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 한겨울 지나 3개월 기다려야

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실내마스크 해제 시 감염 증가 주장 과학·의학계 내부의 엇갈리는 실내마스크 효용론 코로나19 팬데믹 넘어 정상화하기 위해서 신중함과 과감함 동시 필요

pabii research
사진=본사DB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실내마스크를 벗게 될 경우 감염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열린 코로나19 특별대응단 정례브리핑에서 정 위원장은 실내마스크 해제란 곧 감염을 용인하겠다는 얘기라고 강조하며 치료를 받고 나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마스크를 해제하겠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대중교통이나 의료기관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한 해제 조치를 시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아직, 고위험군에 대한 의료대응체계 확립해야

자문위는 정부가 나서서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을 때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길 수 있다며 한겨울에 고위험군 환자들의 상태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학적인 근거 없이 의무를 해제한다면 그 이후에 벌어지는 혼란들은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실내 마스크가 해제되더라도 대중교통 안이나 의료기관 시설들은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 종료가 선언되고도 한참이 지나야 안전하게 풀 수 있다고도 전했다. 

정 위원장은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호흡기융합바이러스라는 RS바이러스 등이 소아 ·청소년층에서 증가하고 있다며 비단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다른 감염병에 대한 대응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바이러스는 콧물, 열, 기침을 포함하며 중증 감염의 경우 호흡 장애도 유발하는 심한 감기와 비슷하다. 한국 MSD에 따르면 거의 모든 소아가 대부분 생후 1년부터 4세까지 감염된 경험이 있지만 완전한 면역을 제공하지 않아 국민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소아 의료대응체계 역시 미비해 다시 의료 팬데믹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해당 지침에 대해서 여러번 논의해 시일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개정되는 중인 지침들에 따르면 유증상자 외래 진료 시 시간적·공간적 분리가 원칙이었지만 완화되었고, 코로나19 PCR 음성 판정이 없으면 응급 진료가 어렵던 과거와 달리 유증상 소아 응급환자의 경우 선진료 이후에 필요한 조치를 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일각에서는 실내마스크 해제 문제가 시민들의 불편을 넘어 성장기 사회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영유아부터 단계적 완화 조치를 내세웠으나 자문단 내에서도 찬반이 갈렸고 정 위원장도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는 어느 시점을 잡아 일시에 해제하는 것이 훨씬 혼선이 줄어든다는 생각”이라고 개인 의견을 덧붙였다.

사진=본사DB

여러 국가의 일상 회복 선언, 국내 실내마스크 해제 시점은?

경기도 의사회는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와 더불어 코로나19 확진 시 격리조치까지 풀고, 코로나19 대응 체계도 개선해 법정감염병 분류체계에 맞게 2급에서 4급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유럽과 미국 등 많은 국가들이 이미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하고 일상 회복을 선언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혼란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경기도 의사회는 “우리나라가 모든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모든 장소에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유지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더욱 엄격히 적용되고 있어 자라나는 학생들의 건강권, 교육권에 심각한 침해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발표에 의해 대부분의 국민이 자연면역을 취득했다면 방역 조치로 인한 사회적 이득이 점차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덧붙였다.

과학계 연구는 마스크 착용이 비말이 부유한 상태로 머물러 있을 만한 실내 특성상 직접적인 감염 예방 효과가 높다는 결론도 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조사 결과 실내에서 국내 KF94 마스크에 해당하는 N95나 KN95를 착용했을 때 감염예방 효과가 83%까지 줄고, 수술용 마스크만 착용해도 66%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2년을 넘어가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민들이 제시하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불편함과 눈만 보이는 마스크 특성상 영유아, 청소년들의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실내 마스크에 대한 방역의 과학적 근거는 있지만 국민 대부분이 백신을 맞았고 실외 마스크가 해제되었음에도 개인 방역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도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실내마스크를 해제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났다. 당장 의무화 조치를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 위원장이 말처럼 한겨울이 지날 때까지 3개월 정도 기다리며 추이를 관찰하고 실내마스크 의무를 해제해 팬데믹 이후 사회로 발돋움해 보는 것은 어떨까.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