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투자 받은 ‘MZ세대 숙박 큐레이션’ 스테이폴리오, “시장 후발주자로서 차별성은?”

‘파인 스테이’ 등 전 세계 430여 개 숙박시설 큐레이션, 차별화된 숙박 경험 전달에 집중 독창적인 여행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 취향 저격 서비스 시장 경쟁은 이미 과열, 차별성을 두면서도 한계에 부딪히지 않도록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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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테이폴리오

21일, 스테이 큐레이션 플랫폼 스테이폴리오가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TBT파트너스와 IBX파트너스, 쿼드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스테이폴리오에 투자한 ‘티비티-아이비엑스 넥스트유니콘 제2호 투자조합’은 TBT와 IBX파트너스가 공동 운용하는 투자조합으로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 등이 LP(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스테이폴리오는 ‘파인 스테이’라는 새로운 여행 장르를 개척하고 전 세계 430여 개의 숙박시설을 큐레이션해 여행자들에게 차별화된 숙박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세계적인 하이엔드 호텔 브랜드인 ‘아만(AMAN)’과 직계약을 통해 국내 독점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테이폴리오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파인 스테이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일본 지사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독창적인 공간 경험을 할 수 있는 독점 숙소를 개발해 공간 경험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상묵 스테이폴리오 대표는 “글로벌 여행 활성화로 인·아웃바운드의 증가 및 기술 발전으로 숙박 시장 내 스마트 기술 도입 속도가 빨라지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 파인 스테이 시장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IBX파트너스의 김도윤 이사는 “개인화되고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는 MZ 세대가 여행 업체의 주된 소비자로 부상하면서 파인 스테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전망해 투자를 결정했다”라며 “스테이폴리오는 코로나19(COVID-19) 기간 글로벌 인프라 구축과 스마트 호스피탈리티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온 만큼 글로벌 시장 정상화가 예상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스테이폴리오는 MZ 세대가 추구하는 차별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파인스테이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전개하며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월간 이용자 수(MAU) 50만명, 월간 거래액 30억원 등 전년 동기간 대비 주요 실적이 50% 이상 증가했다.

독특한 가치와 스토리를 지닌 숙소 소개해 주는 ‘스테이폴리오’

“머무는 것만으로 충분한 여행이 되는 숙소를 우리 나름의 관점으로 골라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테이폴리오 이상묵 대표는 단조롭고 규격화된 한국의 숙박 여행산업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있는 건축가 출신의 창업자다. 개성 있는 디자인, 호스트의 운영 철학, 지역성 등 특별한 가치와 스토리를 지닌 숙소를 골라 스테이폴리오 홈페이지에서 멋진 사진과 맛깔나는 글을 통해 알리고 예약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규격화된 여행보다 남다른 체험을 원하는 MZ 고객을 겨냥한 것이며, 실제로 전체 소비자 중 30대가 48.4%로 가장 많고 그다음 20대가 29.8%를 차지한다. 연령대는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고, 재예약률도 85%에 달한다. ‘프리미엄’, 질적인 탐닉에 대한 MZ 소비 트렌드에 부합한 서비스라는 증거다.

스테이폴리오의 숙소는 다른 예약 사이트에서는 찾기 어려운 특별한 곳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부터 부티크호텔과 전통 리조트까지 스테이폴리오의 관점으로 선별하고 리뷰해 소개한다. 필요하면 호스트와 협의해 공간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을 돕기도 한다. 마치 자체 제작으로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와 비슷하다. 남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여행 경험을 추구하고 인스타그램 등 SNS에 친숙한 MZ세대의 취향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스테이폴리오에 대한 MZ세대의 팬덤 덕분인지 숙박비가 결코 싸지 않은데도 이들 한옥스테이의 예약은 짧게는 반년, 길게는 일 년씩 가득 차 있다.

스테이폴리오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이런 개성 있는 숙박 공간을 전국적으로 확장하는 데 열정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한옥뿐만 아니라 문화재급은 아니지만 역사성을 가진 전국의 공간 유산, 적산 가옥 등을 숙박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유럽에 가면 오래된 고성들이 멋진 숙박 공간으로 관광객에게 제공되고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유서 깊은 건물들이 숙박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진다면 지역재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스테이폴리오는 이런 숙박 공간 콘텐츠를 다국어화해서 외국인에게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해 한국을 체험하고 싶어 하는 해외 관광객들이 몰려올 때가 되면, 스테이폴리오가 한 차원 다른 한국의 숙박 공간과 지역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선보이는 중요한 채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아이디어를 처음 적용한 곳은 이 대표 부모님의 건물이었다. 이 대표는 “부모님께서 20년간 운영한 ‘영가든’이라는 식당을 카페와 숙박시설이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자 했다”며 “머무름이 쉼이 된다는 철학을 담아 2013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의 ‘제로플레이스’라는 숙박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개관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 정성들여서 만든 공간을 소셜커머스나 호텔·모텔 예약 사이트에 올려 홍보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그의 철학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오도록 하고 싶었고,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네이버블로그 기자단이 돼 직접 전국의 개성 있는 숙박 공간을 찾아 인터뷰를 하고 공간에 얽힌 스토리를 소개했고, 블로그는 1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인기블로그로 성장했다. 이 블로그가 스테이폴리오의 전신이다. 이렇게 2015년 설립된 스테이폴리오는 이제 10만 가입자를 가진 숙박 예약 사이트로 성장했다. 전국에 있는 200여 곳의 개성 있는 숙소가 입점해 있고 스테이폴리오에만 있는 독점 숙소도 50여 곳에 이른다.

