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모데이’ 개최, VC·협회 협력으로 ‘AI 국난’ 헤쳐간다

한국인공지능협회·헥사곤벤처스, ‘제1회 Value-Up Demo Day’ 개최 폐쇄적 협회 vs 개방적 VC는 견원지간 “이래선 죽도 밥도 안 돼” 생성형 AI로 촉발된 ‘AI 국난’ 헤쳐가기 위해선 상호 간 ‘협력’ 필수

pabii research

오는 21일 한국인공지능협회와 헥사곤벤처스가 함께 AI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제1회 Value-Up Demo Day'(이하 데모데이)를 개최한다. 데모데이에 참가한 스타트업에겐 자사의 기술을 소개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기술 개발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에 대한 다양한 협력도 도모할 수 있다.

1부 행사에선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목적 안내와 함께 생성형 AI 기술인 챗GPT(ChatGPT) 활용 방안,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AI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육성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환경을 구축하겠단 계획이다. 2부 행사에선 AI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술 소개 및 피드백 시간을 갖는다.

이번 데모데이 행사를 통해 각종 AI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인사이트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챗GPT의 등장으로 세계는 말 그대로 ‘쇼크’ 상태에 빠졌다.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 전 단계인 과도기 상태에 접어든 것이다. 데모데이 행사는 AI 스타트업들이 이 같은 과도기 상태를 헤쳐 나갈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돕겠단 취지에서 구상됐다.

헥사곤벤처스와 한국인공지능협회, 국내 최초 학회·VC 협력 사례

헥사곤벤처스는 벤처투자와 비상장투자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펀드를 주로 운용하는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로, 전망이 기대되는 초기 기업 선발 및 직접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투자 외 개인을 대상으로 조합 설립 및 청산까지 지원하는 건 헥사곤벤처스를 이루는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헥사곤벤처스와 함께 걸어가는 스타트업들은 경영·사업 전략 및 시장 분석, 해외 진출·신사업 전략 구성, 후속 투자 유치 방안 개척 등에 대한 솔루션을 받아볼 수 있다.

한국인공지능협회는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업, 기관, 연구소, 개인 등 다양한 주체들의 교류를 촉진하고 회원사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회다. 한국인공지능협회에는 약 600개의 AI 및 데이터 전문 기업이 회원사로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공지능협회와 헥사곤벤처스는 상부상조하는 관계로, 이는 협회와 VC(벤처 캐피털)가 협력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다. 이들은 지난 1월 상호 협력 아래 50억원 규모의 AI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당시 헥사곤벤처스의 김재욱 대표는 “본 펀드를 통해 기업 성장에 도움 되는 투자, 스케일업 멘토링 등 실질적인 도움을 스타트업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펀드 조성 목적을 설명했다.

사진=pexels

협력 사례 점점 늘어, “AI 국난 돌파 역량 강화될 것”

최근 세계는 생성형 AI 챗GPT에 의한 국난으로 각종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학 과제 및 시험에 챗GPT가 끼어드는가 하면 모 스타트업에선 챗GPT를 기반으로 한 문제 생성 AI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인간만이 할 수 있으리라 여겨졌던 소설, 시, 시나리오 창작도 이제는 AI가 해내는 시대다.

이 같은 ‘AI 국난’을 헤쳐 나가기 위해선 학·협회와 VC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당초 학·협회와 VC의 관계는 견원지간이었다. VC는 개방적인 면모를 강하게 지닌 반면 학·협회는 폐쇄적인 성향이 짙었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학·협회는 주무관청이 어디인지 결정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릴 정도로 만들기 쉽지 않다. 어렵사리 만든 학·협회가 자신들의 이익을 강하게 추구하는 이익집단이 될 수밖에 없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들의 갈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표적인 예시가 법률 플랫폼 ‘로톡’과 변호사협회 간의 갈등이다. 로톡은 자신을 제대로 홍보할 길이 없는 변호사들에게 홍보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플랫폼이었으나, 변협은 소속 변호사들이 로톡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징계에 처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 VC를 자신들의 밥그릇을 앗아가는 주적으로 간주하며 적대시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헥사곤벤처스와 한국인공지능협회의 협력을 필두로 학·협회와 VC 간의 협력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국가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는 사단법인 넥스트와 협력해 탄소중립 녹색성장 분야를 주도하고 있으며, ‘씨오톡'(COtalk) 운영사 런인베스트는 벤처기업협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보다 다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학·협회와 VC 간의 협력은 글로벌 추세다. 지난 11월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로펌 굿윈은 학술 기관과 협력해 생명과학 스타트업을 위한 텀 시트를 개발, 생명과학 스타트업이 초기 거래 협상 시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인 바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과 민간 투자 그룹 스위스 벤처 그룹은 양사 협력을 통해 전용 센터를 설립함으로써 연례 임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유럽 VC 시장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자국의 벤처 자산 관리 역량을 강화한 것이다.

세간에 이런 말이 있다. 창업은 곧 실패요, 실패는 곧 성공이다.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을 시사함과 동시에 실패 가능성이 높음도 함께 강조하는 문구다.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그 중엔 혼자선 힘에 부치는 일도 많다. 스타트업이 곧 국가의 큰 재산이란 말이 마냥 허황된 소리만은 아니다. 학·협회가 폐쇄적 관점만 견지하지 않고 서로 협력해 스타트업을 지원함으로써 국가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길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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