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옥의 삼위일체 : OTT·웹소설·웹툰 불법 공유 – ③ 콘텐츠 생산자들의 피,땀,눈물

불법 공유로 우울증 치료받은 작가들… 7명중 4명 꼴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는데 한계 있어… 구글 등 플랫폼 기업 책임있는 자세 필요 2021년 음악 산업 7년째 성장 기록중…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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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불법 유통은 한국저작권 보호원 10대 이슈 전망 조사에서 지난 3년간 꾸준히 상위 이슈로 선정돼왔다. 2020년 8위, 2021년 7위, 2022년 4위로 매년 그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문제다. 소위 K-콘텐츠의 글로벌한 부상에 기생하여 불법복제 및 유통이 전 세계적으로도 증가하고 있어 플랫폼과 창작자 모두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문화 콘텐츠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고 제도가 미비해 불법 공유 사이트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사이트의 제작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지만, 적절한 제재 시스템의 부재도 주요 요인이다. 결국 피해는 우리 사회의 몫이라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불법 공유 사이트의 궁극체 :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콘텐츠에 대한 침해는 인터넷과 함께해 왔고 다양한 불법 서비스는 기술과 함께 진화해 왔다. 그야말로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1세대 불법 공유는 음악 불법 공유로 시작됐다. 1999년 시작된 Napster는 한국 소리바다의 원형이다. 2세대는 Gnutella로 p2p가 확장되기 시작했고 3세대인 eDonkey2000와 같은 P2P 서비스로 온라인 동영상 불법 복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 때 한국에서도 ‘P2P’하면 당나귀나 프루나 같은 이름이 유명했다. 이러한 프리웨어들이 불법 공유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작권자의 여러 소송과 유료화로 인해 2006년 9월에 사실상 서비스가 종료됐다.

같은 해 비트토렌트는 eDonkey2000과 같은 중개 서버 없이도 사용자 간에 파일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토렌트라는 파일 공유 방식을 개발했다. 토렌트는 일반적인 파일 공유 방식과 달리 다운로드와 동시에 공유 서버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다운로드하는 것만으로도 저작물을 배포하고 공유함으로써 저작권 침해 명목으로 범죄자가 될 수 있었다. 범죄자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료로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장점과 편리함 덕에 토렌트 이용자가 정말 많았다. 영화나 드라마 이름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영화 이름.torrent’가 자동으로 뜰 정도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웹하드라는 독특한 형태의 불법 서비스가 등장했다. 일종의 공용 클라우드와 같은 인터넷 파일 관리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웹하드에 접속해 인터넷에서 일정 용량의 저장공간을 확보해 언제 어디서나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웹하드 업체는 업로더가 음악, 방송,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자는 거의 무료에 가까운 패킷 요금만 지불하면 웹 호스팅 업체와 업로더가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도 pc방 등에 가입하면 사은품으로 웹하드 쿠폰을 지급하는 곳이 있다. 그 결과 영화사와 방송사는 웹하드의 불법 공유로 인해 큰 손실을 입었고, 특히 영화는 극장 개봉 후 비디오, DVD 등 오프라인과 VOD 시장을 잃었다. 웹하드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자 방송, 영화, 음악 업계에서는 P2P 서비스 사업자에게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한 보다 강력한 의무와 책임을 요구했다. 유료화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프루나, 범죄 이력의 가능성과 더 편리한 공유 방식으로 인해 사라진 토랜트를 뒤로 하고 떠오른 웹하드. 웹하드는 저작권법에 포함되어 양성화됐지만 ‘웹하드 카르텔’ 등 이미 이때부터 범죄의 온상으로서의 불법 콘텐츠 유통 카르텔의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등장한 유튜브는 당시엔 UCC의 특성을 악용하여 저작권 침해가 빈번했다. 사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초기 유튜브 또한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에 유튜브는 콘텐츠 ID라는 자체 콘텐츠 검증 기술을 개발하여 탑재하는 등,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고 불법 업로더가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업적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수익화 옵션을 마련했다. 이제와 유튜브에서의 저작권 침해는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지만, 유튜브가 아닌 다른 중국 등 해외 UCC 사이트에 드라마, 영화 등의 동영상을 비공개로 업로드하고 링크만 제공하는 이른바 스트리밍 사이트가 등장했다. 이러한 사이트는 해외 서버에 올라와 있는 유명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대한 링크를 모두 제공한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는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관리하기 위한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할 필요 없이 링크만 제공하면 된다.

