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 일학습병행 잡마켓 개최 ‘기업·학생 간 매칭 진행’

올 상반기 학생 1,367명, 718개 기업에서 도제훈련 받아 교육부, 2026년까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50개교 추가로 선정 “배운다기보다는 값싼 노동력만 제공한다는 느낌”이란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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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인력공단 전경/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SNS

지난 15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대전충남권역을 시작으로 부산권역(29일), 서울권역(12월 8일)에 일학습병행 ‘잡마켓’을 개최했다. 잡마켓은 지난 2020년부터 고교단계 일·학습병행(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참여기업과 학생들에게 신규 채용 기회와 기업 선택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잡마켓을 통해 올 상반기에만 1,367명의 학생이 718개 기업에 취업해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도제훈련을 받고 있다.

실제 직무, 사전에 체험하는 등 서로가 원하는 채용 이뤄지도록 매칭

지난 2015년부터 운영되어 온 도제학교는 올 9월 기준 누적 1만4,614개 기업과 2만6,436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작년 기준 57.4%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공단은 도제학생과 기업이 일학습병행 시작 전 상호 충분한 탐색으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다대다(多對多) 또는 개별면접 후 기업의 현장을 견학하거나 실제 직무를 사전에 체험하는 등 서로가 원하는 채용이 이뤄지도록 매칭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권역별 잡마켓은 도제에 참여하는 학생뿐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과 학부모, 취업준비생 등 누구나 참관할 수 있다. 채용 외에도 ▲도제학교 및 고숙련 일학습병행(P-TECH) 과정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채용안내 ▲증강현실(AR)ㆍ가상현실(VR)을 활용한 훈련장비 실습 등 다양한 부대행사와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고숙련 일학습병행 운영대학과도 연계해 도제학교 졸업 후 재직 중 전문학사 취득까지 경력개발이 가능하도록 학생과 기업 대상 컨설팅도 진행한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이번 권역별 잡마켓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의 기업에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공단은 학생들이 숙련기술인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문대 수준인 고숙련 일학습병행(P-TECH) 과정에서 4년제 학사학위 수준까지 확대하여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맞춤형 교육 활성화하고, 고숙련 전문 인재 양성 

지난 6월 교육부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고교단계 일학습병행 공동훈련센터 10개교를 신규 선정했다. 당시 특성화고 143개교가 참여하는 일학습병행 공동훈련센터는 내년에 153개교로 늘어난다. 산업계가 요구하는 현장 맞춤형 교육을 활성화하고 고숙련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교육부는 오는 2026년까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50개교 추가 선정할 방침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산업계 주도형 도제교육 확대’와 ‘일터학습 지원강화’를 국정과제 계획에 포함한 것에 대한 조치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신규 10개교를 신규 지정한 데 이어 디지털 신기술 분야, 서비스업 등으로 업종도 다양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병익 교육부 평생직업교육국장은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 우수한 인재를 충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제교육의 본래 도입 취지에 맞게 학교가 아닌 산업계가 주도하는 직업교육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그림자

한편 지난 2016년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 도제학교 10곳, 16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실습교육 내용과 기업체의 교육 훈련의 연관성이 없다는 응답이 무려 43.8%였다. 상당수 학생이 파견 기업에서 전공 관련 업무가 아닌 단순한 청소 및 잡일 등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일하다 다칠 수도 있겠다’는 응답이 65.8%, ‘자신이 산업재해를 당했거나 함께 일한 친구가 산재를 겪은 경우’도 10%에 달했다. 이에 파견 학생들은 “안전장비로는 목장갑, 작업복 등 단순 작업 도구만을 지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답변했다.

관련하여 전남도교육청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실태조사 티에프(TF)팀이 지난 2018년 10∼12월 16개 도제학교 학생 482명, 담당 교사 16명, 25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기업에서 하는 일은 기타(페인트칠, 크레인 조정, 본드 칠하기 등)가 43.9%로 가장 많았고, 청소는 20.4%, 허드렛일은 12.1%를 기록했다. 학생의 38.3%는 ‘학교와 기업에서 배운 내용이 전혀 관련성이 없었다’고 답했으며 도제학교를 마친 뒤 실제로 참여 기업에 채용된 학생은 27.4%로 나타났다. 또 3학년 학생의 53.2%는 ‘도제반을 다시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에 특성화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학교는 (경기도형 도제학교에 대해) 현장실습이란 표현보다 도제란 표현을 썼는데 내부평가나 외부평가 등이 없어 우리(경기도형 도제학교 참여 학생)는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며 “학교가 우리를 속였구나, 어차피 이거 해도 취업 못 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에서 하는 일은 실밥 뜯기와 가위법 내기 등 학교에서 이미 배운 것들이었다”며 “뭔가를 배운다기보다는 값싼 노동력만을 제공한 느낌”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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