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실패 쓴맛 본 장보기 플랫폼 ‘더맘마’, 천안 오프라인 마트 200억원에 매각

전국 ‘퀵커머스’ 서비스 구축 힘쓰는 가운데 오프라인 마트 200억원에 매각 시리즈 C 투자 유치 실패·IPO 시장 위축으로 사업 확장 및 상장 포기 매년 쌓여가는 적자, 이번 매각 자금 활용해 영업이익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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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맘마

동네 마트 장보기 플랫폼 ‘맘마먹자’를 운영하는 더맘마가 오프라인 매장인 맘마마트 천안점을 약 200억원에 매각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입한 곳은 한국마트협회 임원사로 등록된 식자재 동네 마트다.

2016년 설립된 더맘마는 지역 마트 온라인-오프라인(O2O) 플랫폼 ‘맘마먹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물류 거점 확보를 위한 인수 건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맘마먹자 앱을 활용한 ’30분 배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맘마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도심 내 매장과 소규모 물류창고를 기반으로 한 유통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전국 3,000여 개 맘마먹자 가맹점과 오프라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거점이 마련돼 향후 5년간 6,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 마트 거점으로 ‘퀵커머스’ 범위 넓힌다

더맘마는 지역 마트 상품 배송 서비스 ‘맘마먹자’를 운영하는 동네 마트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업체다. 수도권 지역과 대전·충청·강원·제주 등의 1,000여 개 동네 마트와 가맹 계약을 체결하고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후 당일·새벽 배송을 넘어 퀵커머스 커버리지를 전국적으로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퀵커머스는 ‘빠른'(Quick)과 ‘이커머스’의 합성어로, 당일배송과 새벽 배송을 넘어 1~2시간 이내에 완료되는 배송 서비스를 일컫는다.

더맘마는 물류창고를 따로 짓는 대신 전국의 동네 마트를 물류 거점으로 삼는다. 앱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소비자 근처에 위치한 가맹마트나 직영점에서 바로 주문된 상품을 출고하는 방식이다. 이에 더해 편의점 ‘씨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씨스페이시스를 인수, 전국 씨스페이스 지점을 물류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전국 단위 ‘마이크로 풀필먼트’ 구축 기반을 다진 셈이다.

더맘마는 신선식품 퀵커머스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꾸준히 마이크로 풀필먼트 구축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온 바 있다. 마이크로 풀필먼트(Micro Fulfillment)는 신속한 배송을 도심 내 비교적 작은 규모의 매장을 풀필먼트 센터로 활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기존 풀필먼트 대비 물류창고에 투자하는 비용이 적고, 한층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더맘마

신뢰 훼손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 실패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던 더맘마가 천안 마트를 매각한 이유로는 투자 유치 실패가 지목된다. 더맘마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리즈 C 라운드 투자 유치를 추진한 바 있다. 라운드 규모는 300억원, 투자자에게 제시한 기업가치는 2,500억원이었다. 하지만, 더맘마의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섰던 푸른인베스트먼트가 투자 결정을 철회하며 라운드가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후 푸른인베스트먼트뿐 아니라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잇따라 투자에 난색을 보였다. 더맘마가 제시한 매출액의 신뢰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IR에서 더맘마는 매출액이 1,000억원이라고 밝혔으나, 차후 이는 오프라인 마트 등 인수한 업체의 금액을 모두 합한 연결 매출액임이 밝혀졌다. 이후 더맘마의 개별 실적이 480억원이라는 것이 공개됐다.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 기업 신뢰까지 훼손되며 더맘마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IPO 시장 위축, 상장에서 자금 마련으로 방향 틀었다

더맘마는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2021년 6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증권사에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보내고,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순조롭게 상장 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가 덮치며 IPO 시장까지 급격하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더맘마는 외부 투자금을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수익성은 뒤로 하고 매출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쿠팡, 컬리 등 대형 이커머스가 풀필먼트 투자를 하며 수년간 적자를 쌓아온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더맘마의 경우 쿠팡처럼 거대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하는 대신, 다수의 거점 물류센터 확보 및 사업 확장에 투자금을 쏟아부었다. 숙박 플랫폼 ‘호텔엔조이’, 타임커머스 플랫폼 ‘하탐’ 등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M&A에도 많은 자금을 사용했다. 결국 2021년 기준 영업이익은 99억 5,12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가 쌓이는 가운데 시리즈 C 라운드가 실패로 돌아가며 더맘마는 위기를 맞게 됐다. 지속적으로 투자금이 유입되어야 성장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커머스 기업의 운영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운용 위기가 곧 성장의 한계로 이어지는 셈이다. 결국 더맘마는 IPO(기업공개) 시장의 위축을 계기로 상장을 포기하고 자금 확보를 선택했다.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한다고 해도 현재 IPO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더맘마는 부가 사업인 오프라인 마트를 매각하고, 상장을 포기하며 적자 속 활로를 찾고 있다. 이번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더맘마가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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