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혁신역량 키우기, 경기연구원이 제안하는 방안은?

경기도 혁신성장 역량, 양적으론 우수하지만, 질적으론 미흡해 경기연구원, ‘경기도 혁신성장 역량 진단 및 정책추진 방향’ 보고서 발간 보여주기식 제안뿐? ‘진짜’ 질적인 성장을 위한 정책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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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기연구원

경기도의 혁신성장 역량이 기업 수 등 양적으로는 우수하지만 벤처투자 규모와 스마트공장 수준 등 질적인 면에서는 미흡한 만큼 스타트업 육성,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산업전환, 혁신클러스터 고도화 등의 정책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26일 경기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경기도 혁신성장 역량 진단 및 정책추진 방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경기도의 창업기업 수는 44만 개사(2021년)로 전국 141만 개사 중 17개 시도 중 가장 큰 비중인 31.1%를 차지하고 있다. 신규 벤처투자는 1조3천71억원(2021년)으로 전국 2위 수준이지만 서울 4조4천243억원에 비해 30%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도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창업기업 수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국 중소제조업 사업체는 58만 개사(2020년)로 전국 대비 31.7%를 차지해 17개 시도 중 1위다. 전국 스마트공장 도입기업 중 가장 많은 25.3%(2022년)가 경기도에 소재하고 있다. 스마트공장 공급기업은 서울시에 31.5%, 경기도에 22.0%가 있어 경기도 스마트공장 기술경쟁력은 서울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는 전국 대비 녹색산업 사업체 수의 23.9%, 종사자 수 26.8%, 매출액 28.4%를 차지해, 17개 시도 중 녹색산업이 가장 발달해 있다.

창업보육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 1인 창조기업, 중장년 기술창업 등 전국에 조성된 창업 인프라는 총 590개이며, 이 중 경기도가 104개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의 산업단지와 혁신클러스터, 창업 인프라의 양적 수준은 전국 최고 수준이며 향후에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가 혁신성장 역량이 17개 시도 중 상위권이며 특히 물적·인적 혁신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나, 양적 역량에 비해 질적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크게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실현, 혁신역량의 질적 성장으로 제시하고 ‘스타트업 육성’,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산업전환’, ‘혁신클러스터 고도화’ 등 4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사진=경기연구원

배영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는 전국 17개 시도 중 혁신역량이 최고 수준으로 이를 활용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침체와 혁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과제 추진이 필요하다”라며 “지속 가능한 혁신성장을 위해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 ‘중소제조업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실현’, ‘혁신거점의 특성화와 고도화’ 추진 등을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추진 현황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를 발표해, 향후 5년간 혁신성장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TIPS 프로그램을 확대 지원하고, 글로벌 유니콘 기업을 발굴・육성해 스케일업 지원에 나선다. 벤처투자 활성화 및 대학을 창업거점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해준다. 이를 위해 TIPS 예산을 확대하고 TIPS 프로그램 내 딥테크 분야를 신설해 지원 규모와 기간을 차별화한다. 글로벌 VC 연계 지원을 통해 세계 수준의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하고 해외 창업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창업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촉진한다. 또한 투자시장 위축 전망에 따라 벤처투자를 위한 모태펀드를 확대하고 청년・여성 등 과소 투자영역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창업 중심대학을 확대해 거점대학과 신산업벨트를 연계해 사업화까지 패키지 지원이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는 스마트 제조혁신(스마트공장) 확대, 산업 데이터 플랫폼 구축, 스마트 산단 고도화를 추진한다. ‘제조 디지털 전환 클라우드 플랫폼(DTaaS)’ 구축 및 미래형 선도 스마트공장을 추가 보급(신규 공급 스마트공장의 40% 이상을 고도화 공장으로 보급)한다. 산업 데이터 활용 촉진을 위해 데이터・인프라 사업간 연계 및 표준화를 통한 데이터 활용 기반을 강화한다. 산업단지 내 스마트공장 수준 향상을 지원하며 클라우드형 스마트공장, 메타버스 팩토리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공장 첨단화도 지속해서 추진해나간다.

혁신클러스터 강화 및 지역혁신 활성화를 위해서는 클러스터·메가시티별로 신산업 선정·육성해 강소도시에 상생형 일자리 확대에 나선다. 디지털화·그린화, 맞춤형 지원을 통한 산업단지 고도화 및 창업 거점화를 추진하는 등 기업 중심의 클러스터 경제 혁신 기반을 확충한다. 지역 주도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혁신자원 집적도 등을 고려해 국가혁신클러스터를 육성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유망 신산업 거점지역 인프라를 확충한다. 또한 지역 대학·연구소 등 혁신 주체 간 협력체계 구축 및 공간상 집적을 지원하고, 연구개발 특구(광역특구, 강소특구) 확산 및 고도화를 끌어내며, 신규 연구산업진흥단지를 지정해 나갈 계획이다.

