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도 ‘IP 전쟁’ 시대, 검증된 IP로 불황 ‘반전’ 노린다

‘킬러 IP’ 중심으로 흘러가는 게임 업계 ‘글로벌 성공’ 못 하는 국내 게임들, “IP 영향력 낮다는 뜻”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해선, “기업+정부 노력 합쳐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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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루아카이브

국내 주요 게임사의 실적이 ‘킬러 지식재산권(IP)’ 유무에 따라 갈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넥슨은 ‘피파온라인4’ 등 충성도 높은 장수 게임의 선전으로 이번 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 나갔으나,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회사를 대표하는 기존 IP의 영향력 감소 및 신작 부진 여파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3N 중 넥슨만 매출 늘어, ‘IP의 힘’

9일 넥슨은 2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한 2,640억원(환율 100엔당 956.0원 적용 기준)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은 9,0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4% 늘었다. ‘피파온라인4’, ‘피파 모바일’ 등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정통 축구 게임부터 일본과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아카이브’, ‘프라시아 전기’, ‘HIT2’ 등 다양한 장르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3% 급감했다. 매출(4,402억원)도 1년 전보다 30% 줄었다. 넷마블도 2분기 37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6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 오랜 기간 동안 ‘K-게임’ 시장을 주도해 온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체제에 지각변동이 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리니지/사진=엔씨소프트

늘어나는 핵심 IP 활용 게임들, ‘리니지’만 붙잡은 엔씨는 ‘추락 직전’

이제는 게임업계에도 IP 전쟁의 그라운드가 마련됐다. 실제 국내 게임시장에선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검증된 IP를 이용할 활로 찾기가 활발하다. 특히 넥슨, 넷마블, 컴투스 등 게임사는 기존 IP 재활용과 타사 IP와의 협업 등을 바탕으로 한 연구·개발 및 투자에 한창이다. 검증된 인기 IP의 가치와 인지도를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수익률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기준 전 세계 IP 기반 모바일 게임 수익은 2018년부터 증가세에 있다. 2021년 총수익 증가율은 4.5%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처음 발생한 2020년(24.5%)보다 둔화했지만, 총수익 자체는 2021년 203억 달러(약 26조원)를 기록하며 156억 달러(약 20조원)였던 2020년을 넘어섰다.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IP 게임을 부지런히 개발하고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IP를 활용한 ‘던파 모바일’ 흥행에 힘입어 자사의 대표 IP ‘카트라이더’와 ‘마비노기’ IP 기반의 게임을 제작 중에 있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아스달 연대기’, ‘파라곤: 디 오버 프라임’ 등 개발을 통해 유명 IP를 활용 중이다. 대중들로부터 이미 검증된 킬러 IP를 통해 성장세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3N 중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 IP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로 인해 다소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다. 이를 의식한 듯 엔씨는 PC·콘솔 MMORPG ‘TL’과 오픈월드 MMO 슈팅장르 ‘LLL’을 비롯해 ‘프로젝트 E’, ‘프로젝트 M’ 등을 개발 중이나, 공개된 트레일러 등을 통해선 별다른 대중들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리니지에서 벗어나 신규 IP를 발굴하겠단 본래 취지와 달리 새로 공개한 게임들도 리니지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게이머들 사이의 중론이다.

배틀그라운드/사진=크래프톤

부진 못 면하는 국내 게임 IP, 정부 차원 지원 필요해

최근 핵심 IP의 중요도는 점차 늘어가고 있다. 실제로 국제 게임 시상식에서도 IP 게임이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 2015년엔 ‘폴아웃’ 시리즈의 신작 ‘폴아웃4’가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게임상과 미국 인터렉티브 예술 과학 아카데미(AIAS)의 DICE 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넷플릭스 ‘위쳐’ 시리즈의 신작 ‘위쳐3’도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어워드, 골든 조이스틱 상, 더 게임 어워드 등 주요 시상식에서 GOTY로 선정됐다.

반면 국산 게임들은 국제 게임 시상식에서 GOTY 등 전체 부문 최고상을 수상하기는커녕 후보로 올라가는 일조차 드물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가 지난 2018년 DICE 게임상에서 국내 게임으로서 최초로 올해의 액션게임, 온라인 게임플레이 등 2개 부문별 상을 받은 정도가 전부다. 최근 수년간 한국 영화나 K-POP이 주요 국제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잇따라 받은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는 결국 아직 국내 게임 업체들은 국제 게임시장에까지 인정받을 만한 IP를 내놓지 못했다는 의미로 귀결된다. 국내 장수 IP로 꼽히는 ‘리니지’조차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거듭한 지 오래다. 전통 있는 게임 IP를 보유한 넥슨도 자체 브랜드 중 주력 게임은 ‘메이플스토리’, ‘던파’, ‘서든어택’, ‘마비노기’ 등 서비스된 지 10년 이상 지난 구작들뿐이다. 넥슨 측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곤 하나, ‘데이브 더 다이브’ 외 게임은 성공 소식은 잘 들려오지 않는다.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기업 내부적인 IP 지원과 더불어 정부 정책적인 지원도 함께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게임 업계는 IT 산업의 무한한 영역 확장으로 말미암은 인력 유출과 인건비 상승, 신규 인력의 전문성 약화 등 갖가지 악재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성 분석 및 산업 환경 흐름 파악 등을 통한 효율적인 지원책을 마련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우수 IP가 지속적으로 개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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