지방 개발에 초점 맞춘 서비스로 진화

스테이폴리오는 바쁜 도시 생활 속 힐링하고 싶은 도시인들의 욕구를 반영했다. 제주의 ‘와온’은 격렬하게 쉬고 싶은 현대인의 욕구가 반영된 곳이다. 제주의 옛 돌집에 나무 소재와 따뜻한 물·바람·향기 등 여러 요소로 온기를 불어넣었다. 이렇게 스테이폴리오가 지방의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면서 그 지역과 주변 환경의 조화를 추구하는 ‘수평호텔’ 개념도 특징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프런트, 식당과 바를 오가는 호텔과 달리 마을의 골목을 통해 동네의 음식점과 카페가 연결되도록 해 호텔의 편의시설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스테이폴리오에 따르면, 호텔은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그 지역을 경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마을 골목이 엘리베이터 역할을 해 동네의 카페, 식당, 상점을 연결하도록 했음을 강조했다.

특히 서촌에 있는 8곳의 한옥스테이에 묵는 고객들은 스테이폴리오가 운영하는 ‘한 권의 서점’에서 체크인을 한다. ‘한권의 서점’에서는 고객들이 서촌을 더 잘 경험할 수 있도록 스테이폴리오의 라운지, 창작 공간 등과 더불어 골목골목 숨어 있는 맛집, 작은 서점, 디자인 숍 등을 스토리와 함께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낮은 건물들이 수평적으로 예쁜 골목들로 연결된 서촌의 진짜 매력을 더 많은 사람이 발견하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스테이폴리오의 바람이다. 이렇듯 스테이폴리오가 지역의 도시재생에 일역을 담당하면서 본래 지역에 존재했던 다양한 공간들을 엮어 지역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사진=스테이폴리오

결국 승부수는 에어비앤비를 ‘어떻게’ 따라잡느냐의 게임

코로나19로 2년 넘게 침체됐던 여행 산업이 다시 들썩인다. 이런 분위기에 주목받는 업계가 ‘트래블테크(Travel-Tech)’다. 여행·관광업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여행을 돕는 산업이다. 국내 주요 트래블테크 스타트업으로 여러 고이 주목받고 있다.

‘더캡슐’은 캡슐침대 제조 전문 스타트업이다. 서울 중구에서 1박에 2만원 하는 캡슐호텔을 직접 운영해 본 노하우를 바탕으로 캡슐침대를 제조,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납품하고 있다. 모두가 프리미엄 여행에 집중할 때 가성비가 뛰어난 ‘1성급 호텔’ 시장을 공략하는 역발상으로 블루오션 개척에 나섰다. ‘트리플’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초 개인화 여행 플랫폼을 자처한다. 빅데이터와 AI 분석에 기반해, 여행자의 취향과 상황, 위치에 알맞은 맛집과 관광지를 추천한다. 항공권, 숙박권, 투어 등 추천한 여행 상품 예약과 여행 일정 관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책임진다. 해외 200여 개 도시와 국내 300만 개 장소에 대한 여행 정보를 완비한 탄탄한 콘텐츠 역시 강점이다.

‘온다’는 숙박 B2B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국내 숙박 상품을 유통하는 ‘숙소 허브’를 자처한다. 온다를 활용해 유통되는 숙박 상품은 40만여 개에 달하며, 수십 개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예약을 받는 숙박업체가 편리하게 실시간으로 예약을 관리할 수 있는 부킹엔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객실 판매, 예약, 고객, 재무, 수익률 등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숙박업체 전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한 번의 연동으로 수많은 채널에서 객실 동시 판매가 가능한 ‘숙박 API’ 등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에겐 이같은 트래블테크 스타트업 리스트 속 수많은 경쟁자가 대안이다. 공급자들도 플랫폼들을 이용해 숙박객 유치하는 게 목표이기에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이미 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회사 시장의 후발주자로 있는 시점에 고급화 전략 등으로 스테이폴리오만의 차별성을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고급화에만 집중하다 보면 확장성 면에서 한계점이 올 수도 있다. 과연 스테이폴리오는 확장성과 고급화 사이의 경계선을 어떻게 조절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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