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 돌입한 직방파트너스, ‘부동산 경기 침체’ 탓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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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140여 임직원 절반가량 감원 목표
모회사 직방도 4월 대대적 구조조정
IT 종사자들 고용 불안 호소, 노조 결성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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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직방파트너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자회사 직방파트너스가 권고사직을 통한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한때 유니콘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직방까지 권고사직 바람이 불며 IT 업계에는 고용 불안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내실 없이 무작정 회사의 규모만 키우는 데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경영효율화 차원, 권고사직 수용 시엔 3개월분 급여 지급”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방파트너스는 권고사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재직 중인 약 140명의 임직원 수를 절반가량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사직 권고를 받은 임직원이 이를 수용할 경우 곧바로 근무가 종료되며 3개월분의 급여가 지급된다. 직방파트너스의 한 내부 관계자는 “대내외적 경제 상황을 고려해 경영효율화 차원의 권고사직을 진행하게 됐다”며 “대상자는 내부 평가 기준 등에 따라 선정됐다”고 밝혔다.

직방파트너스는 전국에서 활동 중인 공인중개사와 제휴를 통해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내 거래 절벽이 오랜 시간 이어지며 수익성이 악화했고, 결국 권고사직 등 몸집 줄이기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직방파트너스는 권고사직을 거부하는 직원이 많을 경우 향후 희망퇴직을 실시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의 일방적 권고사직 시행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회사로부터 사직 권고를 받았다는 한 직원은 “권고사직을 하면서 3개월분 급여만 주는 게 말이 되냐”며 “권고를 거부했을 때 어떤 조치를 할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방파트너스의 모회사 직방 역시 지난 4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직방 측은 인원 감축 취지는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팀 내부에서 진행되는 일이긴 하지만, 3개월분 임금을 위로금으로 받고 퇴사할지 결정해야 하는 게 권고사직이 아니면 뭐냐”는 말이 나왔다. 당시 직방은 연간 평가 결과를 토대로 팀당 20% 이상 인원에게 사직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방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비롯한 온라인에 부동산 매물을 공개해 주고 이를 통해 공인중개사로부터 광고 수수료를 받아 운영된다. 이 때문에 부동산 거래량이 줄어들수록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나아가 2021년에는 경력직 개발자를 100명 이상 채용하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당시 직방은 개발직 초봉으로 6,000만원을 책정하고 경력자에게는 최대 1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극도로 침체한 부동산 시장에서 직방은 무리한 인건비 지출 이상의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직방의 영업 손실은 370억원으로 전년(82억원) 대비 약 4.5배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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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사업 확장, 구조조정은 예상된 수순

업계는 “종합 프롭테크(Property+Technology, 부동산 관련 IT 서비스) 대표 기업이 될 것”이라는 당찬 포부 아래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직방의 부진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만큼 주력 사업의 안정화를 위해 힘써야 할 때 직방은 도리어 삼성SDS 홈 IoT(사물인터넷)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외연 확장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혁신을 외치기 전에 시장의 상황을 직시하고 내실 있게 사업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IT 분야의 선두를 달리던 기업들이 연이은 구조조정에 나서자 업계 종사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T 업계 재직자의 해고, 권고사직, 실업급여, 구조조정 등 고용 불안 관련 키워드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배 증가했다. 고용불안에 대한 이들의 우려는 노조 결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노조 우주정복, 구글코리아의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구글코리아지부 등이 대표적 예다.

이와 관련해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불안정한 업계의 분위기 탓에 근로자들이 안정감이나 소속감이 필요해 노조를 결성하는 정서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공감하면서도 “IT 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경영 전략 또는 인사 직원 채용 등에 있어 유연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T 업종의 노조 활성화는 글로벌 경쟁력 등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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