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테라 캐피탈, 전기차·배터리 광산 개발에 투자 확대

pabii research
미국·캐나다·호주 등 핵심광물 채굴산업에 5억 달러 투자
중국, 대부분의 전기차·배터리 핵심광물에서 점유율 1위
배터리 기업, 생산시설 이전 등 중국 의존도 낮추려 노력

캐나다의 사모펀드(PE) 운용사 킨테라 캐피탈(Kinterra Capital)이 최근 미국, 캐나다, 호주의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 채굴사업에 5억 달러(약 6,400억원)가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중국 내 핵심광물 생산시설의 이전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Fundraising for mining & metals makes up a tiny fraction of overall real assets
천연자원과 인프라 개발 부문 투자액(2023년 2분기 기준), 주: 인프라(네이비), 광물(민트), 목재·농산물(스카이블루), 석유·가스(옐로우),
기타(오렌지)/출처=PitchBook Data

핵심광물·인프라 개발 펀드로 5억6,500만 달러 유치

올해 11월 킨테라는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핵심광물과 인프라 개발을 위한 펀드를 출시해 5억6,500만 달러(약 7,300억원)를 조달했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이는 올해 핵심광물 관련한 투자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에 대해 킨테라의 공동 창업자이자 파트너인 쉐릴 브랜든(Cheryl Brandon)은 “요즘처럼 펀드 조성이 어려운 시기에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투자 목적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PE 시장의 불황으로 확실히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현재 투자자들은 신중한 조사와 검토를 통해 최고의 펀드매니저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동창업자이자 파트너인 카말 투르(Kamal Toor)와 브랜든은 이미 지난 2009년 광물산업에 중점 투자하는 PE 운용사 워터톤 글로벌 리소스 매니지먼트(Waterton Global Resource Management)를 설립한 경험이 있다. 현재 킨테라가 구사하는 전략은 광물산업 투자로 유명한 영국의 펀드운용사 아피안 캐피탈(Appian Capital)과 유사하다. 아피안은 지난 2011년 이후 금, 흑연, 니켈, 구리, 코발트, 칼륨, 아연, 납, 은을 비롯한 주요 광물을 생산하는 광산 9곳을 개발하고 해당 프로젝트에 총 26건의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 10월에는 광물 산업 PE와 크레딧펀드를 통해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킨테라는 리튬, 코발트, 니켈을 비롯한 주요 광물을 채굴·제련해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공급하고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지분을 확보해 장기적으로는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르는 “이번 펀딩을 통해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자본과 기술적 지식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지난 몇 년간 자금 부족으로 새로운 광산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했던 광산기업들도 투자금을 유치함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기차의 후방산업인 핵심광물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브랜든도 “현재 후방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광산 등 기업들의 자산가치가 하락한 상황”이라며 “킨테라의 목표는 평가절하된 사업 중 고품질의 프로젝트를 선별하고 투자금을 확보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킨테라는 올해 7월 하이랜드 쿠퍼 컴퍼니(Highland Copper Company)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화이트 파인 노스 프로젝트(White Pine North project)에서 66%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시간주에 위치한 구리 광산 개발사업으로 킨테라는 상당한 확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中 중심 공급망 재편, 캐나다·호주 등 광산개발 호재

킨테라의 전략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핵심광물 부문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과 맥락을 같이 한다. 올해 7월 유럽연합(EU)이 발표한 핵심 원자재(Critical Raw Materials)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희토류 15종을 포함한 핵심 원자재 51종 가운데 중국이 점유율 1위인 광물은 3분의 2에 가까운 33종에 달한다. 특히 전기차 구동 모터 등에 들어가는 희토류 중 원자 번호가 높고 비싼 테르븀·디스프로슘·에르븀·루테튬 등 10종은 중국이 100% 장악하고 있다.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천연 흑연과 리튬이온을 대체할 배터리 소재로 각광받는 갈륨의 점유율은 각각 76%, 94%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투르는 “현재 투자한 프로젝트 중 일부는 IRA 적용 대상으로 세액 공제, 보조금, 완화된 투자 규제, 기타 각종 지원 프로그램 등 안정된 환경에서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을 사용하는 전방산업 부문의 장기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킨테라에 따르면 핵심광물 산업과 관련한 투자 프로젝트 대부분을 앞으로 3~4년간 유지할 계획이다. 3~4년 후 개발이 완료된 광산은 전기차·배터리 핵심광물을 확보하지 못한 광산회사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기존 광산회사가 잠재적 매수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킨테라 외에도 많은 LP(출자자)들의 자본이 폐배터리에서 핵심 원재료를 수거하거나 성능을 복원해 재사용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되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핵심광물 재활용 부문에 대한 VC(벤처캐피탈) 투자 총액은 2억1,100만 달러(약 2,740억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과 관련해 핵심광물 재활용 부문이 유망하지는 않다. 투르는 “핵심광물 재활용 산업이 비용을 낮추고 규모를 키우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특히 핵심광물 재활용 산업의 주요 문제 중 하나가 확보 가능한 폐배터리의 물량과 가용성인데 안정적인 피드스톡을 확보하는 데는 10~1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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