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동과 서를 잇는다” 국민 등산 수요 의한 ‘동서트레일’ 조성

동서트레일: 충청남도 태안군에서 경상북도 울진군까지 869km의 숲길 산림청, 숲길에 조성될 울창한 소나무 숲을 대표로 새로운 로고도 발표 일본 도카이 자연보도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연관광지로 나아가야

pabii research

산림청은 8일 충남 태안에서 경북 울진까지 한반도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숲길인 ‘동서트레일’의 상징성을 담은 상징표(BI, Brand Identity)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 2일부터 24일까지 일반 국민, 숲길 관계 법인·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벌여 참가자 4,397명 중 48.9%가 선택한 솔방울 모양을 동서트레일 BI로 최종 선정해 발표했다.

한반도의 동과 서를 연결하는 최초의 숲길, 백패킹 수요 반영해 조성 계획

동서트레일은 충청남도 태안군에서 경상북도 울진군까지 총 849㎞에 달하는 숲길로, 한반도의 동서를 횡단하며 특히 태안의 안면 소나무림과 울진의 금강소나무림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국유림이 123㎞(15%), 공·사유림이 726㎞(85%)로, 국유림은 산림청에서, 공·사유림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을 추진된다. 산림청은 이번에 조성되는 트레일이 국민의 백패킹(배낭 도보 여행) 수요를 반영해 조성되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두 달에 한 번 이상 등산과 트레킹(걷기)을 하는 인구가 2018년 71%에서 2021년 77%로 6%p 증가한 바 있다.

산림청은 지자체와의 협업을 넘어 동서트레일 조성에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등 기업의 사회적 참여도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에는 산림청과 우리금융그룹이 업무협약을 체결해 기부금 8억원을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에 기부하였으며, 산림청은 이 기부금으로 동서트레일의 제55구간(울진 망양정∼하원리 중섬교, 15.7km)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트레일(탐방로) 주변의 산림자원과 연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소득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전했다.

최근에는 동서트레일의 상징성을 담은 BI도 발표했다. 이는 안면도 소나무, 울진 금강소나무숲, 속리산 정이품송의 솔방울을 상징화한 것으로, 솔방울 안에는 동서트레일을 의미하는 길을 그렸으며 솔방울의 나눠진 네 부분은 각각 하늘·땅·나무·강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숲길 안내 체계도 새롭게 디자인해 MZ세대, 외국인 등 다양한 숲길 이용자들이 친밀감을 느끼도록 유도하고 이용 등급 표시 등 정보제공에 충실하며 이용자의 안전성을 높였다.

동서트레일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사진=산림청

전 세계 사람들 찾는 일본의 도카이 자연보도, 동서트레일의 방향성

동서트레일과 비슷한 사례로 일본의 ‘도카이 자연보도’를 들 수 있다. 일본은 고도 성장기의 막바지였던 1970년대 중반부터 국민의 여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등산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산과 자연을 찾는 붐이 조성되었는데, 이때 일본 정부는 장거리 자연보도(Long-Distance Nature Trails)를 제안함으로써 해당 수요를 감당한 바 있다. 일본의 자연보도 가운데 자연경관과 문화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이 도카이(東海) 자연보도다. 이는 도쿄도의 다카오 국정공원에서 시작해 오사카부 미노 국립공원에서 끝난다. 총길이 1,697km로 도쿄도, 가나가와현, 시즈오카현, 나라현, 교토부, 오사카부 등 총 11개의 광역지자체로 이어지며, 이는 관동과 관서 지방을 연결하는 가장 대표적인 역사 루트이다.

특별히 시즈오카현 구간에서는 후지산 자락을 중심으로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을 자랑해 명성을 얻었다. 또 에도시대의 옛길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데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류소잔 코스에서 후지산이 한눈에 펼쳐진다는 장점도 있다. 끝없이 단조롭기만 한 등산코스가 아니라 산자락의 산촌부터 정상을 넘어 반대편 산마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조성돼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일본 정부는 코스 사이마다 적절한 안내판과 쉼터를 조성하고, 자연 훼손의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나무판을 깔거나 나무다리를 설치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도모했다.

도카이 자연보도 입구/사진=OSAKA INFO

도카이 자연보도를 직접 걸어본 한 여행객은 “도쿄에서 나고야로 걸어가는 내내 계속 후지산이 보이고 공기도 맑아서 너무나 좋다”고 평가했다. 한 달 동안 배낭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고, 이색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만큼 죽기 전에 꼭 한 번쯤은 걸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동서트레일의 착공 소식에 “아시아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자연 관광상품으로 개발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동서트레일 로고처럼 울창한 소나무 숲을 메인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협업이 잘 이뤄져 일본의 사례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이미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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