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계 투자사, 사모펀드 자금 없이 투자시장의 플레이어 되는 법

소규모 자금 조달, 신규 펀드 매니저의 투자활동 지원 주로 메자닌 펀드, 고액 자산가 등으로 부터 자금 조달 사모펀드 회사와 달리 유동성 확보에선 약점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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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스콧 디키즈(Scott Dickes)는 사모펀드 회사의 부사장직을 그만두고 하들리 캐피털(Hadley Capital)이라는 투자사를 설립했다. 이러한 결정은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소규모 기업에 대한 투자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모험적인 시도로 현재 하들리 캐피털은 자금 확보와 투자, 기업 인수, 소유권 전환 등에 대한 전문 컨설팅 등을 제공함으로써 소기업의 성공을 촉진하고 있다.

독립계 투자사, 기업 인수 등 거래에서 유연하게 대응

‘펀드리스 스폰서(fundless Sponsor)’라고도 불리는 독립계 투자사는 대기업·금융그룹의 지원 없이 설립된 창업투자회사로, 주로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 등에서 일했던 전문가들이 수익 창출이 기대되는 유망한 자산(기업, 기술, 부동산 등)에 대해 독립적으로 거래를 추진하는 사례가 많다. 이들은 확약된 사모펀드 자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레버리지(대출 등)를 활용해 재원을 조달하는 등 인수 협상 과정에서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소기업과 개별적으로 투자 거래를 하는 독립계 투자사들이 다양한 경로로 재원을 모아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분산 투자하는 통합형 펀드(Commingled Fund)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러한 운영방식 때문에 독립계 투자사들은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도 투자 시장에서 사모펀드와 같은 거래 활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기에 독립계 투자사들은 신규 펀드 매니저들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LP(유한출자자)들은 통합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조차 경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규 펀드 매니저들의 경우,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피치북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사모펀드 투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모집한 자금은 전년 대비 30.9% 감소했고 같은 기간 사모펀드의 투자총액도 1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매니저의 60%가 펀드 운용 전에 개별 투자거래

독립계 투자중개·자문회사인 애비디티 어드바이저스(Aividiti Advisors)의 CEO 라이언 쉴릿(Ryan Schlitt)은 “독립계 투자사들은 상대적으로 소액의 자금을 조달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요즘 같이 큰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오히려 독립계 투자사가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애비디티 어드바이저스는 유럽 최고의 투자은행 중 하나인 크레디트 스위스에서 경력을 쌓은 독립 투자자 앨비온 리버(Albion River)가 국방 분야에 중점 투자하기 위해 400만 달러(약 52억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쉴릿 CEO는 “올해 애비디티 어드바이저스의 신규 펀드 매니저 중 60% 이상이 펀드 자금을 모집하기 전에 이미 투자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처럼 독립 투자자들의 사전 거래는 높은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후속투자를 이어가면서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도록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자신이 일하고 있는 투자회사를 떠나 독립계 투자사를 설립하거나 독립 투자자로 전환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들이 투자전략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과 인프라를 갖추었을 때 자금을 투입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시장 자금 조달 현황(2023년은 8월 기준), 주: 기존 투자사 자금조달액(네이비), 신생 투자사 자금조달액(민트), 당해년 기존 투자사 자금조달액(옐로우), 당해년 신생 투자사 자금조달액(오렌지)/출처=Pitchbook

투자자들, 일반 펀드와 달리 투자 전반에 통제권 있어

디키즈는 사모펀드 회사를 나와 독립 투자자로 전환한 초기에 투자할 만한 자산을 물색하고 투자자들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이 기간 그는 총 4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는데, 해당 프로젝트는 개별 펀드로 전환됐고 이후 모자펀드(family fund)로 확대됐다. 현재는 하들리 캐피털이라는 사모펀드 회사로 성장해 제조업·서비스업·유통업 분야 소기업의 인수와 투자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하들리 캐피털은 LP들에게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회사로 인정받고 있으며 디키즈와 하들리 캐피털의 성장은 독립 투자자들이 성장하는 이상적인 경로로 평가되고 있다.

독립계 투자사와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주로 가족기업, 메자닌 펀드, 고액 자산가들로 이들에게 독립계 투자사와의 거래는 일반 펀드와는 다른 이점을 제공한다. 일반 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은 펀드 매니저가 결정한 거래나 자산에 대해 강한 통제력을 가지지 못하지만 독립계 투자사의 경우, 투자자들은 직접 자산을 선택하고 투자 전반에 사항을 제어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다.

독립계 투자사 확대되면서 PE, LP 등과도 치열한 경쟁

쉴릿 CEO는 “통합형 펀드에서 LP들은 펀드 매니저가 자신을 대신해서 내리는 결정을 신뢰하면서 브라인드 풀에 투자하지만 독립계 투자사와의 거래에서는 자산의 선택 기준, 자금 조달 경로 등 크고 작은 투자 결정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간혹 LP들은 독립계 투자사들에게 어떤 기업이나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독립계 투자사들은 자신이 보유한 현금이나 이전 거래에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을 사용해 지원하기도 한다.

독립계 투자사들은 유망한 자산을 탐색하고 확보하는 과정에서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뿐만 아니라 투자시장의 다양한 영역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VC)과 같은 투자자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인수 등을 위한 입찰 경쟁에서 승리한 투자사들은 계약을 따내지 못한 독립계 투자사에게 인수 자금에 대한 투자를 요청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디커스는 “실제 입찰 경쟁에서 이긴 투자사가 독립계 투자사인 하들리 캐피털에 요청한 경우가 있었다”며 “다만 당시 협상 과정에서 양사의 투자 수익 배분이나 수수료 등이 합리적이지 않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독립계 투자사들은 일반적인 자산운용사들과는 달리 몇 가지 잠재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위협요인은 독립계 투자사들이 사모펀드 회사와 같은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모펀드 회사가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를 추가로 인수하고자 한다면 이들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투입할 수 있지만 독립계 투자사의 경우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독립계 투자사들은 유연하게 자금을 확보·운용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사모펀드 회사들은 투자활동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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