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 정부기관 “딥러닝” 교육 실태? 작태?

pabii research

국내 대기업들에 다니는 지인들이 최근에 받았던 “딥러닝” 교육 실태를 이야기해주는데,

우리나라 메이저 회사들이 그런 쓰레기 같은 교육을 하는 인간들을 사내 교육에 쓴다는 이야길 들으니까,

나라 수준, 회사 수준이 보여서 내가 다 쪽팔리더라.

딥러닝은 기존 IT와 다릅니다. 약간의 노가다와 코딩만 배우면 누구든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걸 알 필요가 없어요

노가다는 맥도날드 알바비보다 조금 더 주면 다 학생들이 해 줘요

네가 복잡한걸 모르니까 그렇게 보이는거겠지? 최저임금 아저씨?

(없으면 어깨 위가 허전해서 그냥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거겠지?_)

 

더 웃긴건, 저런 수업하는데 그게 어려울까봐 겁나서 그 대기업 직원 중에 단 2명만 신청했단다.

자기랑 그 회사에 왜 있는지 모르는 실력파 개발자

둘 다 이걸 왜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엄청 불평했다던데,

저런 쓰레기 강의도 어려울까봐 겁이 나서 못 듣는게 우리나라 메이저 대기업 인력 수준이라고?

 

구글에서도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데 현재 이 코드가 가장 잘 맞아요

이거 진짜 정신나간 강의 아니냐?

구글에서도 이유를 파악 못하는게 아니라, 네가 이런 수학 훈련을 받은 적이 아예 없어서 파악 못하는건 아니고?

바닥에 깔린 통계 모델을 모르니까 그저 코드 몇 개 주워보고 그 중 제일 너네 입맛에 맞는거 골라 쓰는 수준 아님?

분산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벌벌 떠는 수준에, 3rd, 4th Moment에서 skewness, kurtosis 따지는 수준만 나와도 통계학 몰라도 된다고 그러는 수준이겠지 ㅉㅉ

 

뇌가 장식인데 저런 인간을 대기업 딥러닝 강사라고 붙여놓고, 그 회사는 인공지능 전문회사라고 IT프로젝트 열심히 수주하고ㅠㅠ

 

우리 MBA in AI/BigData만 하면 한국 기업들에서 상위 1% (아니 0.01%… 아니 짱) 먹을꺼라고 이야기했던거 기억나나?

원래부터 국내 대기업이나 IT회사들의 인공지능 팀이라는게 무뇌 집합소 라는거 알았지만 이건 진짜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니냐??

(저 교육에 붙여주고 싶은 짤을 하나 골랐다)

 

아래는 그 수업 관련해서 나눈 대화다

 

지인: 히든 레이어가 뭔지만 감 잡으면 반은 이해한 강의같음

나: 파비클래스 수업 때 hidden layer가 factor analysis의 network 형태 표현이라고 설명했었으니 얼마나 충격이었을지 상상도 안 됨

지인: 딥러닝이 딱 구조는 회귀분석이던데, 히든 레이어가 도대체 뭐임?

나: 회귀분석을 여러번 nesting 하는게 딥러닝인데, 각각의 nesting 스테이지가 factor analysis 계산이라고 보면 됨

나: nesting 결과물을 그 다음 nesting에 입력변수로 집어넣는데, 앞쪽 nesting 결과물이 일종의 관측 안 된 숨겨진 변수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 nesting 작업에 입력하는걸 반복하는거

나: 그래서 숨겨진 -> Hidden 이라고 부르는거

지인: Regression을 2-step, 3-step 반복해서 y값 측정하고, 그걸 다음 스텝의 input 변수로 계속 만들어내는 구조?

나: ㅇㅇ 그냥 linear계산만 nesting하면 linear가 나오니까, 0-1, -1~+1 같은 값으로 바꿔줘서 non-linear 모델을 복제해내는 방식

나: 걔네들은 이걸 scaling한다고 생각하고 끝내던데, scaling 방식에 따라 non-linear 모델이 달라진다는걸 모르는거 같음

지인: 결국 layer에 가능한 조합 다 집어넣어본다는게, 해볼 수 있는 거 다 해봤다고 이야기하려는건가?

나: ㅇㅇ 딱 사회학과 애들이 stepwise regression하던 븅딱짓이랑 똑같음

지인: 중간중간 Regression이 엉망이면 다 어그러지는거 아님? 하나라도 빵꾸나면 모델 엉망되잖아?

나: ㅇㅇ

지인: 그래서 그동안 기본이 안 된 모델을 눈 가리고 코딩 복붙으로 아웅한다고 항상 지적한거?

나: ㅇㅇ 뭐 그냥 애들 장난임

지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기치기 딱 좋네? 개꿀이네?

아마 저런 단순한 모델로도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가 Low-noise의 만만한 데이터였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 데이터의 대부분인 High-noise 데이터들은 “중간중간 Regression이 엉망이면 다 어그러지”거든.

 

어차피 우리나라 기업 수준, 아니 우리나라 교육 수준이 Dog판이라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다.

다만, 저런 쓰레기 교육에다가 돈을 버리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나 혼자 힘으로 바꿀 자신이 없어 막막할 뿐이다.

 


이런 요청이 심심찮게 오고, 정부 산하 기관들에 돈을 얼마나 많이 뿌려놨는지 그런 기관들이 직접 강의 만들어달라는 전화도 여러차례 받는다.

