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융 비전 발표 위해 런던 찾아간 오세훈 시장, ‘여의도 금융중심지 비전 제시’ 등 해외 투자유치 총력

런던 VC들 대상으로 ‘여의도 금융중심지 비전 제시 및 핀테크 기업 IR’ 등 투자유치 총력 여의도 국제금융중심지 조성 추진하는 서울시, 해외기업 및 투자자에게 ‘인센티브’ 제공 한편, 해외 탐방 잦은 오 시장 두고 “한국 홍보 좋지만 구체적인 성과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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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열린 ‘2023 런던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런던을 찾아 아시아 금융중심지로서 서울의 금융경쟁력을 알리고,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들을 소개하는 등 해외 투자유치에 나섰다.

현재 유럽 순방 중인 오 시장은 4일 오전(현지시간) 서울시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3 런던 콘퍼런스 (LONDON Conference:Startups from Seoul)에서 ‘디지털 금융중심지, 서울’을 주제로 아시아 금융중심지 서울의 비전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세계적으로 높은 디지털 금융 사용률과 훌륭한 인프라를 가졌고, 디지털 금융산업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도시”라고 소개하면서 “여의도 국제금융중심지에 회사를 설립하는 해외 금융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외국인 금융종사자를 위해 정주환경 개선과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유치 위해 ‘런던 공략’ 나선 서울시

런던은 골드만삭스·씨티그룹 등 5천 개 이상의 금융사가 모여 있는 유럽 금융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오 시장은 시 차원의 지속적이고 확고한 금융산업 육성 지원 의지를 이곳에 전하겠다는 목표로 이번 순방에 나섰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줄리아 호겟 런던증권거래소 대표를 비롯해 런던에서 활동하는 벤처캐피털(VC)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투자자 총 30명이 참석했으며, 서울시는 이들 기업과 1:1 미팅 상담을 진행했다. 아울러 서울투자청과 런던증권거래소는 서울 기업의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 및 유럽 자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도 진행했다. 향후 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AIM 등 런던 중소기업 전문시장에 상장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내 핀테크 기업의 투자유치 설명회(IR, Investor Relations)에도 참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 앞에서 국내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분야 핀테크 기업 5개사(△호라이 존테크놀로지 △아이지넷 △에이젠글로벌 △모인 △자비스앤빌런즈)의 경쟁력을 소개하며 투자유치 지원에 나섰다. 이어 그날 오후 17시(현지시간)에는 니콜라스 라이언스 런던금융특구 시장과 면담을 나누며, 서울시의 국제금융오피스의 운영을 알리고 영국의 유망 핀테크 기업들의 서울 진출을 제안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줄리아 호겟 런던증권거래소 대표의 안내에 따라 런던증권거래소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서울시

해외 금융기업에 취득세와 재산세 등 ‘세금 감면 혜택’

이번 콘퍼런스는 서울시가 글로벌 금융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주최한 자리다. 서울시가 현재 재건축 사업을 통해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 특화형 주거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총규모 5만㎡, 국제 규격 축구장 7개가 넘는 규모의 금융지원시설과 외국인 주거시설 100여 세대 등을 포함하는 최고 54층 높이의 주상복합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여의도 국제금융중심지에 설립하는 해외 금융기업들에 제공되는 인센티브를 소개하며 “여의도 국제금융중심지에 설립하는 해외 금융기업에는 취득세와 재산세를 50%씩 감면하고, 법인 소득세는 3년간 면제 후 2년간은 50% 감면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면서 금융기업·핀테크 등의 업종에 대한 도시 건축 규제도 파격적으로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2009년 런던금융특구를 모델 삼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여의도는 현재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한다. 이러한 이유로 여의도 내 기업들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해외 투자유치를 위해 성수 IT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 사례를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반상업지구’로 설정된 여의도를 ‘중심상업지구’로 변경해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오세훈 시장과 글로벌 뷰티산업 클러스터 ‘코스메틱 밸리’의 회장 마크-앙투안 쟈메/사진=한불상공회의소

해외 탐방 잦은 서울시,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오 시장은 현재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9박11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 중이다. 작년 10월 프랑스 방문에 이은 두 번째 유럽 출장이다. 오 시장의 해외 탐방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서울과 한국을 홍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탐방 중 해외 기관과의 업무협약 체결 수확도 이 같은 평가에 일조했다. 이번 런던증권거래소 업무협약 체결 이전, 지난해 순방 길에서도 이미 프랑스 파리의 ‘코스메틱 밸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꾀한 바 있다.

그 밖에도 오 시장은 서울시 도시 개발 계획의 영감을 얻기 위해 주요 산업에서 선진문화를 이룩한 해외 지역들을 찾아다녔다. 지난해엔 파리의 도시 개발 계획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는 목적으로 톨비악, 마세나, 샹젤리제 거리 등의 많은 지역을 방문했고 이러한 영감을 광화문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7km의 구간과 강남의 수서 차량 기지와 같은 산업 공간에 녹여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해외 탐방에 들어간 세금과 시간에 비례하는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실질적으로 해외기업의 투자유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업무협약 체결 등의 과정은 무용지물이 된다. ‘영감을 얻기 위해’ 도시 탐방에 나설 때도 해당 도시가 구체적으로 서울 도시 개발 사업의 어느 부분과 연관성이 있는지 그 탐방 취지와 기대 효과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탐방을 단순 해외여행으로 여기지 말고, 탐방 목적을 뚜렷하게 세우고 보다 계획적으로 운영하여 조직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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