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프랑스에서 배운 도시계획, 수서차량기지 주거·상업시설로 바뀌나

파리 리브고슈 지역, 인공지반 조성해 주거 및 상업시설로 탈바꿈 코레일 및 정부와 협력, 용산차량기지 등도 고민할 수 있어 대전, 충남도 경부·호남선 개발에 벤치마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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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간 ‘오세훈’, ‘친환경’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2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철도 상부에 약 30만㎡ 면적의 인공 지반을 조성해 주변 지역을 연결한 리브고슈(Rive Gauche) 지역을 직접 찾았다.

오 시장은 이곳에서 “주변 지역의 토지 이용도가 굉장히 높아진 게 보인다”며 “단절된 동서남북 간 연결 기능이 매우 뛰어나고 주거나 업무 공간으로 쓰더라도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에도 철도차량기지가 여러 개 된다”며 “이제 돌아가서 오늘 본 공간의 변화를 (서울) 어디에 적용하는 게 가장 맞을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보도에 따르면 현재 가장 개발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는 수서차량기지 인근이다. 오 시장은 “아마 서울시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곳 중에 대표적인 곳이 수서 정도가 되지 않을까”라며 “아직 결정된 건 아니고 좀 더 신중하고 깊이 있게 우선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수서차량기지는 1993년 20만㎡ 규모로 조성된 곳이다. 인근에 수서고속철도(SRT)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있어 지역 자체가 서울의 동남권 관문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는 이에 “수서지역의 중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수서차량기지를 입체·복합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규제 완화로 민간 재개발 촉진한 지역 벤치마킹

파리 리브고슈 지역은 규제를 완화해 민간 재개발을 촉진한 곳이기도 하다. 파리시는 1990년대 리브고슈 지역을 개발할 당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건물의 고도 제한을 37m에서 137m로 완화했다. 이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이 전략의 핵심이 건축물 높이와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고 그 대가로 얻는 공공기여분으로 공원과 녹지를 만들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략에 따른 선도 사업이 이뤄지는 곳은 종묘~퇴계로 일대(세운재정비촉진지구)다. 비슷한 전략으로 대구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성구 상동 일대에 고도 제한을 완화하면서 녹지지구를 더 늘릴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뛰어 버블을 형성한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자 비난은 수그러든 상태다.

‘통합형 정비방식’, 통합 구역의 개방형 녹지 조성으로 도심 내 녹지 확대

서울시는 이날 오 시장이 리브고슈를 방문한 일정에 맞춰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적용할 별도의 정비사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먼저 잘게 쪼개져 있는 소규모 구역을 적정 규모 단위로 묶어 개발하는 ‘통합형 정비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통합되는 구역의 개방형 녹지는 대지면적의 35% 이상으로 조성하도록 제시했다. 이는 통상 대지면적의 30% 이상 조성하도록 하는 것보다 5%포인트 높은 수치다. 개방형 녹지 비율이 높을수록 용적률 혜택이 커지기 때문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공공기여 순부담률은 10% 이상으로 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용도지역 상향 시에는 순부담률을 20% 이상으로 해 공원, 도로 등 기반 시설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조만간 나올 법적 절차를 밟는 것보다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현재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대한 의견 청취를 완료하고 연내 고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종묘~퇴계로 일대 재정비촉진계획은 내년 8월 고시를 목표로 전면 수정하는 단계에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종묘~퇴계로 일대 사업자가 주민 제안을 한다면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연내 정비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다.

지난 7일간 ‘오세훈’, ‘친환경’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리브고슈 지역 발전 계획이 성공한 이유

철도 지하화부터 상부공간(유휴부지) 활용 및 철도 주변을 포함한 각종 개발사업과 연계한 종합 계획인 만큼 파리 리브고슈는 대표적인 복합지구의 성공모델이다.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남동쪽 2㎞에 위치한 리브고슈 지역은 파리개발공사(SEMAPA)가 1991년부터 추진한 공공주도 재개발사업이다. 센느강 인근 버려진 철로와 산업용지를 입체개발해 단절되고 낙후된 도심지를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기존 철로 위에 폭 100m, 길이 3㎞의 인공지반을 조성해 주민들이 자유롭게 강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낙후된 공장을 재정비했다.

또 인공지반 위에 상업공간(35%), 주거공간(30%), 학교(10%), 도로와 녹지(25%)로 구성된 도시를 구축했다. 특히 철도 상부를 데크화해 철도에 의해 단절됐던 도심 기능을 되살리고, 단계적 사업 추진을 통해 사업비 부담을 최소화한 대목도 예산에 압박을 받는 지자체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 7월에는 대전에서 ‘대전 경부·호남선 지하화 개발’ 계획과 관련해 리브고슈 지역 시찰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민간의 부동산 개발 계획이 중단되고 가격이 떨어진 만큼, 정부 차원에서 주요 개발낙후지역을 개선할 기회가 왔다는 판단 아래 지자체별로 이뤄질 수 있는 개발 계획을 일원화한 학습 창구를 통해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게 된다면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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