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BA 만든 뒷 이야기 – 4. DS가 아니라 경제학 공부하는 곳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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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ii research

우리 직원 분들이 이곳저곳에서 회사와 학교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듣는 내용이 있으면 공유를 해 주는데,

황당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경제학과 통계학을 배우는 곳입니다

라는 어느 커뮤니티의 댓글이었다.

좀 더 정확하게는 내 Alma mater인 S대 학생들이 모인 SNU Life라는 곳에

‘파비 대학원’ 이라는, 학교 이름부터 부정확하게 달아놓은 제목으로 우리 SIAI의 교육이 어떤 내용인지 질문을 해 놨더란다.

 

글 제목에 쓴 학교 이름도, 질문 내용도, 대답 내용도, 모든 측면에서 완전히 왜곡된 내용인데,

다른 몇몇 커뮤니티에서 학교 욕을 못해 몸살이 난 몇몇이 하고 있는 것처럼 고소 당할 위험을 무릅쓴 내용도 아닌 것 같아,

도대체 저런 오해를 어떻게 풀어줘야하나는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했었다.

 

문제의 가장 근본 원인은 (그 고소당할 각오하고) 음해, 왜곡을 마음껏 쏟아낸 사람들의 잘못된 정보로 사실 관계가 완전히 잘못 전달된 탓이겠지만,

그 음해 세력에 대한 법적 절차로 손해배상 청구하는 것과 별개로, 선동 당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는건 많은 비용이 드는 일이더라.

선동은 한 문장으로 끝나지만 반박하려면 수십 쪽의 문서도 부족하다

이런 측면에서 어줍잖은 질투심에 나와 회사와 학교를 무시하고 욕한 분들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셨다고는 생각된다ㅋㅋ

목적을 이뤘으니까 입과 손가락을 놀린 대가를 치룰 각오는 되셨으리라 믿는다.

 

Data Science를 ‘코딩’으로만 알고 있으니 ‘경제학’을 가르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

난 딱히 경제학을 깊게 가르칠 능력이 없는 사람인데, 괜히 경제학자들 입장에서 엮인다고 불편하실텐데…

아마 블로그에서 다룬 내용들 중 일부가 경제학적인 직관을 담고 있고 (학,석 전공이 그쪽이고, 현실 데이터에 적용하려다보니 가장 가까운 학문 도구가 경제학이라 당연히 뭍어나올 수 밖에…)

특히 MBA AI/BigData의 첫 강의가 수학&통계학 도구를 가르치며 경제학적 직관을 일부 빌려왔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경제학을 어디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Data Science 업무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커리큘럼에 넣었는데,

아마 경제학도 잘 모르고, Data Science라는 것이 어떤 학문인지 매우 막연하게만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내린 거겠지.

 

어차피 모든 사람이 다들 자기만의 생각을 갖고 사는걸 막을 수는 없다.

Freedom of speech 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Freedom of thought은 보장해줘야지.

 

내 입장에서 불만인 부분이, ‘편파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면서 왜 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서술했느냐’,

즉 Freedom of thought으로 끝나야할 왜곡된 지식을 당당하게 Freedom of speech에 썼냐는 건데,

내 입장에서는 당신들 몇몇의 어줍잖은 이해가 반영된 Freedom of speech로 피해를 입었으니 어쩔 수 없이 날이 설 수 밖에 없다.

사회가 허락한 범위 안에서 막을 방법은 결국 시간이 걸리는 법적 대응 뿐이고, 그 사이에는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수 밖에 없는게 무력과 폭력의 시대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시대에 저런 음해, 공작, 왜곡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안타까울 뿐이다.

 

Data Science는 코딩 강좌, 컴퓨터 공학과 연구 주제라는 오해가 낳은 잘못된 편견

한국 돌아와서 내가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은, 사람들이 다른 전공을 전혀 이해를 못 한다는 것이다. 심각하게.

아니, 아예 자기 전공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냥 ‘편견’에 따라 ‘해석’해놓고 ‘오해’라는 사실을 잘 받아들이질 못하더라.

아마 ‘법대 -> 판사, 검사, 변호사, (법무사)’ 같은 단순 논리만 따라가던 시절에서 한 발자국도 못 벗어난 상태로 직업과 대학 교육을 연결시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 비전공자 중에 미학과, 종교학과가 철학과랑 (거의) 동일한 전공이고, 산업공학과와 경영학과가 (이상적으로 봤을 때) 거의 같은 내용을 가르치는 전공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Data Science 안에 컴퓨터 공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국 땅에서 현재 컴퓨터 공학과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글로벌 수준의 Data Science를 알고 있냐고 물으면, 지난 몇 년간 강하게 주장해왔던대로 Absolutely NOT을 외칠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 어느 대학을 가도, 컴퓨터 공학과 학생들이 아니라 교수진들까지 데려와도 우리 SIAI의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 한 명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데 꽤나 확신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컴퓨터 공학과라는 전공 자체가 통계학을 매우 피상적으로만 공부하더라. 몇몇 탈한국 인재들이 아니면 거기도 사회학과의 통계학 이해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미국서 공부할 때도 우리 과 교수 중에 공대 출신인 사람들은 세미나 중에 경제학 출신들이 수학 문제 풀어놓으면 “I am only a computational kinda guy, so I can’t understand details, but…”, “Hey Keith, you’d better take this part to XXX(경제학) and XXX(수학 출신 교수 이름). I am only a computer guy, I can’t understand what’s going on here.” 이런 식으로 자기가 그런 수리통계학 기반의 논리를 모른다는 걸 솔직히 털어놓고 가는 경우도 많았다. 근데 그 분들을 내가 한국와서 만난 (좀 싫어하게 된 일부) 컴퓨터 공학과 출신들이 같은 공대라고 동급 취급하면 매우 기분 나쁠만큼 수학 잘 하시는 분들이었다.

