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개발 사전협상 착수, 광진구 성장 동력 될 수 있을까

동서울터미널, 광역교통 중심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단순 이동 통로를 넘어 여가형 정주 공간으로서 입지 다질까 세금 1,390억 투입된 세빛둥둥섬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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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터미널 개발 사업 조감도/사진=서울시

1987년 문을 연 이래 35년간 운영되고 있는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이 최고 40층 높이의 광역교통 중심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오는 6일 동서울터미널의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개발계획 수립을 위해 민간 사업자인 ‘신세계동서울PFV'(신세계프라퍼티 등)와 사전협상에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2024년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전협상제도는 5,000㎡ 이상 대규모 개발부지에 대해 허가권자인 공공과 민간 사업자가 사전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동서울터미널을 2009년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했고 2011년 제안서가 제출됐으나, 사업자 변경(한진중공업→신세계동서울PFV)으로 지난해 6월 전면 재검토된 제안서가 접수돼 유관부서 기관협의 등을 진행했다. 이후 신세계동서울PFV가 협의에 따라 보완된 제안서를 지난 8월 제출했다.

동서울터미널 첨단 복합화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기도 했다. 동서울터미널은 심각한 시설 노후화로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해왔고 주변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는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들어왔다. 또한 비효율적인 차량 동선으로 터미널에 진출입하려는 버스와 택시 등 주변 차량이 뒤엉키면서 일대에 상습적인 교통혼잡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신세계동서울PFV는 사전협상 제안서를 통해 동서울터미널을 서울 동북권 광역교통 중심지이자 지역발전을 이끄는 한강변 랜드마크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복합개발을 제안했다. 연면적 35만7,000㎡(토지면적 3만6,704㎡), 최고 40층(197.5m)에 지하 3층~지상 1층 터미널과 업무·판매시설 등을 복합화하는 내용이다. 건폐율은 59.03%, 용적률은 374.46%가 적용된다.

우선 동서울터미널 지상 1층에 있는 승하차장과 주차장은 지하화(지하 1층~지하 3층)하고 조성하고 터미널 규모도 현재의 120% 이상으로 확보해 혼잡을 줄인다. 판매·업무시설이 결합한 최고 40층 높이의 복합개발을 통해 총면적은 현재(4만7,907㎡)의 7배 규모(35만7,000㎡)로 확대한다. 최상층에는 전망대가 설치돼 한강을 조망할 수 있고 한강변까지 이어지는 보행데크도 신설한다.

서울시는 사전협상 제안에 대해 공공과 민간사업자,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상조정협의회와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적정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버스터미널 단일 용도로만 활용되고 있는 해당 도시계획시설 부지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도록 도시관리계획 변경도 논의한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와 판매·업무시설 복합개발로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동북권 광역교통 중심지로서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전협상자와 긴밀히 협력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동서울터미널 개발 환영, 랜드마크 치중은 안 돼

동서울터미널은 서울 동부지역 주민들의 지방 이동 편의를 확대하는 종합터미널로서 1987년 처음 문을 열었다. 완공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동서울 터미널은 시설 노후화, 주변 교통난 등 다양한 문제를 실시간으로 겪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동서울터미널 복합개발 소식은 주민들에게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터미널이 현대화되면 집값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교통난 해소, 매연 및 그로 인한 스트레스에서의 해방 등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울터미널이 단순히 이동을 위한 통로를 넘어 여가형 정주공간 복합건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도 있다.

특히 최상층에 전망대를 설치해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 한강변까지 이어지는 보행데크를 신설한다는 점 등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레이트 선셋 한강’에 대한 의지가 드러난다. 그레이트 선셋 한강이란 아름다운 석양을 통해 한강이라는 관광 자원을 다시 보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로, 앞서 오 시장은 한강변 관람차 설치 등 구상을 제시했던 바 있다.

서울시는 이번에 개발될 동서울터미널이 한강변 랜드마크로서 기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확실히 한강변 높이 치솟은 터미널 복합 건물은 랜드마크가 될 만한 위상을 지녔다. 하지만 동서울터미널에 랜드마크로서의 기능만 생각하기엔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오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강 반포대교 남단에 띄워 올린 세빛둥둥섬도 랜드마크로서의 기능은 하나, 거기서 끝이지 않은가. 세빛둥둥섬을 띄우는 데 들어간 세금이 총 1,390억원임에도 2014년 개장 이후 적자에서 벗어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는 동서울터미널 개발이 한강변 랜드마크 조성에 치중되지 말아야 할 이유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2.0’,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 등 스스로 만들어 둔 족쇄에 이끌려 보다 더 가치 있는 선택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랜드마크로 만드는 건 좋지만 언제나 그 이상을 생각하자는 의미다.

DMC 꼴 나지 말아야… 광진구 성장 동력 될 수 있을까

한강부터 강변북로와 2호선 강변역까지 접하고 있어 입지적 이점이 매우 큰 동서울터미널이 시설 노후화 등 물리적 문제로 목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현대화 계획을 누구보다 기대하고 있는 건 주민들일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 계획이 쉽게 무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앞서 지난 2009년 서울시는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133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을 세우려 계획했으나 최종 무산됐던 바 있다. 빌딩 용지를 공급받은 서울라이트타워 측이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엔 신세계 측이 자체 개발 의지를 확실하게 보이고 있긴 하나, 절대라는 건 없다. 서울의 4대 버스 터미널 중 하나인 동서울터미널, 복합 개발이 착수되기까지 시간이 머지않았다. 현대화 개발을 통해 동서울터미널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나아가 그간 지지부진했던 성동구-광진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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