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로 혈당 측정한다고? 시리즈 A 스타트업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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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엠스퀘어, 초음파 활용 혈당 측정기 '글루코사운드' 개발 막바지 돌입
측정 고통 없는 웨어러블 기기 형태, 투자 유치 계기로 임상시험 본격화
발전 거듭하는 혈당 측정기 시장, 마지막에 웃는 기업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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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치엠스퀘어 홈페이지

비침습 혈당측정기 글루코사운드(GlucoSOUND) 개발 스타트업 에이치엠이스퀘어가 40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LB인베스트먼트와 KB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당뇨병 환자의 채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바늘 없는’ 혈당 측정기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에이치엠스퀘어의 글루코사운드는 과연 원활히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까.

투자금 활용해 임상시험·의료기기 품목 승인 박차

에이치엠이스퀘어는 채혈 없이도 정확한 혈당 측정이 가능한 비침습 혈당 측정기 ‘글루코사운드’를 개발하고 있다. 글루코사운드는 빛을 흡수한 물질이 열팽창을 통해 소리 파동을 만들어내는 ‘광음향 효과(photoacoustic effect)’를 활용한 상품이다. 레이저와 초음파 센서를 통해 초음파 반응을 분석하고, 분석 데이터를 통해 혈당을 측정하는 식이다. 

2020년 설립된 에이치엠이스퀘어는 I포스텍홀딩스로부터 2억원의 시드 자금을 투자받는가 하면, IBK기업은행의 혁신창업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IBK창공 대전 4기에 선정되는 등 꾸준히 가능성을 인정받아 왔다. 정부 ‘빅3 혁신분야 창업패키지’ 기업으로 선정된 이후에는 6억원의 사업화 자금 및 컨설팅을 지원받기도 했다. 에이치엠이스퀘어는 정부와 민간의 지원을 딛고 꾸준히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왔다.

이번 투자 유치 단계는 사실상 연구개발의 마무리 단계다. 이번 투자금은 주력 제품인 비침습 혈당측정기의 임상시험 및 의료기기 품목 승인을 위한 동력 확보에 활용될 예정이다. 국내외 임상시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의료기기 품목 승인을 획득하는 것이 에이치엠이스퀘어의 현재 목표다. 차후에는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해 기술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바늘 없는 측정으로 ‘채혈 공포’ 극복

당뇨 환자들은 일상생활 중에도 정기적으로 혈당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내는 채혈식 혈당 측정기가 주로 활용된다. 문제는 하루에 몇 번이고 혈당을 측정해야 하는 당뇨 환자에게 바늘로 살갗을 찌르는 고통은 일종의 ‘공포’라는 점이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최소칩습형 연속 혈당측정기(CGMS)가 개발됐지만 바늘을 항상 몸속에 삽입하고 있어야 하는 데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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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혈식 혈당측정기 사용 모습/사진=unsplash

에이치엠이스퀘어는 기존 혈당 측정 제품이 가진 한계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자 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글루코사운드’다. 글루코사운드는 바늘 없이 혈당을 연속 측정할 수 있는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혈당 기기다. 기기 내에 내장된 레이저가 다양한 색깔로 피부를 비춰 발생시킨 초음파를 내부 센서가 측정한다. 측정된 데이터는 신호 처리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혈당값으로 변환된다. 바늘을 삽입할 필요가 없어 고통이 없으며, 웨어러블 디바이스 형태로 5분마다 자동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

‘바늘 없는’ 혈당 측정, 시장 내 경쟁 치열해

전 세계 당뇨 인구는 2045년 7억8,000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기준 220억 달러(약 24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혈당 측정기 관련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글루코사운드와 같은 ‘바늘 없는’ 혈당 측정 기기 시장의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경쟁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업계 안팎에서 당뇨병 환자의 채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도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김대형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피부에 붙이는 ‘당뇨 패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혈당을 진단할 수 있는 전기 화학 센서를 통해 땀 속 당 함량과 온도, 습도, 산성도 등을 측정, 결괏값을 토대로 혈당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에 더해 패치 한쪽에 마이크로바늘을 배열해 혈당량이 높아지면 자동으로 약물이 침투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출시된 대웅제약의 ‘프리스타일 리브레’는 5mm 길이의 아주 가는 필라멘트를 피부 속으로 삽입해 혈당을 체크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다. 기존 연속혈당계와 달리 혈당 보정을 위해 따로 채혈을 할 필요가 없으며, 한번 부착하면 2주간 사용할 수 있다. 생활 방수가 가능해 샤워, 운동 등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도 지장이 없다. 상세한 혈당 수치는 ‘프리스타일 리브레링크’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을 센서에 접촉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시장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결국 승기는 정확도와 상품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기업에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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