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책] ④ 프랑스·스웨덴의 ‘대응 정책’

2050년 국내총생산, 2022년 대비 28.38% 감소할 것으로 전망 프랑스, 가족수당기금 통해 4개 부문 ‘영유아보육수당’ 지급 스웨덴, 16세 미만의 자녀에 매월 아동수당 16만원 지원

2
pabii research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크레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 이민정책을 통해 성잠 잠재력을 높이고 경제활동인구를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한국의 출산율 제고 정책이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저출산 문제를 겪는 선진국들은 이민정책을 통해 경제활동인구 확충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 국내 총생산(GDP)이 2050년에는 대폭 감소할 거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부양해야 할 인구가 늘어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해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지난 18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가능 인구가 1% 감소할 때 GDP는 0.59%가 줄어 들고, 피부양 인구가 1% 증가하면 GDP는 0.17% 감소한다.

이를 토대로 2050년 GDP를 추정한 결과 2022년 대비 28.3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부터 2050년까지 연평균 약 1.18%의 GDP가 감소하는 것이다. 이처럼 저출산에 따른 국가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도서관이 팩트북 「저출산 대책」을 발간하고, 우리나라의 저출산 극복 정책과 유사한 방향의 ‘주요국 정책’들을 소개했다.

프랑스 – 출산지원정책

프랑스는 출산 또는 육아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기본 철학을 토대로 장기적인 인구정책 차원에서 강력한 출산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 초기에는 가족 수에 따라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했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 가족 형성을 지원하고 가족 구성원들의 사회복지 및 안전망을 확보하는 ‘가족지원정책’ 차원으로 확대해 운용하고 있다. 또한 유럽의 대표적인 이민 유입국으로 꼽히는 프랑스는 동화주의에 기초한 이민자 통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의 가족수당기금(CAF)에서는 출산 또는 영유아 입양과 관련하여 ‘영유아보육수당’을 △기본수당 △출산・입양장려금 △육아분담보조금 △보육방식자유선택수당 등 4개 부문으로 구분해 지급한다. 아울러 임신 진단을 받은 모든 여성 근로자는 산전 6주에서 산후 10주까지 총 16주의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으며, 휴가 사용 기간 중에는 근로계약이 정지된다. 셋째 임신 총 26주, 쌍둥이 임신 총 34주, 세쌍둥이 이상을 임신한 경우에는 총 46주간의 출산휴가가 보장된다.

출산휴가 기간 동안에는 단체협약 또는 기업별 협약상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 경우 출산휴가 중인 여성 근로자는 건강보험기금으로부터 일일 휴가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 프랑스의 ‘육아휴직제도’는 최소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 한해, 자녀 출산 혹은 16세 미만의 자녀 입양 시 신청 가능하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초 휴직 기간은 최대 1년이며, 자녀가 3세가 될 때까지 추가 2회까지 연장 가능하다. 단, 두 자녀 출산의 경우에는 자녀의 유치원 입학 시까지 휴직을 연장할 수 있으며, 세 자녀 이상 출산의 경우 6세까지 최대 5회 연장할 수 있다. 육아휴직은 무급이며, 소득 조건에 따라 가족수당기금에서 지급하는 영유아보육수당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프랑스 – 이민정책

프랑스 이민정책의 특징은 ‘선별적 이민’으로 요약된다. 이는 사회통합이 수월하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고숙련 외국인의 이민은 적극 수용하고, 저숙련 외국인 유입은 통제하는 방식이다. 다만 프랑스는 선별적 이민과 같이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민정책을 채택함과 동시에 인도주의적 이유로 ‘가족이민 제도’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1974년 프랑스 정부가 저숙련 외국인 수용 중단을 공식화한 이후에도 가족이민 제도를 통해 저숙련 외국인이 계속해서 프랑스에 합법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프랑스 헌법이 보장하는 ‘가족과 함께 생활할 권리’를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 보고, 외국인에게도 이를 인정하고 허용한 것이다. 일반적인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 단위 외에도 18세 미만 청소년의 보호자가 되는 가족, 사실혼 관계의 동반자 등도 가족이민 허용 대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프랑스의 이러한 인도주의적 가족이민 제도가 위장결혼 등 불법의 도구가 되거나 경제적 이민자 혹은 유학생 등 개인이민에 비해 사회통합을 지연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다문화주의를 표방하는 주변 국가들과는 달리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평등・동질성・세속성이라는 공화주의의 원칙하에 이민자를 동화시키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05년 프랑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슬람계 이민 2세들이 ‘방리유(Banlieue) 사태’라 불리는 대규모 소요 사태를 일으킨 것을 계기로 적극적 통합정책 방식은 현재까지 고수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는 2016년부터는 이민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사회통합교육을 받도록 하는 계약 제도인 ‘공화국통합계약’을 시행하고 있다. 귀화 목적이 아니더라도 거주비자를 받고 체류하는 외국인은 사회통합교육을 의무 이수해야 하며, 미이수 시 체류 자격 연장이 불가하다. 사회통합교육은 프랑스공화국 시민의 자세 교육, 프랑스어 교육, 프랑스 사회 적응 교육 등 크게 2개의 모듈로 구성돼 있다.

