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美 3월 금리인하 기대감 “연준도 조기 금리인하 이점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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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美 연준, 오는 3월부터 4차례 금리인하” 전망
과거 ‘채권왕’ 빌 그로스 “현재 실질금리를 너무 높아, 연준 금리 낮춰야”
다만 재할인창구 시행 등으로 금리 인하 개시 시점 늦어질 수 있단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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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언제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올해 3월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연준 위원도 최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고무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조기 인하론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일각에선 양적 긴축(QT)이 생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조기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3월 금리인하 전망 고수하는 월가 투자자들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년 전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정확하게 예측하며 명성을 얻은 골드만삭스의 조슈아 쉬프린 글로벌 트레이딩 전략책임자가 ‘2024년 10가지 예측 목록’을 발표하며 연준이 올해 3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하고,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목표치 2%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쉬프린 전략책임자는 “연준이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이점이 많다는 걸 알고 있기에 3월 금리인하가 있을 거라고 강하게 믿고 있다”며 “경제가 정말 약해지면 점진적으로 인하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점쳤다. 다만 올해 상반기 자산시장이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 및 속도와 관련한 전망을 놓고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때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핌코(PIMCO) 창업자도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몇 달 내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준이 양적 긴축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며, 향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질금리를 너무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도록 만드는 현재의 통화정책이 경제를 중대한 침체로 이끌 수 있다”며 “미국 경제를 잠재적인 침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연준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연준 위원의 완화적인 발언도 시장의 조기 인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지닌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점에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에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다”며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 없이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들, 소위 ‘가격 결정자(price setter)’들의 역할을 예의주시 중인데, 최근 이들이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다소 고무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3월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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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기대만큼 금리 빠르게 내릴 유인 약하다”는 주장도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른 시일에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440명의 금융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4%는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답했다. 이어 응답자 20.5%는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한 예상을, 13.2%는 원유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투자 전략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대다수가 미국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 수준까지 낮아져 통화정책 완화가 본격화될 거라는 근거가 아직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전년 동기 대비 3.4%로, 시장 예상치(3.2%)를 웃돌았다. 또 최근 미국 통화감독청 책임자가 은행들이 1년에 한 번은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를 이용하게 할 것이라고 발언함에 따라 양적 긴축이 생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조기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재할인창구는 은행들이 단기자금이 부족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창구로, 향후 지속되는 양적 긴축에 은행이 지급준비금 소진 위기에 놓일 경우 이 창구를 통해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재할인창구는 역레포 소진 이후 지급준비금이 축소될 때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정책으로, 양적 긴축에 의해 은행 지급준비금이 조금씩 줄어도 고금리 및 긴축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올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러한 정책을 감안하면 연준이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게 금리를 내릴 유인은 약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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