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A 성공한 심플리케어바이오, 지속가능한 먹거리 추구하는 시대에 해결책 제시하나

동물세포 자극해 유효성분 끌어올리는 심플리케어바이오 “ESG 추구하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응답했다”, 성장 전망 청신호 고령 사회 진입에 급성장한 케어푸드 시장, 친환경 사육 촉진할 해결책 될 것

pabii research
사진=심플리케어바이오

31일 그린바이오 기술을 통해 가축 체내의 유효성분 활성화와 선천적 면역 활성화 기술을 개발하는 ‘심플리케어바이오(Simplycarebio)’가 프리시리즈 A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시리즈벤처스가 운영하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배치(Batch, 기수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시리즈 스트롱 2기’를 통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플리케어바이오는 이번 투자를 포함해 총 15억원 규모로 프리시리즈 A를 마감했다.

축산업에 더해진 생명공학 기술

심플리케어바이오는 지난 2021년 10월 설립된 업력 3년 차 스타트업으로 현재 생물 전환(Bio-Conversion)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면역조절제·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DHA(탄소 수 22개, 이중 결합 6개의 오메가-3계열의 고도불포화지방산)와 EPA(DHA, DPA와 함께 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만 하는 불포화 지방산)를 조성·증폭·제어하는 기술이다.

심플리케어바이오는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으로 자체 개발 중인 생물 전환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축산 농가에서 반복적으로 큰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성 상재질병’을 음성화 혹은 안정화하는 면역조절제·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또 이를 상품화하기 위해 독성 평가, 안전성 평가, 축종별 효능효과 평가 등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김성훈 심플리케어바이오 대표는 “이번 투자는 개발 중인 치료제의 빠른 임상 1상 승인과 후속 투자 유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균형적인 면역을 통해 항생제 없이 백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재를 평가하는 데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빠른 속도로 그린바이오 기술 분야에 글로벌 탑티어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가축 내 면역항체 촉진 → 안전한 친환경 축산물 사육 환경 마련

심플리케어바이오가 개발하고 있는 면역조절제·치료제는 동물의 체내로 침투하는 외부 병원체를 먼저 탐지·탐식하고 2차 면역 세포에 병원체 정보를 전달해 면역항체를 형성하게 한다. 이는 1차 면역 혹은 선천성면역(Innate Immunity)을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복합다당체 역할을 해 ▲NK세포, 대식세포 등의 1차 면역세포 자극 및 활성화 ▲외부 병원체 침입에 적극 대응 ▲기능종료 세포나 이물질, 병원체로 오염된 세포에 대한 탐식 기능 향상 ▲기존 염증 조기 종료 등의 효과를 나타낸다.

이뿐만 아니라 일괄 백신 접종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백신 누락이나 실패를 감소시키고, 상재 질병을 비롯해 구제역 등 국가관리 전염병까지 백신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접종 효과를 증대시키는 효능도 있다. 심플리케어바이오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된 백신 어쥬번트(Adjuvant,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강시키는 물질·면역촉진제) 개발도 곧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런 시도가) 무항생제 사육이나 유기축산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라며 “해당 사육 방식을 통해 생산된 계란,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우유 등의 축산물은 더 안전하고, 더 많은 기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심플리케어바이오는 이를 기반으로 미래형 식단인 ‘케어푸드’나 ‘메디푸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그리팅) 식단/사진=현대그린푸드

급성장하는 케어푸드 시장, 심플리케어바이오 기술과 맞물려

케어푸드(Care-Food)는 음식물 섭취와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식품으로 그간 고령친화식품, 실버푸드, 시니어푸드 등으로 불렸다. 최근에는 특정 암이나 당뇨 등을 앓는 환자를 위한 메디 (Medi-food)나 영양가 잡힌 건강 식단,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하는 쪽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건강관리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식품업계는 고령사회로 진입할수록 케어푸드 시장의 잠재력도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12년 5,816억원에서 2017년 1조100억원 규모로 확대된 데 이어 지난 2021년에는 2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만큼 앞으로 최대 10조원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5년 고령사회 진입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으며, 2030년에는 1,305만6,000명(25.5%), 2040년에는 1,724만5,000명(34.4%), 2050년에는 1,900만4,000명(40.1%)으로 고령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케어푸드 등을 꾸준히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수급이 선행돼야 한다. 심플리케어바이오의 기술이 업계의 주목을 받은 이유다. 그간 친환경 농축산업 종사자들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탓에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한 친환경 축산 종사자는 “친환경 축산 인증을 받으려면 화학 사료는 물론 유행성 질병 치료를 위한 항생제도 사용할 수 없다”며 “원래 유행성 질병이 돌면 초기에 약을 써서 병을 확실히 잡아야 하는데, 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다 전체 폐사를 결정한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프리시리즈 A 투자를 주도한 김형철 시리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우리 가축의 질과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그린바이오 기술의 필요성이 요구된다”며 “심플리케어바이오는 국내 최고 수준의 수의사 집단으로 구성된 기술진으로 R&D 역량이 높은 데다 우수한 사업화 역량을 갖고 있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심플리케어바이오의 면역조절제·치료제는 항생제와 달리 가축 내부의 선천적인 면역항체를 촉진해 병을 예방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심플리케어바이오의 치료제가 안정성 인증을 받고, 사업화를 해낼 수 있을지 당분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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