(아마 기관에서 우리 회사에 직접 연락오는건 자기가 배우고 싶은데 자기 돈 안 쓰고 싶어서인거 같더라. 돈이 문제가 아니라 실력이 없어서 못 배운다는 사실을 못 깨달은 말투를 여러번 겪었다.)

그런데, 강의 만들어 달라는 내용을 보면, 하나같이 절망적인 수준의 코드 복붙하는 이야기 밖에 없다.

나라의 국격을 깔아뭉개는 저런 수준의 강의 제작에 세금을 쓰지 못하게, 좀 조세정의를 실현해보고 싶은데,

수학, 통계학이 쬐끔이라도 들어가면 내용이 너무 어렵다고 징징대고, 결정적으로 담당자라는 사람들도 여전히 “코딩 = AI강의”라는 잘못된 공식을 벗어나질 못한다.

왜 세금 쓰는 “것”들은 아까운 세금을 최상위 클래스 인재에게 장학금으로 뿌려야겠다는 생각을 안 하고,

무지한 일반인들에게 뿌리는 프로젝트만 만들까? (취업률 좋게 만들려는 꼼수 중 하나여서?)

우리나라 최상위권 (공학)대학들의 AI교육 수준도 직업학교, IT학원 수준과 다를 바 없으니 어차피 도긴개긴인가?

 

 

MSc DS Prep 신청하던 어느 학생의 자기 소개에 나오는 문구다


제가 과가 전자과임에도 불구하고 통계학으로 전공을 돌리게 된 건 우연히 통계역학을 접했을 때였습니다. 이때 볼츠만이 어떤 공간에서 공기 입자들이 고르게 분포하는 이유가 단순히 이러한 상태가 확률적으로 가장 큰 상태여서 그렇다고 말했는데, 저는 이러한 관점이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신선했어서 통계학으로 전공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군대를 가게 되었는데 같은 부대에 토론토, UCLA , 버클리 대학교를 나온(한 분은 통계, 다른 분들은 computer science였습니다. ) 선임들이 있어서 그분들과 얘기를 나누었고, 세 분 모두 정말 수학을 강조하셨고, 자기들 강의노트랑 문제를 보여주는데 대표님이 말씀하신 거랑 똑같았습니다. 중간, 기말뿐만 아니라 매주 나오는 과제에서 직관과 논리를 강조하는, 단순히 수식 나열로는 절대 못푸는 문제들을 보고 저희 학교꺼 보여달라는 말에 축구하러 가자고 했습니다. 이때 제대로 공부 안하면 우물에서 살겠구나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YouTube ‘서프라이즈’)

 

우리나라 기업들이 쓰고 있는 “인재”들 극초상위권이 계속 이야기한대로 학창시절에 우리학교 “폐급”이라고 생각했던 애들이었는데,

위의 표현을 빌면, 나라 전체가 “제대로 공부 안 해서 우물에서 살고 있는” 상태인 것 같다.

 

나도 유학 시절에 간단한 수학/통계학 개념으로 현실을 추상화해서 문제를 설정하고 풀어나가는걸 보고

왜 나는 이런 교육을 못 받았을까, 나는 왜 학부시절에 농땡이를 쳤을까 같은 후회를 많이했었는데,

Uniform distribution으로 공기입자의 분포를 가정하는 아이디어에 충격을 받았다는 윗 글 학생의 소개도 아마 비슷한 관점일 것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쓰고 있는 전자제품들이 저런 전자기학 모델을 풀지 못했더라면 쓸 수 없었으리라는걸

혹은 쓰게 되더라도 굉장히 비효율적인 에너지 낭비를 하며 쓰게 됐었을 거라는걸

깨달은 소수만이 아마 수학을 써서 내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력의 가치를 느낄 것이다.

 

올해 우리 대학원을 오시는 분들 중, 파비클래스 교육이나 면접 때 받은 인상을 종합해 봤을 때,

속칭 좀 깨어있는 분들이 “나도 그렇게 추상화해서 문제를 설정하고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딱 내가 찾던 인재들이고, 내가 할 교육을 찾아다니는 인재들이라고 생각해서, Matching이 잘 된 것 같아 흡족하다.

(출신 전공이 공학, 경영학이라고 싫어하는게 아니라, 그 쪽 전공일수록 사고 방식이 단순해서 글러먹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을 뿐이다.)

 

나 혼자 힘으로 현실을 뒤바꾸는건, 설령 내가 독재자라고 해도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교육 받으신 분들이 시장에 나가서 우물 안의 개구리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경험이 상당기간 반복되어야 조금이라도 바뀌겠지.

어차피 좋은게 안 좋은걸 이기는건 빠르냐, 늦으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공급하는 교육이 글로벌 수준에서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니까,

국내 시장 수준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에 따라 우리 교육의 가치를 얼마나 널리 인정받게 될지 결정하리라.

 

나 혼자만 노력할게 아니라, 국내의 다른 명문대 교수님들 중 일부라도 제발 좀 상식적인 교육을 해 주시면 좋겠다.

당신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나와 우리 SIAI 출신 학생들에게만 당신들과 당신이 키워낸 학생들이 멸시당하는게 아니라,

나라 전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멸시를 당한다.

아무리 한국 IT업계가 AI가 자기꺼라고 주장하면서 쪽팔리는 교육 & 사업 하는걸 무시, 경멸하는 표현을 쏟아붓고 있어도,

나도 한국인이다. 나도 국뽕 좀 맞고 살 수 있도록 다들 좀 힘을 모아주시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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