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프리 A 브릿지 투자 유치한 트위그팜, ‘혁신가’로 부상할 수 있을까

트위그팜, 10억 규모 프리시리즈 A 브릿지 투자 유치 K-콘텐츠 번역 관심 갖는 트위그팜, “K-콘텐츠 해외시장 진출 도울 것” 대기업이 선점한 번역기 시장, 트위그팜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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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그팜 홈페이지 캡처

디지털 콘텐츠 번역 솔루션 전문기업 트위그팜이 1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 A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엔 코스닥 상장사 아이씨에이치가 참여했다. 앞서 선보엔젤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는 트위그팜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자연어 처리 기업으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됐다.

트위그팜은 앞으로 자사의 딥러닝 기반 자연어 처리 기술(NLP)을 더욱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번역기를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나아가 동영상 및 웹툰 솔루션을 제공해 K-콘텐츠 시장의 해외시장 진출에 보탬이 되겠다는 게 트위그팜의 포부다.

트위그팜, 지콘스튜디오·헤이버니로 이용자 사로잡았다

트위그팜은 AI 자연어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번역 회사를 위한 ‘지콘스튜디오’와 의뢰인의 이메일 번역을 위한 ‘헤이버니’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콘스튜디오는 번역 프로젝트 관리 과정의 40%를 자동화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였으며, AI 기반의 번역 품질 검수기를 통해 의뢰인에게 보다 높은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최대 특징이다.

헤이버니는 번역이 필요한 내용을 보내면 이를 번역한 내용을 다시 이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헤이버니는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환경에서라면 언제든 사용 가능하며, 데스크탑과 모바일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헤이버니는 자동 번역 외에도 △구독용 이메일 주소 제공 △구독한 모든 뉴스레터 자동 관리 △뉴스레터 카테고리화 등 다양한 편의성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구글’ 이긴 韓 스타트업, 트위그팜

트위그팜은 전문 번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집과 번역 노하우가 담긴 메모리, 경험을 통해 습득한 번역 패턴을 번역 사전을 통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AI 기술로 보다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번역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영 법률 분야에 대한 기계번역 품질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5개 분야(법률, 금융, 기계, 화학, 의료)에 대해 트위그팜의 하이브리드 번역기와 구글 번역기의 번역 품질을 비교한 결과 트위그팜이 법률, 금융, 기계, 의료 등 4개 분야에서 구글 번역기보다 높은 품질을 나타냈다.

트위그팜은 지난 4년간 전문 번역 영역에 대한 데이터 가공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하기 위해 모든 연구 역량을 집중했다. 지난해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기업 ‘수퍼스퀘어’를 인수해 자사의 솔루션 및 서비스에 대한 사용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하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의 ‘한영 구어체 및 기술 과학 번역 말뭉치’ 구축 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해당 사업으로 트위그팜 등 기업들은 학습에 유용한 원문 데이터를 선별 및 정제하고 원문과 번역문으로 구성된 데이터 이외 번역기 학습에 활용될 만한 라벨링 데이터를 구축했다. 아직 자동화가 채 이뤄지지 않은 데이터 전처리 작업 과정을 마저 자동화한 것이다.

트위그팜, K-콘텐츠 시장 진출에 ‘눈길’

트위그팜이 최근 관심 갖는 분야는 웹툰, 드라마 등 K-콘텐츠 분야다. 기존의 텍스트 중심 번역기는 구어체 비중이 높은 국내의 웹툰, 드라마 등 콘텐츠를 현지화하기 부적합하다. 특히 웹툰의 경우 이미지 비중이 높아 번역기를 이용할 경우 현지화 작업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트위그팜이 개발한 웹툰 전용 번역기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등 다양한 정보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더욱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고품질 번역을 제공할 수 있다.

트위그팜의 최종적인 목표는 K-콘텐츠를 통해 번역, 동영상 자막 편집, 디지털 만화 텍스트 디자인 등 현지화에 필수적인 업무를 ‘원스톱’으로 끝낼 수 있는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같은 솔루션이 구축될 경우 다양한 K-콘텐츠 기업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프리 A 브릿지 투자금도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위한 기반으로 이용할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기업용 API 번역 서비스도 트위그팜의 최대 강점 중 하나다. 당초 번역 회사는 번역 진행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해 왔으나 번역 회사 내부 작업자를 위한 시스템으로 기업의 번역 속도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수의 작업자가 공동으로 작업하자니 오히려 작업이 느려지고 품질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아 문제는 더욱 커졌다. 이에 트위그팜은 번역 업무가 많은 기업에서 빠르고도 일정한 번역을 진행할 수 있도록 API를 개발했다. API 번역 기술은 트위그팜의 K-콘텐츠 번역 시장 진출 목표와 맞물려 강한 시너지 작용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트위그팜 홈페이지 캡처

트위그팜, 몽상가인가 혁신가인가

그러나 트위그팜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이미 번역기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 IT 대기업들이 선점해 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트위그팜이 갖춘 번역기 기술이 대기업이 보유한 기술보다 뛰어나다고 이야기할 수도 없다. 트위그팜이 내세운 ‘한국어 구어체’ 번역도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 내지 카카오 번역기 카카오i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게 보통의 시선이다.

트위그팜이 자신 있게 내세운 웹툰 자동 번역, 동영상 자막 자동 편집 등도 크게 ‘혁신’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당장 휴대전화의 가운데 버튼과 파파고를 연결해두기만 하면, 버튼 한 번에 이미지 한 장이 자동으로 번역된다. 동영상 자막 자동 편집도 이미 유튜브, 즉 구글이 선점한 상태다. 트위그팜에게 ‘구글을 이긴 한국의 스타트업’이라는 칭호가 붙어 있다 한들 그것이 곧 업계에서의 성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지금의 트위그팜은 기술력 자체가 부족하다. AI 번역이라고 주장하고 있긴 하나 해외 알고리즘 위에 상용화를 위한 프로그래밍을 얹어 작업하고 있을 뿐이다. 특정 분야에서 구글을 이겼단 자만감에 빠져 세상을 호령할 수 있으리란 몽상에 빠진 몽상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갈고닦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상을 혁신할 혁신가가 될 것인가. 결국 앞으로의 미래는 트위그팜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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