반면 계산과학을 자기 전공에 쓰신 분들은 굳이 교수까지 안 찾아가도, 일부 대학들에서는 ‘한국’ 학부생들도 우리 문제를 풀 수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계산과학에서 ‘컴퓨터로 계산’하는 부분만 갖고 있는 컴퓨터 공학과가 Data Science의 주인인 체 하는 황당한 세상(에 휩쓸린 당신들)

Data Science는 기존 통계학이 풀 수 있었던 문제가 아닌 ‘Data’를 다루는데서 컴퓨터 공학의 도움을 빌리고 있고,

‘Science’라고 불렀던 작업을 해내기 위해 통계학 전공자가 배우지 않았던 다양한 전공들의 통계학 활용법이 포함되는 전공이다.

대신 각 전공들이 자기네들 세부 주제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Data Science 전공에서 배울 시간이 별로 없다.

특정한 하나의 전공이 배울 계산과학 도구가 아니라, 수많은 전공에서 나눠 쓰고 있는 도구들이기 때문이다.

계산과학 연계전공이라는 이름으로 S대의 자연대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육을 이미 여러차례 소개했으니,

한국 사회의 가짜 AI에 현혹되지 않은 지식인들이라면 내 말 뜻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Data Scientist로 첫 출근을 했던 날, 정말 몇 년만에 Cobb-Douglas 함수를 만나고, 그게 심지어 경제학과 출신이 아니라,

공대 출신 증권사 직원 경력의 Data Scientist가 만들어낸 분석 툴이라는 사실에 쇼크를 먹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참고: Critical thinking, logical thinking이 빠진 나라, 대한민국 – 파비블로그 (pabii.co.kr)

몇 년만에 처음으로 경제학 교과서를 뒤져보게 만든 사건이었다고 덧붙였을 것이다.

 

Cobb-Douglas 함수라는, 경제학 교과서에 흔히 등장하는 내용을, 난 그 전에 한번도 Factor Analysis 관점에서 이해한 적이 없었다.

좀 더 나아가면, Deep Learning이라고 불리는 계산법이 Factor Analysis의 계산통계학 방법론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할 때,

DNN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에 Cobb-Douglas는 안 가르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넣었을 뿐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Cobb-Douglas를 경제학 이외의 학문에서 배운 적이 없었던 탓,

그리고 다른 학문의 예제보다는 경제학개론 수준의 사고 흐름이 더 직관적이라는 판단아래

경제학 교과서의 어느 한 구절을 갖고 왔을 뿐이건만.

 

밖에서 잘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경제학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와 같은 어이없는 해석이 나오는 것 같다.

코끼리 다리 잡은 장님이 코끼리는 기둥이라고 주장하는 꼴이다.

 

사실 진짜 Data Science 잘 할려면 경제학을 많이 잘 해야 한다

이 부분은 내가 경제학을 제대로 깊게 공부한 사람이 아니니까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간 블로그에 여러차례 공유한대로, 수 많은 경제학자들이 Data Science가 경제학의 도구를 엄청나게 활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역시도 경제학에서 Computational + Stochastic calculus 리그로 넘어갈 때 만났던 수학의 고통보다

Data Science로 넘어가면서 겪은 고통이 훨씬 덜 하다고 생각한다.

Stochastic calculus는 해석과 위상을 기초 밖에 모르는 내게 괴로운 도전이었던 반면,

Data Science는 계량경제학과 내 전공에서 응용해서 쓰는 일부 수학들에 약간의 컴퓨터 기반 계산 밖에 없었는데,

난 이미 Computational을 전공하며 본의 아니게 컴퓨터 기반 계산을 많이 다뤘었다.

 

좀 더 누군가의 자존심을 긁는 소리를 하면, Data Science가 경제학의 하위 학문이라는 생각에도 동의하고 싶다.

방법론 집합만 따졌을 때, 경제학에서 가차문학처럼 빌려쓰고 있는 수학, 통계학을 그대로 받아오고 있고,

추가되는 부분이라고 해봐야 컴퓨터 공학과 애들이 좋아하는 ‘컴퓨터로 돌리는 계산’ 밖에 없거든.

