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올해 조류인플루엔자(AI) 첫 발생에 따른 신속한 차단방역 실시

이미 지난해 전국 각지에서 AI 발생 주변 지역으로의 전파를 막는 초동조치로 신속히 대응 겨울 철새 주요습지 많은 ‘수도권 지역’, 자칫 전국 확산 출발지가 될 수도

pabii research
사진=경기도

올해 처음 경기도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발생 지역은 경기도 김포와 연천 지역 산란계 농가로, 경기도는 첫 발생에 따른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는 3일 오전 9시를 시작으로 AI 발생 농가에서 긴급 가금처분(살처분)을 시작했다. 신속한 사체 처리를 위해 농가 주변으로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농장 주변 반경 10km 이내 방역대 가금 농가 68호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경기도 조류질병관리팀에 따르면 이번 살처분으로 약 8만에서 9만3천 마리에 달하는 산란계가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연천군 AI 발생 농가를 찾아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 부지사는 “야외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발생 검출이 증가하고 있어 질병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가용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가금 농가에서의 조류인플루엔자(AI) 추가 발생을 막는 등 총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농가의 적극적 협조와 방역 기관의 엄격한 예찰 및 방역 활동이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방문자와 차량 소독, 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의심 가축 발견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경북·전남 등에서도 “AI 발생

현재 경기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되고 있다. 지난 2일 제주 구좌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H5N1형 AI 항원이 검출되었고, 그에 따른 살처분 및 농가 이동제한 명령이 시행 중이다. 또한 지난해 말 전남과 경북 지역 일부 농가에서 이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진돼 대대적으로 살처분을 시행한 바 있다.

사실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AI가 확산한 것은 아니다. 지난 12월 25일 기준 전국 AI 발생 현황 집계는 예천, 성주, 칠곡, 경주, 안동, 구미 등에서 야생조류 112건, 가금농장 57건으로 총 169건이 발생했다. 과거 집계와 지금의 추세를 종합해 볼 때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던 AI가 올해 들어 전국 각지로 퍼지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방역대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일반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매년 있는 철새 도래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겨울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를 설립해 신속한 초동조치로 주변 지역으로의 수평전파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농가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전국 일제 집중소독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과거 발생이 많았던 16개 시·군의 산란계 특별관리지역에 대해서는 농장에서 희망하는 경우 농장 외부에서까지 소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가금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기에 확인해 전파를 막기 위해 출하 전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검사주기를 단축해 운영한다. 중수본은 지역 온정주의에 따라 형식적으로 점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위반사항을 확인하는 즉시 과태료 부과 및 고발 등 엄정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독 및 정밀검사 등의 단기적인 대응 이외 장기적인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연천의 한 가금농장 주인은 “매해 AI 때문에 농장 운영을 그만둘지 고민 중”이라며 “살처분과 소독과 같은 처방보다는 감기에 안 걸리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과 같은 AI 예방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사진=환경부

겨울 철새 주요습지 200곳 중 절반 이상이 수도권 지역에 몰려

지난해 환경부 야생동물질병관리팀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겨울철 철새가 도래하는 주요습지 200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자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천 강화군과 중구, 서구 그리고 경기도 고양, 평택, 오산 등에 위치한 강과 하천 등지가 주요 발견 지역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내 주요습지로 언급된 곳에는 선제적이고 철저한 방역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해당 지역은 지역 간 화물 및 물류 교류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곳으로 자칫하면 전국적으로 AI 감염이 퍼져나가는 출발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직 일부 지역 소규모 농가 단위에서 확진이 나오는 추세지만 방역당국과 인근 지역 농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해 보인다.

매해 철새가 도래할 때마다 AI가 확산된다는 것은 모두가 경험해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매년 정부 및 지자체에선 소독과 이동제한 등의 단기적인 조치로 확산을 막기에 급급할 뿐이다. 규제 일변도의 방역정책이 강행됨에 따라 방역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 국내 가금 농가들이 스스로 방역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정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