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시장 양분한 SK하이닉스-삼성전자, 차세대 제품 두고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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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내 HBM3E 12단 제품 양산 예정
SK하이닉스 "HBM3E 12단, 3분기 양산 준비 중"
차세대 HBM 시장 내 양사 '선점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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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차세대 맞춤형 HBM으로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속도감 있게 첨단 제품을 개발, HBM 시장 내 영향력을 제고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HBM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같은 날 동일 제품 양산 계획을 밝히며 경쟁 구도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차세대 HBM 선점하겠다” 삼성전자의 포부

2일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삼성전자는 2016년 업계 최초로 고성능 컴퓨팅(HPC)용 HBM 사업화를 시작하며 AI(인공지능)용 메모리 시장을 개척했다”며 “2016년부터 올해까지 예상되는 총 HBM 매출은 1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HBM 사업을 통해 발생한 매출을 직접적으로 공개하며 경쟁력을 과시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는 HBM3(4세대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에 시장 주도권을 넘긴 상태다. 이에 삼성전자는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초격차 기술력을 적극 활용해 HBM3E(5세대 HBM) 등 차세대 HBM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HBM3E 8단 제품에 대해 지난달부터 양산에 들어갔으며, 업계 내 고용량 제품에 대한 고객 니즈(요구) 증가세에 발맞춰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할 예정”이라며 “램프업(생산량 확대) 또한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추후 ‘맞춤형 HBM’ 제품으로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HBM 제품은 D램 셀을 사용해 만든 코어 다이와 시스텝온칩(SoC)과의 인터페이스를 위한 버퍼 다이로 구성되는데, 고객들은 버퍼 다이 영역에 대해 맞춤형 IP 설계를 요청할 수 있다”며 “이는 HBM 개발·공급을 위한 비즈니스 계획에서부터 D램 셀 개발, 로직 설계, 패키징·품질 검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차별화·최적화가 주요 경쟁 요인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선두 주자 SK하이닉스도 ‘맞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삼성전자의 대표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날 차세대 HBM 제품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BM은 올해도 솔드아웃(완판), 내년도 대부분 솔드아웃”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을 5월 (고객사에) 샘플로 제공하고, 3분기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초격차 전략’의 중심축으로 내세운 12단 제품 양산 계획을 밝히며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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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HBM3E 제품/사진=SK하이닉스

패키징과 테스트를 총괄하는 최우진 SK하이닉스 P&T 담당 부사장은 “일각에서는 우리 적층 기술이 높이 쌓을 때 한계를 보일 수 있다고 하지만 이미 우리는 HBM3(4세대) 12단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며 자체 적층 기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HBM 제작 과정에서 사용하는 ‘MR-MUF’ 기술은 여러 층의 D램을 한 번에 포장하는 기술로, 방열 효과가 뛰어난 보호재를 주입한 뒤 칩과 그 주변을 감싸 열과 압력을 가해 굳히는 방식이다.

최 부사장은 “최근 도입한 어드밴스드 MR-MUF 방식은 신규 보호재를 이용해 방열 특성을 10% 개선했다”며 “더 적은 열과 압력을 이용해 굳힐 수 있어 12단, 16단을 쌓더라도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4 제품에도 MR-MUF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자체 기술력을 무기로 삼아 시장 선두를 지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시설 투자 경쟁에도 불붙었다

양사는 앞으로도 치열한 선점 경쟁을 펼쳐나갈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은 사실상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2강 구도’로 움직이고 있다. 선제적으로 차세대 HBM을 개발해 양산에 성공하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 이에 양사는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단행하며 경쟁 구도를 본격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시설투자에 11조3,00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 HBM 관련 투자액이 포함된 DS부문 시설투자 금액만 9조7,000억원에 달한다. 첨단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설비 및 후공정 투자를 늘린 결과다. 같은 기간 투입된 연구개발(R&D) 비용은 분기 최대인 7조8,200억원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추후 HBM 공급량을 3배 이상 늘리는 등 고부가가치 비중 확대 전략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급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메모리 시황에 대한 생산 투자 계획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투자 규모는 연초 계획보다는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에는 충북 청주에 건설할 신규 팹(실리콘웨이퍼 제조 공장) M15X를 HBM 등 차세대 D램 생산 기지로 삼고,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해당 팹은 2025년 11월 준공 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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