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나토(NATO) 회담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윤 대통령, 전격적인 우크라이나 방문 및 정상회담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가능성 높아져 전문가들, 단순 참여보다 장기 파트너쉽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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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간 ‘우크라이나’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MDSA R&D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담 참석을 위해 4박 5일 일정으로 폴란드-리투아니아를 방문했다. 이어 15일 우크라이나 재건 현장을 전격 방문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한국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원래는 14일 폴란드 일정을 마무리하고 15일에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급히 일정을 변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의 우크라이나 방문이며 개전 이후 아시아 국가 정상으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방문이다. 국가 정상이 전시 국가를 방문하는 일이 흔치 않은 데다, 파병, 참전이 없었던 전시 국가 방문은 한국 역사상 최초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사진=대통령실

반러시아, 반중국 연대 참가에 대한 보답

외교가 관계자들은 NATO의 정상회담에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정상과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이 초청받은 것은 대(對)러시아 전쟁을 위한 전쟁 물자 공급 요청 때문이었다고 분석한다. 현재 독일, 프랑스 등의 주요 서방 국가들은 더 이상의 우크라이나 물자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미국 입장에서는 단독 부담을 피할 수 있도록 한국, 일본, 호주 등의 주요 아시아 동맹국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전선 교착 상태가 빠르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탓에 섣불리 종결을 논의할 수는 없으나, 이번 NATO 정상회담이 전후 동유럽의 질서를 결정하는 회담적 성격이 짙다는 설명도 나온다. 과거 세계2차대전 종료 직전에 테헤란, 얄타, 포츠담 회담이 연이어 이어지며 사실상 현재의 전후 질서를 구축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의 불편한 타협 혹은 패전을 상정하고 일대의 발트 3국, 스웨덴, 우크라이나, 터키 등의 인근 국가들을 러시아 확장을 막는 방어선으로 하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전후 복구가 절실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책으로 무기 지원에 앞장섰던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주요 서방 국가에 이어 한국, 일본 등도 기술 협력 및 과거 전후 복구 경험 등을 내세워 무역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

지난 6월 2일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이르빈(Irpin)시와 전쟁 후 재건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이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중 일부를 담당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한국 건설업체들은 지난 1953년에 끝난 한국전쟁 이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도시화된 국가를 건설해 낸 경험을 강조해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에게 설득력을 얻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재건 사업 규모가 최소 520억 달러(약 6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달 18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선제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경제사절단을 여러 차례 현지에 보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투자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장은 인프라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라 자금 투입만으로 수익을 단기간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공적 자금이나 ECA 역할을 통해 전후 복구가 이뤄지고 인프라가 깔리면 본격적으로 민간 자본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당장은 민간 기업들이 직접 투자를 진행하기 보다 전후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적자금이 먼저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지난 7일간 ‘우크라이나’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MDSA R&D

중국 수출 대체재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무역 관계자들은 중국 수출길이 점차 막히고 있는 상황인 데다 건설업 경기가 불황에 빠져든 만큼,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건설업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6월 들어 무역수지가 흐자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당분간은 불황형 흑자인 상황에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 반도체 수출길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대체 수출처를 찾아야 하는 한국 상황에 최근 우크라이나 재건과 중동 건설 등지를 통한 특수가 향후 10년간 국내 건설업체들의 먹거리를 확보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터넷 언론, SNS, 커뮤니티 등에서 수집한 빅데이터 여론도 NATO 회담 참가에 따른 당장의 외교적 이득보다 장기적인 경제 협력에 주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토’ 관련 키워드로 ‘우크라이나’와 함께 ‘정상회담’, ‘협력’, ‘지원’ 등(이상 녹색 키워드)의 키워드가 함께 언급됐다. 급작스러운 정상회담이지만 이번 회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위한 정부의 의지 표현이라는 것을 여론에서 인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 무역 관련 한 투자 관계자는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가 예상되는 지역”이라며 “단순히 정권 관계자를 배치하는 것보다 장기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 전문 인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중동 지역 투자 방문을 했던 중, 10년 이상 중동 관계자들을 계속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말했을 때 중동 지역 전문 투자자라는 인상을 줘서 담당자들의 신뢰를 구축했단 사실도 함께 언급됐다. 이어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선진국들 대비 가격 경쟁력으로만 접근할 것이라 아니라 기술 이전, 사후 관리 등을 포함한 토털 패키지(Total package)로 시장에 접근해야 우크라이나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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