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카트 IPO로 인한 세컨더리 투자 몰락, 스트라이프도 위험

인스타카트, 첫 거래일 상승 마감에도 세컨더리 투자 손실 발생 스트라이프도 세컨더리 투자 손실 70% 이상 발생해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인해 세컨더리 투자 시장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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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에 상장한 미국 식료품 배달기업 인스타카트가 첫 거래일 주당 33.70달러로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2021년 인스타카트에 투자한 세컨더리 투자자들은 약 75%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전문가들은 글로벌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Stripe)도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세컨더리 투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Instacart

인스타카트 IPO, 세컨더리 투자자들 눈물

지난 19일 뉴욕증시에 상장된 인스타카트가 공모가 주당 30달러로 출발, 주당 33.70달러로 마감해 거래 첫날 12.33% 상승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첫 거래일 상승 마감에도 불구하고 후기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투자 손실을 봤다고 지적했다. 세컨더리 투자 플랫폼 잔바토(Zanbato)에 따르면 2021년 인스타카트 1주당 거래 금액은 133달러였다. 2021년에 인스타카트에 투자한 투자자는 지난 19일 거래 마감 기준 약 75%의 투자 손실을 본 셈이다.

투자 전문 싱크탱크 피치북에 따르면 2021년 인스타카트는 약 390억 달러(약 51조8,115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으나, 19일 마감 기준 인스타카트 시가총액은 약 112억 달러(약 14조8,792억원)로, 상장 전 마지막 투자 라운드였던 2021년에 비해 약 70% 하락했다. 피치북은 주당 30달러로 평가됐던 2018년 시리즈 F 투자에 참여한 투자자부터 일부 투자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20년 138억 달러(약 18조3,333억원)의 밸류에이션으로 시리즈 G에 합류한 투자 전문 기업 DST글로벌(DST Global)과 제너럴캐탈리스트(General Catalyst)가 대표적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인스타카트 IPO(기업공개)와 관련해 후기 라운드와 세컨더리 투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며, 모멘텀 투자(상승 혹은 하락을 예상하고 추격 매매하는 투자 기법)가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초기 라운드와 세컨더리 투자를 겸하는 벤처캐피탈(VC) 인더스트리벤처스(Industry Ventures)의 설립자 겸 CEO 한스 스윌든스(Hans Swildens)는 “2021년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폭등했을 때 세컨더리 투자 지분은 초기 투자 라운드 대비 훨씬 높은 금액에 거래됐다”며 “당시 세컨더리 투자를 주도한 대부분의 크로스오버 투자자(상장 전 주식과 상장 후 주식에 모두 투자하는 투자기관)가 기업가치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온라인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도 마찬가지

스윌든스는 인스타카트와 유사한 사례로 글로벌 온라인 결제 전문 기업 스트라이프를 지목했다. 스트라이프는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스타트업으로 평가받으며, 2021년 약 950억 달러(약 129조1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스윌든스는 “한 때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스트라이프의 가치를 약 1,500억 달러(약 203조6,25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잔바토가 발표한 스트라이프 주식 지수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스트라이프 주식 가치는 주당 약 70달러로, 기업 평가 금액은 약 1,600억 달러(약 217조2,000원)를 호가했다. 2021년 3월 파이델리티매니지먼트앤리서치(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세쿼이아(Sequoia) 등이 주도한 시리즈 H에서 스트라이프의 주식 가치를 주당 40달러로 평가한 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기업가치가 약 75% 상승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임직원 스톡옵션 주식 매수 및 세금 납부 목적으로 진행한 투자 라운드에서 약 500억 달러(약 67조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이와 관련해 스윌든스는 “만약 세컨더리 시장에서 1,500억 달러(약 203조6,250억원)의 가치로 스트라이프 주식을 구매했는데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약 67조9,000억원)로 조정됐다면 약 70%의 손실을 본 셈”이라고 덧붙였다. 잔바토에 따르면 현재 스트라이프의 주가는 지난 3월 주당 약 20달러(기업가치 500억 달러 기준)로 평가된 이래 주당 23달러 이하로 거래 중이다.

세컨더리 투자 시장 침체 지속될 것

투자 전문가들은 작년 미 연준(Fed)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기술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하락했고, 투자 거래도 급감했다고 분석한다. 세컨더리 투자 전문 VC 기업 세인츠캐피탈(Saints Capital) 상무이사 켄 소이어(Ken Sawyer)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밸류에이션 정점에서 세컨더리 투자를 진행한 투자자 대다수는 세컨더리 전문 펀드가 아닌 가족 기업, 헤지 펀드, 개인 투자자”라며 “당시 진행했던 세컨더리 투자의 손실이 너무 커서 해당 투자자들이 세컨더리 투자 시장에 재진입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스윌든스는 기술주 밸류에이션 급락으로 발생한 세컨더리 투자 손실로 인해 신생 세컨더리 펀드도 운영 리스크를 겪을 것이라 역설했다. 그러면서 “2021년 세컨더리 투자 시장엔 세컨더리 투자 기업이 과도하게 집중됐으며, 당시 투자를 진행했던 기업 중 다수가 폐업한 것을 목격했다”고 세컨더리 투자 시장 침체를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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