경기도 혁신성장 역량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기술 기반 업종 창업기업 중 경기도 비중이 35.1%로 가장 높고 서울시가 2위(23.7%)에 머물렀다. 경기도는 창업기업과 기술 기반 창업기업이 가장 많은 지역이면서 증가율 또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창업 활동이 활발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도 신규 벤처투자는 2021년 기준 1조3,071억원으로 서울 4조4,243억원과 비교하면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창업기업 수는 전국의 1/3 수준이나,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18.5%로 기업 수 대비 신규 투자유치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창업기업 규모 대비 창업투자회사가 매우 적은 수준으로 스타트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지리적 접근성이 낮은 상황이다. 경기도는 중소제조업 비중이 가장 크고 스마트공장 도입기업 또한 가장 많지만, 스마트공장 기술 역량을 보유한 스마트공장 공급기업은 서울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중소제조업 사업체 수는 전국 대비 31.7%를 차지하고 종사자 수는 전국 대비 35.2%를 차지해 17개 시도 중 1위다. 전국 스마트공장 도입기업 중 1/4이 경기도 중소기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스마트공장 공급기업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시로 31.5%를 차지(경기도는 전국 22.0%)한다. 경기도는 전국 대비 녹색산업의 사업체 수, 종사자 수, 매출액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화성시가 녹색산업 비중이 가장 크다. 경기도는 전국 대비 녹색산업 사업체 수의 24.0%, 종사자 수 26.8%, 매출액 28.4%를 차지해 17개 시도 중 녹색산업이 가장 발달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화성시가 녹색산업 사업체 수 비중 11.0%, 종사자 수 비중 14.9%, 매출액 비중 21.7%로 녹색산업 규모가 가장 크다. 또한 경기도는 산업단지와 혁신클러스터, 창업 인프라 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총 1,263개 산업단지 중 일반산업단지가 55.6%, 농공단지가 37.7%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경남(16.2%), 경기(15.2%)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전국 62개의 클러스터 중 경기도에는 5개의 클러스터가 조성되어 있으며 향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창업보육센터 지역별 비중은 경기 18.7%이며, 경기도에는 혁신기관(연구기관, 테크노파크 등)이 44개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성장 정책추진 방향

경기연구원에선 경기도 민선 8기 혁신성장 정책 방향을 크게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과 ESG 실현, 혁신역량의 질적 성장 추진으로 제시했다. 먼저 스타트업 육성 정책 방향으로 탄소중립(기후 기술) 스타트업 육성, 스타트업·스케일업 펀드 조성, 민간투자 연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 확대, 스타트업 거점 네트워크 구축, 경기도 스타트업 DB 구축을 제안했다. 유망 스타트업의 발굴, 스타트업의 데스밸리 극복, 글로벌 유니콘 기업 창출 등을 통한 경기도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신규 펀드를 조성한다. 민간투자 연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 확대를 위해선 경기도 민간투자 연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 내 BIG 3(시스템반도체, 미래 차, 바이오) 분야에 대한 스케일업 지원 분야를 신설하고 예산을 확대한다. 또한 스타트업 혁신거점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선 16개 벤처창업 지원센터를 통폐합하고 경기도 8개 권역으로 구분해, 권역별 스타트업 혁신거점을 구축하고 전문적인 창업을 지원한다. 스타트업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 통계 DB 구축 및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정책 수립 근거 확보하고 창업기업의 동향 및 현안에 대한 창업기업의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창업 정책 수립 근거로 활용한다.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정책 방향으로는 스마트공장 추진 사업 고도화, 디지털 트윈 제조혁신 테스트베드 구축, 디지털 트윈 기반 탄소배출 모니터링 플랫폼 구축, 디지털 밸류체인 협업 지원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스마트공장 추진 사업 고도화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스마트제조 공급기업과 협업하고, 혁신적인 제조 장비를 이용한 수준 높은 시스템 구축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와의 협업을 추진한다. 생산 공정, 프로세스 사이클, 자동화 설비의 가상화와 실증을 통해 최적의 모델을 설계, 혁신클러스터와 산업단지 등 제조혁신 거점을 중심으로 디지털 트윈 제조혁신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해 시뮬레이션 데이터 수집한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반 탄소배출 모니터링 플랫폼을 구축해서 데이터 표준을 마련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개발하고 탄소배출 데이터 거래와 상호 연계를 위한 표준을 마련해, 지역별 산업단지 및 제조혁신 거점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제조업 산업 내 기업 네트워크를 디지털 기술로 구현해, 거래와 협업을 통한 생산성 향상 및 의사결정 효율화 달성, 산업별 데이터 통합 및 거래를 할 수 있는 디지털 협의체를 구축한다.

혁신클러스터 육성 정책 방향으로는 권역별 혁신거점 특성화와 고도화 추진, 지역 미래 신성장 산업 유치 공간 확보, 경기 북부지역 테크노밸리 활성화 지원 확대를 제안했다. 권역별 혁신거점 특성화와 고도화 추진을 위해 권역별 혁신 기반 시설 구축, 경기도 혁신클러스터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 테크노밸리 혁신 기반 구축, 권역별 혁신클러스터 특성화 및 경쟁력 제고 프로그램 마련한다. 3기 신도시 지역(대장, 왕숙, 창릉) 등에 조성되는 기업 유치 공간은 규모와 입지 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기존 테크노밸리와 상호연계 추진해 지역 미래 신성장 산업 유치 공간으로 확보한다. 이어서 경기 북부지역 테크노밸리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 고양테크노밸리는 영상기술 관련 혁신지원 기반(인력양성)으로 지원하고, 양주테크노밸리는 스마트 제조혁신 기반 구축을 검토한다.

경기도의 혁신성장을 위해 경기연구원이 여러 방안을 제안했지만, 자칫하면 단순 보여주기식의 정책 제안처럼 보일 수도 있다. 경기도의 혁신성장이 질적으로 향상되기 위해선, 혁신기반시설 구축, 미래신성장산업 유치 공간 확보 등 겉으로 보이는 정책들보다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원 연구 과정에 지원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언뜻 그럴싸해 보이지만 정작 현장에서 적용하기 힘든 정책으로는 해당 산업 분야의 질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혁신 기술을 키우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한 전문화된 인력을 양성하여 그들이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관련 기술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좀 더 현실적이고 적용 가능한 정책에 대한 고민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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