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에 러브콜 받은 엔닷라이트, 80억 투자 유치

비전문가용 3D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 ‘엔닷캐드’ 운영 네이버, 앤닷라이트에 “뛰어난 3D 기술력 보유한 기업” 호평 최근 NFT로 수익을 만들고자 하는 성인들 가입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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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3차원) 콘텐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엔닷라이트가 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8일 발표했다. 벤처투자업체 IMM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한 이번 투자에서는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AC) ‘네이버 D2SF(D2 Startup Factory)’가 후속 투자를 했다.

엔닷라이트는 지난 2021년 K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지난해 네이버 D2SF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서 후속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네이버 D2SF로부터 공동으로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우상훈 네이버 스마트스튜디오 책임리더는 “엔닷라이트는 뛰어난 3D 엔진 기술력을 보유한 보기 드문 파트너사”라며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엔닷라이트

청소년도 전문가 수준 3D 제작해 메타버스에서 활용

3D 콘텐츠는 기계, 조선, 제조와 같은 하드웨어(HW) 분야뿐만 아니라 이제는 게임, 애니메이션, 디지털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엔닷라이트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니티, 로블록스, 제페토 등 다양한 게임과 메타버스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 ‘엔닷캐드’를 개발해 운영한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3D 콘텐츠를 자유롭게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한편 2003년 덴마크에서 시작한 3D 게임 개발업체 유니티는 이제 3D 콘텐츠 개발용 소프트웨어 제공 기업으로 탈바꿈해 수조 원의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됐다. 유니티가 보유한 게임 엔진은 게임 속 화려한 그래픽을 그려내고 캐릭터의 움직임을 실제 현실처럼 재현해 내는 프로그램이다. 주로 게임에만 쓰이다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실사(實寫) 수준의 그래픽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면서 영화와 광고, 건축 설계 분야에까지 폭넓게 쓰이고 있다.

엔닷라이트 관계자는 “기존 3D 디자인 소프트웨어는 전문가용으로 일반인이 사용하기에 어려웠다”며 “엔닷캐드는 10대 청소년도 쉽고 빠르게 전문가 수준의 3D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엔닷라이트는 자체 3D 엔진을 보유할 만큼 높은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엔닷캐드는 기존 전문가층이 아닌 입문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용자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생산하고 싶어 하는 10대다. 서비스 출시 1년이 지난 현재 전체 이용자의 60%가 10대이며, 엔닷캐드에서 만들어진 3D 제품은 30만 건 이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용자들의 1회 평균 사용 시간은 277분 정도로, 높은 몰입도를 나타내고 있다. 또 어린 자녀에게 교육을 해주고 싶은 부모나 교사, 강사로 이루어진 40대 가입률도 높은 편이라고 회사는 전했다. 엔닷라이트 관계자는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시장이 성장하면서 NFT로 수익을 만들고자 하는 성인의 가입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스마트에디터와 함께 개발한 웹 기반 3D 디자인스튜디오는 기존 엔닷캐드의 사용성을 한층 더 높인 제품으로, 올해 상반기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게임, 메타버스, 애니로 확장하는 3D SW

엔닷라이트는 메타버스 속에서 가상공간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에서 어린이를 상대로 한 교육 사업, 메타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을 상대로 관련 플랫폼과 솔루션을 대신 제작해 주는 기업용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엔닷라이트 관계자는 “다양한 이용자들에게 간편한 3D 콘텐츠 창작 환경을 제공하고 클라우드(가상저장장치) 기반의 3D 콘텐츠 마켓을 구축해 B2B 영역에도 활발히 진출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플랫폼, 커머스 업체, 인테리어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글로벌 기업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영 엔닷라이트 대표는 “전문가용 프로그램 일색인 3D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전문가 아닌 10대의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들이 손쉽게 상상을 3D 콘텐츠로 만들 수 있도록 돕도 싶다”며 “손쉽게 전문가 수준의 3D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서비스를 무기로 콘텐츠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 벤처 업계 관계자는 “3D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크리에이터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일반인도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예전에는 일반인 수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드물었고 고성능의 컴퓨터도 필요했지만, 이제는 사양이 낮은 컴퓨터에서도 작동하는 3D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지브러시

3D SW 시장은 이미 격화 상태

인벤터, 3D맥스, 스케치업, 지브러시, 블렌더 등 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들도 과거엔 주로 기계나 건축, 인테리어 분야에 쓰였지만 이제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메타버스, 영화 등 대중적인 분야에서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3D 컴퓨터 그래픽 제작 소프트웨어 ‘블렌더(Blender)’는 아직 국내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이용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다른 프로그램과 연동 없이 블렌더만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기본으로 내장된 렌더 엔진은 사용성 측면에서 유료 프로그램을 능가하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또 인벤터(Inventor)는 속성 변환 등의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오토캐드와 호환이 가능해 작업 능률을 높여주며 청소년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많은 유저의 호평을 받고 있다.이처럼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3D 콘텐츠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시장이 격화되는 가운데, 엔닷라이트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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