및 기술유출 피해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 분야별 가치평가 모델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은 물론 정량적 평가에 매몰돼 ‘정성적 분석’에는 상당한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치평가의 신뢰성은 사실상 바닥을 치는 상태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양길수 회장(오른쪽)과 대한변리사회 홍장원 회장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정부도 노력했지만

물론 정부가 이를 지켜보기만 한 건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IP 가치평가의 신뢰성을 제고해 IP 금융 및 거래를 활성화함으로써 우수 지식재산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겠단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정부는 ‘지식재산 평가관리센터’를 설치하고 평가실적·품질 수준별 ‘평가기관 등급제’를 적용해 가치평가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중소기업 대상 IP 금융 규모도 오는 2027년까지 23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가치평가의 정확성을 제고함으로써 다양한 부가 효과까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단 취지였다.

그러나 가치평가 업무에 대한 감평사와 변리사 사이의 치열한 견제가 시작되면서 정부의 개혁 시도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국토교통부와 감정평가사협회는 IP 가치평가를 감평사의 고유 업무로 정하고자 ‘감정평가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했으나, 대한변리사회가 감평사의 독점은 국민의 재산권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극구 반대했다. 사실상 고래들의 ‘밥그릇 싸움’에 새우 등만 터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느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던 지난 2021년 9월 6일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대한변리사회가 ‘기업의 혁신성장 지원 및 지식재산권 가치평가 시장의 신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IP 가치평가 재정립을 위한 기반이 서서히 마련되기 시작했다. 양 기관은 혁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 단계 높은 IP 가치평가 서비스업무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감정평가사와 변리사가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기업의 기술사업화와 기술금융활성화 정책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육과정을 함께 개설하고 IP 가치평가 결과를 심의한 ‘IP 가치평가 품질관리센터’를 설치해 신뢰성을 높이고 부실 평가를 예방하겠다고도 전했다. 다만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제힘을 쓸 때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IP는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열쇠이자 원동력이다. 특히 기술 패권 시대 아래 국가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그 가치와 의의가 큰 만큼, IP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짐으로써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견인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가치평가의 정확성을 제고하는 게 급선무다. 적절한 가치평가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기보가 내놓은 가치플러스 보증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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