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광고 시대 개막, 아마존도 광고요금제 도입

광고 없이 보려면 월 2.99달러 더 내야 디즈니+와 훌루도 오는 10월부터 요금제 인상 토종 OTT들도 광고 모델 도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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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대표작 ‘더 보이즈’/사진=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넷플릭스, 디즈니+에 이어 아마존도 OTT에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다. 이전처럼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하려면 지금보다 비싼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요금이 인상되는 셈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지난해 먼저 도입한 광고 요금제가 성공을 거두자 최근 들어 OTT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아마존 너마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자사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내년 초부터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22일(현지 시각) 밝혔다. 아마존은 현재도 프라임 비디오 방영되는 프로그램 중 일부에 광고를 삽입하고 있다. 이미 NFL(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 등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에서는 광고가 중간중간 삽입되고 있으며 일부 프로그램에도 광고를 배치했다. 광고 요금제 확대 적용 이전에 시행한 테스트다.

광고 없이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월 2.99달러(약 4,100원)를 더 내야 한다. 현재 미국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월 구독료는 8.99달러(약 1만2,200원)로, 내년부터는 광고 없이 영상을 보려면 11.98달러(약 1만6,200원)를 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월 14.99달러(약 2만원) 패키지의 일부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즐기고 있는 기존 아마존 맴버십 서비스 가입자 역시 광고 없는 시청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선 2.99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광고 요금제의 출시는 미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영국, 독일, 캐나다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멕시코, 호주가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아마존은 광고 요금제 도입 배경에 대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에 계속해서 투자하고, 또 이런 투자를 장기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OTT 환경 전반에 걸친 파급 효과

아마존보다 앞서 넷플릭스, 디즈니+, 훌루 등 다른 OTT 사업자들도 광고 요금제를 채택했다. 지난해 선구적으로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넷플릭스는 이후 광고 없는 기본 요금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했다. 디즈니+와 훌루도 오는 10월부터 광고 없는 요금제를 각각 10.99달러(약 1만4,900원)에서 13.99달러(약 1만8,900원)로, 14.99달러에서 17.99달러(약 2만4,300원)로 인상할 예정이다.

OTT 서비스가 이렇게 광고 모델을 출시하는 이유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더불어 각종 OTT 서비스의 난립으로 인한 과다 경쟁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지털 TV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OTT는 올해 11% 성장해 171억 달러(약 24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2028년에는 236억 달러(약 3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미래가 유망하다. 경쟁에서 살아남을 경우 미래에 막대한 이득이 약속된 만큼, 이를 위해 체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OTT 뉴프런트(Newfronts)

광고 분야의 성장에 따라 OTT들은 매년 5월에 열리는 광고 뉴프런트(Newfronts)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기존 미디어 기업이 광고를 판매하는 행사를 업프런트(Upfronts), OTT 기업 등 디지털 기업들이 광고를 판매하는 행사를 뉴프런트라고 한다. 올해는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기존 미디어 대기업과 함께 업프런트에 참가했다. OTT 분야에서 광고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업프런트에서 넷플릭스의 광고 모델 사용자 기반이 500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예상보다 낮은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한때 넷플릭스의 주가가 9%나 상승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의 선방은 올해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더욱 강조됐는데, 월 구독료 외에 광고를 통해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한 미국 내 ‘광고 없는 베이직’ 요금제 가입자들로부터 상당한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81억6,200만 달러(10조7,575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신규 가입자 수도 전년 동기보다 4.9%(175만 명) 늘어난 2억3,250만 명을 기록했다. 구독 데이터 분석업체 안테나는 미국 내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중 광고형 요금제 비중이 지난해 11월 9.0%에서 올해 1월 19.0%로 커졌다고 밝혔다.

국내도 광고 모델 고려 중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국내 OTT 플랫폼들도 광고 요금제 모델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 광고 시장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OTT 서비스도 방송 광고 감소에 대비한 진화와 적응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OTT들 대부분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있다.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와 티빙 모두 영업손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웨이브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217억원으로 2021년 558억원 대비 2배가 넘는 적자폭이 발생했고, 티빙 역시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762억원에서 1,192억원으로 50% 넘게 급등했다. 이같은 영업 손실을 메꾸기 위해서라도 광고비 수혈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OTT 사업자가 광고 모델에만 의존해서 적자를 메꾸려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넷플릭스가 광고를 도입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광고 외에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배포를 강화하고,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추천 알고리즘을 개선한 것이야말로 성공의 주요인이라는 것이다. 국내 OTT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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