불법 스트리밍/링크 공유 사이트로 인한 피해 현황

한국저작권보호원의 2022 저작권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불법 공유 사이트들은 2021년에만 92,580건의 불법 저작물을 유포했다. 한편, 직접적으로 저작권 침해행위를 행한 주체는 불특정 다수인 경우가 많아 저작권자로서는 그 침해행위를 일일이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불법 공유 사이트는 저작권 침해행위를 통해 너무나 손쉽게 막대한 규모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기존 저작권법은 불법 공유 사이트의 책임을 제한하는 등 침해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해 기존 저작권법과 판례에서 다루지 않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다양한 링크를 통해 불법 저작물에 접근하는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들의 일시적인 복제 행위에 대해 불법 공유 사이트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가 이에 해당한다. 법은 느리고 뒷구멍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불법 공유 사이트의 월 방문자 수는 약 4,540만 명으로, 넷플릭스, 디즈니+ 등 합법적인 콘텐츠 플랫폼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밀러웹의 정확한 산출 방식을 짐작하긴 어렵지만 중복 방문자 수를 감안해서  4,540만명의 4분의 1을 실제 이용자라고 추산하더라도 1135만명이다. 1,300만 명의 국내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는 불법 공유로 인해 한 달 동안 국내 매출에 해당하는 손실을 입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손실액은 제일 저렴한 베이식 요금제를 기반으로 계산해도 9,500원 x 1135만명 = 1,078억2,500만원에 달한다. 불법 공유 사이트에서 넷플릭스만 공유되고 있지는 않으니 디즈니+, 왓챠 등 다른 서비스까지 포함한다면 손실액은 몇백%로 커진다. 2020년 당시 국내 최대 불법 애니메이션 공유 사이트 ‘애니24(Ani24)’의 운영자가 검거되고 난 후, 국내 유일의 애니메이션 OTT 업체인 ‘라프텔’의 가입자 수는 98.5%, 이용자 수는 94.7% 증가했다. 매출액은 49.7% 증가하는 등 합법적인 창구로 이용자가 이동하는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합법적 콘텐츠 플랫폼들이 입고 있는 피해를 추산할 수 있다. 

불법 공유 사이트의 영향은 금전적 손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콘텐츠 제작자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들이 불법으로 콘텐츠를 즐기면 플랫폼과 제작자 모두 잠재적인 수익을 잃게 되고, 이는 작가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정신적 피해를 유발한다. 불법 복제로 피해를 입은 작가들을 인터뷰한 결과, 불법 공유가 시작되면 유료 판매액 손실이 전체 수입의 70~80%에 달했으며, 7명 중 4명은 우울증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못한 일부 작가들은 불법 복제가 수입과 정신 건강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강조하며 저작권 보호 강화를 위한 캠페인을 직접 벌이고 있다. 과연 이러한 상황을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 불법 공유 사이트는 웹툰과 웹소설의 주 독자층인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법 행위의 통로가 되고 있다.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는 금전적 손실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 침체로 이어져 결국은 작가와 독자,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불법 공유 사이트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구글과 같은 검색 플랫폼은 현재 불법 검색 결과를 노출해 트래픽을 유도하고 있는 불법 웹툰 검색을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재 DRM이나 블록체인과 같은 디지털 기술은 불법 복제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콘텐츠의 불법 유통을 막을 수 있는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불법 공유 사이트의 증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히 OTT 플랫폼, 웹툰 및 웹소설 작가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분야를 막론하는 불법 공유의 영향은 금전적 손실에 국한되지 않고 작가의 생계와 정신 건강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불법 공유 사이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콘텐츠 창작자와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시급하다.

음악 산업에서 얻는 교훈

2000년대 초 비슷한 위기에 직면했던 음악 산업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당시 P2P 불법 다운로드의 증가로 인해 음반 판매량이 급감했다. “00차트 100 모음집.zip”같은 파일이 흔히 돌아다녔던 시대다. 음악 산업의 미래는 암울해 보였지만 합법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으로 음악 산업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국제 음반 산업 연맹(IFPI)의 2022 글로벌 음악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음악 산업은 2020년에 비해 18.5% 성장하여 259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7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음악 산업에서 합법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공은 불법 다운로드를 퇴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유료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21.9% 증가한 123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세계 음반 시장의 성장을 공고히 했다. 음악 업계의 경험은 불법 복제 및 유통에 맞서기 위해 동일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콘텐츠 분야에 귀중한 교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불법 공유 사이트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인 의식 및 제도적 개혁이 필요합니다. 유형의 재화를 무단으로 가져가는 것뿐만 아니라 불법 복제 및 배포된 콘텐츠의 공급과 소비도 엄연한 불법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콘텐츠는 도둑맞는다고 하여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불법으로 유통되면 무제한으로 재생산되고 확산될 수 있어 그 피해를 막기 어렵다.

일부 작가들의 몸부림 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근본적으로 콘텐츠 플랫폼과 정부가 불법 복제 및 유통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기업은 사용자 친화적이고 고품질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투자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를 유치해야 하며 사용자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서비스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콘텐츠 업계는 합법적인 시장을 육성하고 수익을 창출하여 불법 사이트로 인한 시장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불법 공유 사이트로 인한 피해는 콘텐츠 제작자, 플랫폼, 소비자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시급한 문제다. 음악 산업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콘텐츠 업계는 콘텐츠의 미래를 위해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법률 서비스 개발과 의식적, 제도적 개혁을 이끌어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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