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동네북’ 된 메타, 이번엔 노르웨이서 ‘매일 1.3억원’ 과징금 폭탄

8월 14일부터 적용되는 일일 1.3억원 과징금 유럽 데이터보호위원회 결정에 따라 영구화될 수도 월스트리트 저널 “기업가치 최대 25% 하락할 수 있어”

pabii research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또다시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이번에도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 위반이 문제였다. 반복되는 과징금으로 인해 메타의 주 수입원인 맞춤형 광고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 100만 크로네

7일(현지 시간) 노르웨이의 개인정보보호감독기구(Datatilsynet)가 오는 14일부터 매일 100만 크로네(약 1억3,000만원)의 벌금을 메타에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비아스 주딘 노르웨이 개인정보보호감독기구 국제부문 책임자는 “불법이라는 것이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곧바로 개입해야 한다”며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당국은 메타의 맞춤형 광고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사용자의 현재 위치나 좋아하는 콘텐츠와 같은 개인 데이터를 맞춤형 마케팅 활동에 활용하는 메타는 개인정보 보호 권리를 침해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노르웨이 당국은 지난달 메타에 자국 내 맞춤형 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이달 4일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했으나, 수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벌금을 부과한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기업의 GDPR 적용대상 여부/출처=한국인터넷진흥원(KISA)

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최근 메타는 개인 맞춤형 광고에 대해 사전 동의를 받겠다고 발표했지만, 노르웨이 당국은 개인 데이터 수집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의 매커니즘이 어떤 형태일지 알 수 없는 데다 시스템을 제작하는 동안에도 이어질 개인정보 침해를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 단일 시장에 통합돼 있는 노르웨이의 독특한 지위를 고려할 때, 이번 노르웨이 결정에 대한 파급 효과는 유럽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유럽 데이터보호위원회(EDPB)가 노르웨이의 주장에 동의할 경우 벌금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 적용될 수 있는 만큼, 메타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유럽 지역은 메타를 포함한 기술 대기업의 개인 맞춤형 광고 전략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메타는 이미 유사한 사안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올해 초 아일랜드 정보보호위원회(DPC)는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위반으로 페이스북에 2억1,000만 유로(약 3,054억원), 인스타그램에 1억8,000만 유로(약 2,616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2018년에 시행된 GDPR은 EU 거주자를 대상으로 기업활동을 영위하는 기업에 더욱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부여한다. 이를 위반 시 전 세계 수익의 4% 또는 2,000만 유로(약 291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독일도 2019년부터 메타가 광고 판매를 위해 사용자의 명시적인 동의를 얻지 않고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플랫폼에서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메타는 이의를 제기했고, 사건은 유럽의 최고 사법기관인 유럽사법재판소(ECJ)로 넘어갔다. ECJ는 독일의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너져 가는 메타의 ‘광고 제국’

메타의 개인 맞춤형 광고는 메타 플랫폼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을 추적해 사용자와 관련성 높은 광고를 표시한다. 예를 들어 ‘필라테스’를 자주 검색하면 ‘룰루레몬’과 같은 브랜드의 스포츠웨어 광고가 노출되는 식이다. 페이스북은 해당 기능을 선구적으로 도입해 많은 수익을 올렸지만, 제약으로 인해 사업 모델에 적신호가 켜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개인 맞춤형 광고 문제로 인해 메타의 기업가치가 12%에서 25%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수잔 리 메타 CFO의 지난 4월 발표에 따르면, 메타의 글로벌 광고 수익 중 약 10%가 유럽 페이스북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서 발생했다. 유럽에서 개인 맞춤형 광고를 중단하게 될 경우 메타가 입을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니 라이언 아일랜드 시민자유위원회 선임 연구원은 “메타가 EU에서 페이스북 사용자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도 “이는 인터넷 기업의 상호 연결된 특성을 고려할 때 기술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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