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버스 요금 300원씩 올린다,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 부담

“28607”;s:11:”td_subtitle”;s:168:”서울시, 내년 4월부터 대중교통 요금 300원 인상 서울 대중교통 계속되는 적자, 그 이유는? 노인 무임승차, 누가 책임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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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9일 계속해서 악화되는 대중교통 경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대중교통 기본요금은 300원씩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4월 말경 요금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 대중교통 기본요금은 지하철 1250원, 시내버스 1200원, 마을버스 900원으로 지난 2015년 지하철 200원, 버스 150원의 요금을 인상한 이후 8년째 기본요금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은 민생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인상을 최대한 늦춰왔으나, 계속되는 적자로 재정 부담이 늘어나면서 요금 인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 요금 인상 당시 요금 현실화율이 80~85%까지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 지하철은 700원, 버스는 500원을 올려야 한다”하면서도 “그러나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요금 현실화율을 70~75%로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또한 백호 도시교통실장은 “8년 동안 교통복지 차원에서 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눌러왔지만 자구 노력과 재정지원만으로는 더 이상 심각한 적자 구조를 극복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밝히며 “부득이하게 요금 인상을 추진하나 미래세대와 시민을 위한 안전한 환경 마련, 서비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출구 없는 적자늪에 빠진 서울시 대중교통

최근 5년간 지하철·버스 적자 규모 / 출처=서울시, 폴리시코리아

지난 2015년 기본요금을 인상한 이후 물가 상승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서울시 대중교통은 큰 재정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지하철과 버스 적자는 각각 매년 평균 9,200억원과 5,400억원에 달하며, 현재 지하철과 버스의 누적 적자액은 각각 1조2,000억원과 6,600억원에 달한다. 서울교통공사와 버스 업체는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광고나 임대사업 등으로 분야를 넓혔지만, 재정난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다.

서울시의 계속되는 적자 늪은 물가 상승과 인건비 상승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그 규모가 더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무임승차로 나타나는 손실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며 서울시 대중교통은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계속되는 적자는 노약자 무임 수송에 따른 원인이 가장 크다. 지난 11월 도시철도 운영 지자체 협의회는 지하철 무임 수송 국비 지원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무임 수송 손실 지원분이 내년 정부 예산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수순이 되었다. 지난해 노약자 무임승차로 인해 발생한 서울교통공사의 손실액은 2,784억원으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정부에 무임승차로 발생하는 손실 보전을 요구해왔지만 10년 넘게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노인 무임승차 문제부터 해결해야…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및 서울-부산의 당기순손실규모 / 출처=서울시, 폴리시코리아

지하철 노약자 무임승차는 1984년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대중교통 요금을 100% 면제해주면서 시작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무임승차가 가능한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17.5%로, 2025년에는 2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공사가 공개한 ‘한국철도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무임승차 인원은 약 3억8,019만 명이며, 무임승차로 인한 비용은 약 5,102억3,600만원이다. 점점 증가하는 무임승차 인원과 무임 비용으로 인해 적자 규모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관련 지자체들은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에 관하여 수차례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매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요금 인상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무임승차 가능 인구가 늘어나면서 적자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무임승차 혜택을 받는 노약자는 대부분이 만 65세 이상 노인으로, 서울시의 무임승차 이용객 중 노인의 비율은 74% 수준이다. 특히 고령화 등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로 노인 무임승차는 대중교통의 큰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노인 무임승차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자체와 대중교통 업체, 대중교통을 유료로 이용하는 이용객들에게 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협의회를 대표해 “서울·부산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기초자치단체 역시 정부 대신 도시철도 무임손실을 떠안으면서 재정적 한계상황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밝히며 계속되는 적자의 가장 큰 요인으로 무임승차를 지적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일단 무임 수송 등 각종 할인 혜택에 대해 원인 제공자인 정부가 손실을 보존해줘야 한다”고 말하며, 대중교통 요금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인 무임승차 문제, 해결방안은?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무임승차 혜택은 노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이자 사회적 책임과 의무 이행의 표현이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임승차는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며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였으며, 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 또한 계속되는 고령화에 따라 국민연금이나 노인 복지를 위한 노인지원정책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청년층의 부담과 불만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인 무임승차에 대한 제도를 도입해 놓고 재정 부담 등의 이유로 손을 떼고 있는 정부도 문제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정부가 나서 도입된 노인 무임승차 제도이니 정부가 손실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무임승차에 대한 정부 지원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임승차 관련 건의안은 매년 무산되고 있다.

노인 복지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적인 부담이 커지며 그 해결책으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인 복지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현재의 노인 연령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만 65세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는 지금의 노인 연령은 1980년대 제정된 것으로, 당시 대한민국 국민 평균 수명은 66.1세였으며, 작년 기준 평균 수명은 83.6세로 노인 연령이 처음 제정되었을 때 보다 평균 수명이 17세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노인 연령 재설정의 당위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노인 연령 재설정을 포함한 무임승차 제도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정부가 지금처럼 노인 무임승차에 대해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그 부담은 결국 유료 대중교통 이용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고 특히나 대중교통 이용객 중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청년층에게는 또 다른 사회적 불만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노인 무임승차가 더 큰 세대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좀 더 적극적으로 그 해결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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