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광고 시대는 끝났다? 구글, 광고사업부 대규모 구조조정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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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 구글의 '광고 부문 구조조정' 소식 보도
EU의 '맞춤형 광고' 규제 드라이브, 빅테크 광고 수익성 줄줄이 악화
인력 투자 줄이고 AI 활용 극대화? 구글의 새로운 광고 사업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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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수만 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25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구글이 새로운 AI(인공지능) 도구를 도입해 업무가 자동화된 영업 직원을 재배치하거나 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강력한 ‘타깃형 광고’ 규제로 광고 수입이 급감한 가운데, 수익성 확보를 위해 관련 분야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돈 안 되는 광고 사업, AI로 자리 채운다?

구글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지목된다. 첫 번째 이유는 AI 기술의 발전에 있다. 구글은 2021년 AI 기반 광고 플랫폼인 ‘퍼포먼스 맥스(PMax)’를 개발했으며, 올해 5월에는 해당 플랫폼에 생성 AI 기능을 탑재했다. AI를 활용해 광고주의 웹사이트를 스캔해 키워드, 헤드라인, 설명, 이미지 등을 자동으로 생성, 광고에 투입되는 시간 및 비용을 눈에 띄게 절감한 것이다. PMax가 광고주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며 광고 디자인·판매에 필요한 인력 역시 크게 줄었다.

두 번째 이유는 구글의 주요 광고 수입원이었던 ‘타깃형 광고’ 시장의 침체다. 지난 8월 유럽연합(EU)은 디지털 서비스법(DSA, Digital Services Act)의 신규 가이드라인을 시행한 바 있다. DSA는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 권리 강화를 위한 법안으로, △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 등 빅테크 플랫폼 기업을 주요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 맞춤형 광고로 수익을 올리던 이들 기업은 DSA 시행 이후 광고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게 됐다. 구글 입장에서는 이전처럼 많은 인력을 광고 사업에 투입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디 인포메이션은 구글의 이번 조직개편이 광고사업부 인력의 상당 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후 구글이 주요 광고주를 관리하는 판매 부서의 직원을 재배치하거나 통합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해고 가능성도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구조조정의 규모와 세부 사항에 관한 공식 발표는 다음 달에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구글은 올해 초에도 전 직원의 6%인 1만2,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인력 개편이 현실화할 경우 1년 만에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셈이다.

빅테크 줄줄이 쓰러진다, ‘타깃형 광고’ 시장의 침체

업계에서는 타깃형 광고의 쇠락이 이번 구조조정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실제 DSA의 사정권 안에 든 다수의 빅테크 기업이 광고 수입 감소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DSA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메타(Meta)가 있다. 아일랜드와 독일 등 EU 국가들은 메타가 광고를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사전 동의를 제대로 얻지 않았고 판단, 과징금을 부과하고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CJ(유럽사법재판소)는 메타가 사용자들의 사전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을 경우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유럽 시장 내 광고 수익에 큰 타격을 입은 메타는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Facebook)과 인스타그램(Instagram)의 ‘광고 없는 유료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광고 규제로 인해 감소한 수익을 메꾸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타가 해당 계획을 발표한 직후, 유럽데이터보호위원회(European Data Protection Board, EDPB)는 광고 목적으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치를 승인했다. 사실상 EU가 메타의 행보를 상시 예의주시하고 있는 셈이다.

거대 빅테크 기업이라고 해도 당국의 규제를 이길 수는 없다. 한때 광고 시장을 휩쓸었던 ‘타깃형 광고’는 단가가 나오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수많은 기업이 타깃형 광고 시장에서 발을 뺐다. 구글 역시 마찬가지 상황에 놓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과 같은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 사업에 인력을 투자할 이유는 사실상 없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AI로 인력의 빈자리를 대체, 관련 시장 투자를 서서히 줄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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