2022년에는 정착한 지 오래된 이민자와 구분되는 신규 이민자 정책의 우선 지원 대상으로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난민과 외국인 여성을 지정해 언어 교육, 시민 교육과 같은 고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업을 통한 외국인의 사회통합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스웨덴 – 출산지원정책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2000년 1.54명에서 2010년 1.98명까지 회복됐다가 2021년 1.67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프랑스와 함께 유럽 내에서 출산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스웨덴 총인구는 2021년 1,042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민자는 2020년 2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9.8%를 차지하고 있다. 스웨덴은 성평등한 사회 분위기를 바탕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 보조금 지원을 넘어 부모의 균등한 육아 참여를 정책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스웨덴 정부의 저출산 대응 덕분이다. 특히 스웨덴은 2000년대부터 이민자를 적극 수용하는 이민정책으로 생산연령인구 감소 문제에 적절히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최근에는 이민정책이 보다 더 강경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민자들의 복지혜택에 대한 의존, 높은 실업률, 사회 통합의 어려움 등으로 사회적 갈등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차원의 대표적인 출산지원정책으로는 ‘아동수당’이 있다. 스웨덴에 거주 중인 16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부모에게는 매월 월 1,250크로나(약 16만원)의 아동 수당이 지급된다. 자녀가 두 명 이상인 경우 ‘다자녀가족보조금’을 아동수당과 별도로 지급하며, 지급액은 둘째 150크로나(약 2만원), 셋째 730크로나(약 9만원) 등 자녀 수에 따라 차등 계산된다. 이 밖에 임신급여, 임시육아수당, 주거수당 등도 지급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청소, 설거지 등 각종 가사 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가정보모를 고용할 경우 인건비의 50%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2019년 기준 한 시간 동안 무급 가사 노동을 하는 여성들의 비율은 74%인 반면, 남성들은 56%에 그치는 등 성 불균형이 나타남에 따라, 여성들의 집안일 비중을 낮추고 어린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고안된 제도다.

아울러 1974년 ‘부모보험’ 제도를 도입해 세계 최초로 성별과 무관한 ‘부모육아휴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으며 출산이나 입양 시 자녀 한 명당 부모 두 명에게 총합 480일의 유급 육아휴직 기간이 주어진다. 임신한 부모는 출산 예정일 60일 전부터 육아휴직을 쓸 수 있으며, 배우자는 출산 혹은 입양 시기에 별도로 10일의 특별 휴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자녀 출생 후 1년 이내에는 최대 30일간 부모가 동시에 휴직할 수 있고, 2014년 1월 1일 이전에 출생 혹은 입양한 자녀는 8세 생일까지, 이후 출생한 자녀는 12세 생일까지 3회 분할 휴직도 가능하다.

1995년에는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부부간 양도가 불가하고 해당 부모가 사용하지 않을 시 자동소멸되는 ‘아버지 할당제’를 도입했다. 도입 당시엔 남성만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30일로 지정했고, 2002년에 60일, 2016년 90일로 연장한 결과 2022년 기준, 육아휴직 중인 남성의 비율은 평균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기안엔 ‘부모수당’도 받을 수 있다. 휴직 기간 중 최초 390일 동안은 휴직 전 평균 임금의 약 77.6%가 보장되며, 1일 250~1,027크로나(약 3만~13만원) 내에서 수당이 책정된다. 특히 출산 후 30개월 이내 다른 자녀를 출산할 경우 이른바 ‘스피드 프리미엄’ 제도를 통해 첫째 출산 당시 급여에 맞춰 육아휴직 수당을 받을 수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시행된 해당 제도는 실제로 첫째와 둘째 사이의 터울을 줄이고 셋째 출산 시기도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왔다.

스웨덴 – 이민정책

스웨덴 정부는 2022년 6월부로 ‘신규 취업 이주규칙’을 발효한 바 있다. 불합리한 고용계약 및 노동력 착취를 방지하고, 해외 인재를 유치해 스웨덴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스웨덴은 2020년 기준 이민자통합정책지수’ 세계 상위 10개국으로 평가될 만큼 이주민 사회 정착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이주민 사회 정착 지원 정책은 2009년 1월에 발효된 「차별금 지법(Discrimination Act)」을 통해 성별, 언어, 종교, 국적, 민족 등에 근거 한 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권리와 의무, 기회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20~65세의 난민과 보호가 필요한 이주민을 대상으로 ‘사회 정착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제공해 스웨덴어를 익히고 구직활동을 펼쳐 신속히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참가자는 스웨덴 사회보험청에서 제공하는 생활비 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 일부 참가자의 경우 주택 지원과 자녀 양육 지원도 받을 수 있다.

2023년 스웨덴 정부는 저숙련・고숙련 근로자의 이민 요건 차별화, 자국 송환 및 자발적 귀국 장려, 난민 망명 허가 기준 강화 등 이민・이주 규정에 대한 추가 개정을 예고했다. 이를 통해 저숙련 근로자의 취업비자 신청 시 최소 급여 기준 도입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고숙련 근로자, 연구자, 의과 대학생의 유입은 장려하도록 이민 기준을 개선할 방침이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