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023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 발표

꾸준한 은행권 ‘돈 잔치’, 올해 1분기도 마찬가지 정부 압박 및 대환대출에도 끄떡없어 전문가들, “민생 경제 담당하는 ‘은행권’ 역할 수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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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이 역대 전 분기 대비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정부 및 금유당국의 ‘옥죄기’에도 국내은행들은 파죽지세로 ‘돈 잔치’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도 당기순이익 역대 최고치 달성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2023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중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조원으로 전 분기(4.5조원) 대비 2조5,000억원(55.9%)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도 1조4,000억원(24%) 증가한 수치다.

손익 항목별 현황을 살펴보면 올 1분기 국내은행의 이자 이익은 14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7조원 감소했다. 또한 1분기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도 2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000억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감원은 이를 올해 들어 유가증권 관련 이익 및 기타 영업손익 등이 증가한 반면 외환·파생관련손익은 감소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1분기 국내은행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6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원(23.8%) 감소했다. 퇴직급여와 광고선전비가 각각 8,000억원, 3,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대손비용은 1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000억원(2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충당금 전입액을 2,000억원 확대했음에도 산업·수출입의 충당금 환입액이 9,000억원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 A씨는 “글로벌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수익에 기반해 손실 흡수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예상 손실 모형 점검 및 특별 대손준비금 도입 등 제도 개선도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은행 옥죄기에도 여전한 돈 잔치

올 1분기 국내은행의 영업실적은 금감원이 영업실적을 취합한 이래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18조5,000억원의 순이익에 이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에 해당한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재작년 대비 1조6천억원 증가한 바 있다. 이는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 자산의 확대와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른 여파에 기인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각종 은행 옥죄기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돈잔치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대통령 및 금융당국이 은행의 고무줄 대출금리와 지나친 영업실적 확대를 지적하면서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은행권 압박에 나섰으나,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올해 영업실적 역시 최고치를 달성한 것이다.

야당 측에서도 지난 2월 21일 은행권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서민금융상품의 은행권 출연금을 현행보다 2배 확대하는 내용의 ‘서민금융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은행이 납부한 서민금융 보완계정 출연금은 약 1,100억원으로,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2,200억원으로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조 단위의 ‘주체할 수 없는’ 은행의 탐욕을 억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5월 31일 본격 시행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또한 은행권의 ‘과욕’을 잠재우기 어려워 보인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스마트폰 앱으로 기존에 받은 신용대출 정보를 손쉽게 조회하고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그간 치솟았던 고금리로 인해 타격을 받았던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은행권 입장에서도 서민들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해당 서비스를 추진했다. 그러나 대환대출을 통한 금리 인하 등의 대부분 혜택은 은행 대출을 이용 중인 1금융권 고신용 차주에만 모두 집중됐다. 이는 결국 2금융권의 경영 악화만 가속화했을 뿐, 은행권의 ‘몸통’인 제1금융권은 여전히 활황을 이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변동금리로 ‘최고 이자’ 이익 갱신한 우리은행

이처럼 은행권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우리은행이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2023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8,59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전년 대비 19.9% 증가한 수준이다. 세부 실적의 경우에도 순영업수익, 이자 이익, 비이자이익 각각 11.3%, 12.3%, 3.3% 증가하는 등의 괄목할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국내은행 전반의 이자 이익의 증가세가 둔화한 와중, 유독 우리은행만 이자 이익을 크게 올릴 수 있던 이유를 당행 내 변동금리부 대출 자산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즉 기업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성장한 가운데 작년 한 해 기준금리가 2.25%포인트 오르면서 이자 이익이 크게 불어났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은행의 올해 1분기 이자 이익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분기 중 시장금리 하락 및 순이자마진 축소 등에 따라 이자수익 증가세가 둔화된 데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이자 이익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속되는 경제 하방 압력에도 올해 1분기도 은행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의 옥죄기 속에서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 원리에 따라 경기나 시장 여건에 맞춰 이익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은행권이 ‘공적 기능’을 가진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와 은행권은 이를 인식하고 민생과 더불어 성장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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