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잃은 사모펀드, LP들도 수익률 악화에 고심

경기 침체에 미국 PEF들 기존 시장에서 내던 600억 달러 이익 놓쳐 전문가들, 향후 시장도 레버리지 축소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 국내 시장도 바이아웃, 세컨더리 펀드 위주로 변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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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 사모펀드(PEF)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다. 기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가격에 IPO(기업공개)가 이뤄지면서 LP(Liquidity Provider, 유동성 공급자, 최초 투자자)들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투자 전문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인해 미국 PEF들의 기업 매각 가치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시점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 실현 관점에서 장기 트렌드 대비 약 600억 달러(약 78조원)의 이익 실현분 부족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장기 트렌드 대비 직전 6개월간 초과 이익분/출처=피치북

PEF들 600억 달러 이익 내던 부분 사라져

피치북에 따르면 금융시장이 장기 트렌드를 따르고 있었을 경우에는 약 600억 달러의 이익을 추가로 실현할 수 있었으나,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PEF들이 저가에 기업을 매각하거나 공개할 수밖에 없었던 탓에 이익 실현액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PEF들의 어려움은 LP들에도 그대로 이전된다. 예상했던 수익보다 저조한 수익률이 실현되면서 LP들도 자금이 묶이거나 신규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피치북은 지난 20년간의 트렌드를 봤을 때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와 기업 가치 하락은 지난 2008년~2010년 사이에 진행된 글로벌 금융 위기보다 훨씬 더 큰 손실을 낳고 있다고 설명한다. 장기 트렌드 대비 직전 6개월간의 초과 이익분을 도식화할 경우에는 코로나-19로 시장이 급속하게 경기 침체에 빠졌던 2020년 하반기와 2023년 1분기가 2009년보다 더 큰 손실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에이커스(Andrew Akers) 수석 분석가는 올 하반기에 시장이 회복 추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지난 4분기간 LP들의 손실분이 당장 복구되기 어려운 만큼, 시장 전체적으로는 장기간 유동성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EF의 전체 투자금 대비 수익금(Total volume to capital paid in, TVPI)은 복구될 수 있으나, 투자수익률(IRR)이 크게 떨어진 부분은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PEF 시장에 자금 유입이 느려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향후 PEF들 전망

PEF들은 올해 1분기 내내 전략적 투자자(SI, Strategic investor)들을 대상으로 기업 매각을 진행해 왔다. 당장의 수익성보다 사업 연관관계를 통한 시너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 가치 할인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탓이다. 사실상 IPO가 막혔던 올 1분기 동안 PEF가 주도한 기업 매각 중 약 70%가 SI에게 매각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적으로 호주 와이즈테크 글로벌(WiseTech Global)이 미국의 철도 회사인 블룸 글로벌(Blume Global)을 4억1,400만 달러에 인수한 사례를 들 수 있다. 블룸 글로벌은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Apollo Global)과 EQT가 2019년 7월에 인수한 기업이다.

유럽에서는 정유업체 쉘(Shell)이 약 20억 달러에 내추럴 에너지(Nature Energy)를 인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재 내추럴 에너지는 파이오니어 포인트 파트너스(Pioneer Point Partners)을 비롯한 주요 사모펀드가 전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PEF들의 1분기 매각 거래 총액은 558억 달러로, 기업 가치 기준으로는 작년 동분기 대비 34%의 하락, 279개의 거래 숫자 기준으로는 15%의 하락을 나타냈다. 반면 대형 레버리지에 기반하지 않는 거래들은 거래량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의 소비 성장, 고용률 상승, 물가 상승이 대출 시장을 비켜가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자율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침체가 현재 경기 침체의 핵심일 뿐 실물 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PEF들의 향후 전략도 레버리지를 축소하고 이자율 하락을 기다리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시장 상황도 유사, 특정 상품에만 몰리는 PEF

국내 PEF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3월 ‘침체기를 끝낸 PEF 시장, 양극화에 주목해야’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사모펀드 시장 자체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인해 둔화되고 있으나, 대형 사모펀드 위주로 성장세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고 분석했다.

특히 대형 레버리지를 요구하지 않는 바이아웃 중심의 투자가 이어지고, IPO 및 재무적투자자(FI) 대상 매각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PEF는 기업 가치가 하락했을 때와 기업을 인수한 후 시장 상황이 좋을 때 매각해 큰 이익을 내는 만큼, 2023년은 매각보다는 인수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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