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당시 연체 없던 일로” 성실 취약계층 신용사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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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ii research
신용사면 위한 공동협약 본격 체결, 정보 공유 제한 박차
"열심히 갚은 사람만 바보인가", 일각에선 역차별 논란도
신용사면 대상은 성실 상환자·취약계층, 특혜 아닌 '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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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 상환자 대상 ‘신용사면’의 본격적인 가닥이 잡혔다. 은행연합회 등 금융권 협회·중앙회, 신용정보원 그리고 12개 신용정보회사는 15일 은행회관에서 ‘서민·소상공인 신용회복지원을 위한 금융권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는 ‘개인과 개인사업자가 2021년 9월 1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발생한 소액 연체(2,000만원 이하)를 2024년 5월 31일까지 전액 상환한 경우, 연체 이력 정보 상호 간 공유·활용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290만 명’ 대규모 신용사면, 이르면 3월 시행

신용사면이란 취약계층이 차후 금융 거래 등에 난항을 겪지 않도록 연체 이력 정보를 삭제해 주는 것을 일컫는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신용정보원은 최장 1년간 차주의 연체 기록을 보존하게 된다. 해당 정보는 금융기관과 신용평가사에 공유되며 금융거래 시 최대 5년간 활용된다. 하지만 신용사면이 진행되면 지원 대상 차주의 연체 이력 정보 공유가 제한되며, 신용평가(CB)사의 개인·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에도 연체 이력이 반영되지 않게 된다.

이번 협약에는 신용사면을 위한 각 기관의 ‘역할’이 명시됐다. 우선 금융권 협회·중앙회는 연체 채무를 성실히 전액 상환한 자의 신용 회복을 지원, 금융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신용정보회사와 한국신용정보원은 연체 채무를 성실히 전액 상환한 자의 연체 이력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차후 신용평가에 활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금융권은 자사 거래 고객 연체 이력 정보를 신용평가 및 여신심사 등에 활용하더라도 대출 조건에 불이익을 최소화, 성실 취약계층 신용 회복 가능성을 최대한 제고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신용사면을 통해 개인 대출자 기준 약 290만 명이 신용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약 250만 명의 신용점수(NICE 기준)가 평균 662점에서 701점으로 상승하고, 25만 명이 추가로 은행업권 신규 대출자 평균 신용점수(NICE 863점)를 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체 이력 정보 공유·활용 제한 조치는 정비를 거쳐 이르면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역차별’ 리스크 높아도 효과는 확실하다

신용사면이 본격화하자 일부 차주들의 한숨이 깊어져가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대출금을 납부한 이들이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신용사면 정책이 등장하면 곳곳에서는 ‘열심히 갚아봤자 의미 없다’, ‘성실하게 갚는 사람이 바보다’, ‘역차별 정책이다’ 등 자조 섞인 한탄이 흘러나오곤 한다. 차후 차주들이 경기가 악화할 때마다 신용사면을 기대하며 상환을 미루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실 취약계층 대상 신용사면의 ‘구제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평도 나온다. 신용사면 정책을 통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이들에게 새출발의 기회를 마련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시점 대출 연체자 중 98%는 2,000만원 이하의 소액 채무로 고통받고 있다. 신용사면 대상 대다수가 도움 없이는 연체의 굴레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금융 취약계층이라는 의미다.

특히 이번 신용사면의 맹점인 코로나19 팬데믹발(發) 연체 차주들 대부분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취약계층이다. 불가피했던 연체 대출금을 성실히 상환할 경우 이들은 본격적인 재기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신용사면은 팬데믹의 그림자를 완전히 몰아내기 위한 정부의 강경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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