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정몽구 재단 ‘H-온드림’ 사업 참여 스타트업, 반년 만에 매출 63억 달성

온드림 펠로 선발 기업, 63억 매출 달성·49억 규모의 투자 유치 등 우수한 성과 올렸다 현대차가 스타트업 육성에 뛰어든 이유는 업계 변화 속 생존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제로원 벤처펀드 규모 2,000억으로 늘리고,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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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하 재단)은 지난 전날 서울 명동에 위치한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파이널 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공유했다고 23일 밝혔다.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는 2012년부터 사회적 경제 기업과 임팩트 스타트업(사회 문제를 해결해 사회적 영향력과 수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진행된 사업이다. 현대차그룹과 재단은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사업을 통해 올해 9월까지 294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했으며, 5,195개의 일자리를 조성했다.

H-온드림 A~C 트랙으로 구분해 맞춤형 지원 제공, 일자리 창출과 특허 출원 등의 성과 나와

특히 2021년부터는 △예비 창업~법인 3년 차 스타트업의 시장 검증을 지원하는 ‘H-온드림 A(Adaptive Incubating)’ 트랙 △연 매출 1억원 이상 스타트업의 성장 가속화를 지원하는 ‘H-온드림 B(Business Accelerating)’ 트랙 △현대차그룹과 협력하여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H-온드림 C(Collective Environment Action)’ 트랙으로 모집 단위를 세분화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10기 펠로들은 선발 후 약 6개월간 △63억 2,000만원의 매출 달성 △49억 6,000만원 규모의 투자 유치 △79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55건의 MOU 및 28건의 계약 체결 △33건의 특허 출원 △각종 경진대회 및 공모전에서 16건의 수상 등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A 트랙에서는 △친환경 종이팩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필리’ △식품 부산물을 재사용한 친환경 식품으로 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리하베스트’ △무독성 천연 흡수체 ‘셀라텍스(CELLATEX)’가 첨가된 유기농 생리대를 제조·판매하는 ‘이너시아’ △친환경 소재만을 사용한 하이브리드 골프웨어 ‘에이븐(Aven)’을 제작하는 ‘쿨베어스’ △대체 원육으로 육류 소비 없이도 지속 가능한 음식 경험을 제공하는 ‘위미트’가 우수 펠로로 선정됐다. B 트랙에서는 △폐이차전지 분리막을 재활용해 기능성 리사이클 소재를 개발한 ‘라잇루트’가 수상했다. C 트랙에서는 △지능형 수륙양용 로봇을 활용해 차세대 수질 모니터링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트와’가 선정됐다.

정현곤 사회적기업진흥원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기후 위기와 양극화 등 복합적인 사회문제가 심화함에 따라,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서 사회적 기업을 비롯한 사회적 경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혁신적인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가의 산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

스타트업, 현대차 ‘오픈 이노베이션’의 핵심 열쇠

현대차가 스타트업 육성에 이토록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1년 말 개최된 ‘컴업 2021’ 행사에서 현대차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실현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스타트업 육성’을 제시했다. 2018년에는 사내 창의 인재와 외부 초기 스타트업 육성을 보조하는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플랫폼인 제로원을 신설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하는 이유는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혁신은 곧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자동차 산업은 과거 승차감, 소음, 안정성, 연비, 내구성 ‘5대 성능’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모빌리티가 전동화되며 모든 진입 장벽이 무너졌다. 5대 성능 노하우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제 자동차 업계 경쟁의 중심축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UX, 배터리로 옮겨가고 있다.

자동차 산업 전반의 판도가 바뀌며 전통 기업들은 줄줄이 위기에 처했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혁신’과 ‘아이디어’라는 새로운 무기를 준비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컴업 2021 행사 당시 현대차 CVC팀 신성우 상무는 “누구든 혼자만의 힘으로는 승자가 될 수 없다. 미래는 예상을 못 하지만 미래는 만들어 나가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 차와 협력 중인 100여 개의 스타트업처럼, 많은 창의 인재들이 함께하길 바란다”는 발언으로 스타트업 육성 의지를 확인한 바 있다.

제로원의 ‘통 큰’ 투자, 2023년 2,000억 벤처펀드 결성

제로원은 이후 전략적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거듭났고,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펀드를 조성하며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룹 내부 현업팀이 발제하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협업 가능한 외부 스타트업을 소싱하고, 시드부터 시리즈 A 단계의 투자를 진행하며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식이다.

제로원은 2018년 설립된 이후 현재까지 54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내년에는 올해 결성한 펀드(800억원)의 2.5배 규모인 2,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결성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펀드를 통해 투자할 스타트업도 50여 곳으로 올해(24곳) 대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그룹 내 사내벤처 육성사업인 ‘제로원 컴퍼니빌더’, 소셜벤처 육성 사업인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등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강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과 반도체 등 부문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 것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현대차에게도 윈-윈 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모빌리티뿐 아니라 다양한 부문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보조

현대자동차는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협업하는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장할 경우 자사 경쟁력이 강화되고, 오픈 이노베이션 실현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창업진흥원, 한국벤처투자 등과 함께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복합전시공간인 ‘피어17’에서 개최한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 행사를 후원한 현대차는 협업 스타트업을 위한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피어17에 참가한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은 세계를 향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현대차 공동관’에는 제조 분야 특화 인공지능(AI) 기업 마키나락스, 정밀지도 제작업체 모빌테크, 친환경 가죽 제조기업 마이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업체 포엔, AI 학습용 데이터 플랫폼기업 테스트웍스, 가상발전소 소프트웨어업체 식스티헤르츠 등이 참여했다. 노규승 현대차 제로원 팀장은 “(현대차가) 직접 대응하기 힘든 분야의 기술력을 유망 스타트업을 통해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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