근데 그거, 데이터 구조론만 빼면 경제학 학부 고학년, 석사 레벨에서 다 가르치는 내용들이다.

서울시내 모 대학의 경제학 교수님들, 세종시 국책연구소 연구원들 수십명이 ‘그거 우리가 다 하던거 아니냐?’ 라고 반문하신게 틀린 말이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경제학을 ‘문과’로 취급하고, 교육 수준 자체가 심각하게 낮은 나라라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양놈들’ 방식으로 경제학 교육을 했으면 Data Science 교육을 이끌어야 하는 전공 1번이 경제학이라는데도 동의한다.

(같은 맥락에서 컴퓨터 공학, 통계학을 비롯해서 수 많은 전공들이 자기 전공이 1번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동의할 수 있다. 계속 말하는대로 이게 계산과학을 자기 전공 방식으로 빌려쓰는 내용이니까. 단, 국내 컴퓨터 공학과 수준의 수학, 통계학 지식으로는 자격 박탈감이다.)

실제로 유럽의 수 많은 학교들이 나와 비슷한 관점에서 운영되고 있고, 신촌 Y대 학생 하나가 개인 사정으로 폴란드로 DS 석사 유학을 가는데, 학교 이름과 교수진이 모두 ‘경제학’이었던 내용이 본 블로그를 통해 한번 공유된 적이 있다.

같은 내용을 풀어놓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유튜브 영상 (Angrist), 스탠퍼드 대학 교수들 정리 논문 등을 이미 여러차례 본 블로그에 공유한 적 있다.

 

조그맣게나마 인터넷 언론사를 만들어 우리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자들을 교육시키며 느낀건,

기자라는 직군도 단순히 글쓰기만 잘 하는 분들이 아니라, 법,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등의 세부 분야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야,

‘보도자료 말고 회사들한테 좀 더 받은 자료…’ 라는 식으로 받아적기하는 3류 기자가 아닌 사람이 된다는 걸 알게 됐다.

 

Data Science라는 분야도, 코드 베껴서 어디에 붙여넣기하겠다는 ‘3류 개발자’ 마인드로 접근하는게 아니라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경제학이라는 도구만큼 Side로 갖고 가기에 좋은 학문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문제는 내가 경제학을 대학원 이상 레벨에서 가르칠 수 있을만큼 깊게 알질 못한다는거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학부 고학년 수준으로라도 경제학을 가르쳤을 때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이 한국 땅에 거의 없다는거지.

당장 대한민국 극초최상위권 인재를 뽑는다는 행시 경제학이 학부 2~3학년 수준이건만.

 

오해를 푸는 제일 좋은 방법은? 교육의 확산

이런저런 오해를 계속 겪으며 하나하나 나아가는 중에, 우리 개발자 중 한 명이 식사 중에 그러더라.

마케팅이라는게 디게 어려운 거네요. 처음에는 설명해줘야 되고, 이해됐는 줄 알았는데 이젠 오해도 풀어줘야되고, 신상품 나오면 뭐가 다른지 설명도 해 줘야되는데 또 처음부터 도돌이표잖아요

 

조작법이 단순한 상품도 제대로 설명서를 안 읽고 작동이 안 된다고 화를 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나?

우리 SIAI 교육처럼 한국인 중 눈이 제대로 뜨인 인재 일부들만 구제 가능한 교육에 온갖 오해가 쌓이는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어떤 답이 맞는 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알려주고, 설명해주고, 교육 자료를 계속 쌓아올리면서,

한 명씩, 한 명씩, 인재를 시장에 배출시키는게 내가 선택한 답이다.

 

엄청난 돈을 부어가며 거짓 가득한 마케팅을 할 수도 있겠지만, 또 누군가는 그걸 안 하는 날 바보 취급하겠지만,

어쩌랴. 난 화려한 겉모양으로 사람을 속이고, 선동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거니까 너도 해야된다는 류의 거짓말은 못 하겠다.

그건 사기니까.

진짜 옳은 것을 옳다고 믿고 열심히 정진하는 사람들을 위한 길이, 고생스러워도 궁극적으로는 옳은 길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우리 SIAI 교육은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다.

 

P.S.: 함부로 입과 손을 놀려 우리 회사나 SIAI를 욕하는 글을 여기저기에 쓰고 있으신 분들께 내가 유명세를 필요로하는 정치인이나 연예인, BJ도 아니고, 소수 정예의 인재만을 대상으로하는 B2C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일깨워 드린다. 당신들이 저지른 패악질에 대한 처벌은 정치인, 연예인, BJ들처럼 형사고소로 끝나지 않는다. 사업에 피해를 끼쳤으면 그만큼 민사배상 절차가 진행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모든 대학이 손을 놓고 있는 글로벌 최상위권 레벨의 교육을 공급하는 사람을 그만큼 음해, 협잡으로 몰아세워놓고 자비를 바라면 그게 상식과 염치가 있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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