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들, 틱톡에서 투자 지식 얻는다? 신뢰할 수 있나

pabii research
SNS 통해 경제 공부하는 미국 Z세대들
국내 Z세대들도 TV, 유튜브 등으로 투자 공부
SNS상 정보의 비전문성 우려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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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강제 매각 위기에 몰린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Z세대의 재정 관리 방식을 교육하는 수단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금융 관련 지식이 유포되고 있는 만큼 규제 당국이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Z세대, 경제 지식 ‘틱톡’에서 습득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워치는 17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의회에서 ‘틱톡 강제매각법’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많은 Z세대가 금융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틱톡의 향방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틱톡에서 개인 예산 관련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여성은 “(틱톡 매각은) 젊은 세대가 돈에 대해 배우고 돈에 접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큰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올해 1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성인 중 62% 가량이 틱톡을 사용한다. 틱톡을 쓰는 미국 성인의 비율은 2021년 이후 12% 포인트 증가한 33%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마켓워치는 틱톡의 인기 상승은 Z세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정 관련 조언을 구하는 추세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비영리 금융·투자 교육 재단인 핀라와 CFA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현재 27세 이하 Z세대 투자자 중 48%가 재정 관리를 위해 소셜미디어를 정보원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는 2023년 조사에서 투자 정보의 출처로 부모와 가족 등의 조언을 꼽은 45%보다 더 높아진 수치다. 소셜 미디어 중에서는 유튜브가 1위를 차지했고, 틱톡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마켓워치는 “현재 미국의 35개 주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요건에 금융 이해력을 포함하도록 요구하는 법률이 시행되고 있지만, 어린이 정규 교육에도 ‘돈’에 관한 기술을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틱톡 같은 사이트가 좋든 나쁘든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한국 Z세대도 SNS로 투자 공부

이같은 현상은 한국에서도 포착된다. 29일 취업 플랫폼 캐치가 Z세대 취준생 1,815명을 대상으로 한 ‘저축 vs 투자, 선호하는 재테크 방법’ 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자 정보를 얻는 방법(복수응답)으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경우가 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뉴스 매체’ 25%, ‘주변 지인’ 17%, ‘투자 관련 도서’ 16% 등을 차지했다.

또한 기획재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고등학생들도 경제 지식을 학교 수업보다 유튜브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TV를 통해 더 많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지식의 주된 취득경로(복수응답)에 대해 고등학생의 47.1%가 ‘뉴스 등 TV 방송’을 꼽았다. 다음으로 SNS(45.6%)가 많았다. 학교 수업(44.0%)이라고 답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초등학생은 가장 많은 51.5%가, 중학생은 52.2%가 학교 수업을 꼽았다.

다만 확인되지 않은 금융 관련 정보가 유포되고 있어 규제 당국이 더 많은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CFA연구소의 폴 앤드류스는 “소셜미디어는 재정적인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유용한 리소스로 자리매김했고, 그래서 우리의 연구 대상이 됐다”면서도 “틱톡 등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조언에는 때로는 잘못된 정보나 사기가 포함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부모 소득 수준·학력에 따라 자녀 스마트폰 이용시간 달라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유튜브나 틱톡 등 SNS상 정보의 비전문성을 우려하며 부모의 소득 수준이나 학력에 따라 자녀의 스마트폰·SNS 이용 시간이 다르다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경인교대 미디어리터러시 연구소가 각국의 청소년 미디어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모의 경제 수준과 지역, 가정 지도 등에 따른 신뢰도 차이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수준 상위권 가정의 청소년은 하위권 가정보다 스마트폰 보유율이 낮았다.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 이용률을 보면 상위권 가정에선 15.1%에 그친 반면 하위권의 경우는 36%로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영국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미디어 기구 오프콤의 ‘어린이·청소년 성인 미디어 이용현황과 태도 조사’에 의하면 영국 소득 하위계층 가정 청소년은 상위계층 가정 청소년보다 유튜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하위계층 가정의 청소년은 상위계층 가정의 청소년보다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비판적 인식’도가 떨어졌다. 더욱이 영국에선 2% 청소년만 ‘가짜뉴스’를 구별했다. 절반에 가까운 이들(49.9%)은 가짜뉴스를 구분하지 못하는 데 걱정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뉴스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은 낮으나 신뢰도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다는 의미다.

호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호주 역시 부모의 교육 수준에 따른 자녀의 미디어 이용 시간 조사 결과 고학력 가정 자녀들이 상대적으로 미디어 이용 시간이 적었다. 고학력 가정 자녀들의 미디어 사용 목적을 보면 저학력 가정 자녀들에 비해 게임 이용시간이 적었고, 과제 이용시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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