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섯거라 마블”, 뉴욕 코믹콘서 당당히 자리매김한 K-웹툰

수십만 몰리는 대중문화 행사 ‘코믹콘’ 한국관 관심 쏟아져 네이버웹툰 글로벌 이용자 8,900만 명 중 77%가 한국 외 국적 네이버웹툰 관계자 “국내 웹툰 IP의 가치 더욱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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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욕 코믹콘

뉴욕 코믹콘은 전 세계 서브 컬쳐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무대다. 맨해튼 중심부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센터(Jacob Javits Convention Center)에서 개최되는 코믹콘에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최신 만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을 다양한 방식으로 향유하기 위해 몰려든다. 특히 올해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바로 ‘K-웹툰’의 흥행이다.

서브 컬쳐의 일환으로 자리매김한 K-웹툰

십수년 동안 뉴욕 코믹콘은 미국의 ‘코믹스’, 일본 ‘망가’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한국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뉴욕 코믹콘에서 한국 콘텐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이제는 한국 웹툰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콘진원은 이번 코믹콘에서 ‘더 하우스 오브 코리아 코믹스’라는 이름의 K-웹툰 전용 공동관을 마련했다. 한국 대표 웹툰 기업 네이버웹툰은 이곳에서 자사의 대표 영어 서비스인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선보였다. 다른 한국 작품들도 주목을 받았다. 다온크리에이티브의 <녹음의 관>, 울트라미디어의 <모기전쟁>, 디씨씨이엔티의 <시체기사 군터>등이 자리를 빛냈다.

또한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다양한 미국 출판사 부스에서도 K-웹툰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었다. 웹소설이 원작인 <상수리나무 아래 Under the Oak Tree>를 비롯해 <겨울 지나 벚꽃 cherry blossoms after winter>, <여신강림 True Beauty> 등 여러 K-웹툰들이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또한 한국인 작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네이버의 북미 웹툰 플랫폼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로어 올림푸스 Lore Olympus>도 이번 행사에서 자리를 빛냈다.

출처=뉴욕 코믹콘

네이버웹툰의 해외 진출 성과

우리나라는 2000년대 이후로 사실상 웹툰이 국내 만화계의 주류를 차지해 온 반면, 미국은 웹툰보다는 여전히 전통적인 출판 만화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에 미국 내 웹툰 서비스 플랫폼 1위인 네이버웹툰은 현지 출판사와의 협업을 통해 인기 웹툰을 만화책 형태로 소개하며 웹툰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글로벌 진출 9주년을 맞이한 네이버웹툰의 여정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영문 서비스인 ‘라인웹툰’을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현재는 8,56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토리테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웹툰의 해외 진출 당시만 하더라도 웹툰은 해외에서 낯선 개념이었다. 하지만 네이버의 노력을 통해 웹툰은 비교적 보편적인 콘텐츠의 한 장르로서 받아들여졌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10개 언어로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은 금전적인 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3년 약 232억원이었던 파트너 수익 배분(PPS) 프로그램은 2022년 2조2,555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네이버웹툰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이용자 8,900만 명 중 무려 77%가 한국 외 국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네이버웹툰 콘텐츠의 절반 이상이 한국어 이외의 언어로 제공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네이버웹툰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네이버웹툰의 작가 지원 시스템

이러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네이버웹툰은 번역, 현지 문화에 맞춘 디자인, 마케팅, 프로모션 등 작가 개인이 연재 중에 다루기 힘든 복잡한 현지화 작업을 처리하며 창작자의 글로벌 연재를 지원하고 있다. 종합적인 지원을 통해 작가들은 수익 증진은 물론이고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웹툰 산업 외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여러 OTT에서 상위 차트를 휩쓴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사냥개들>, <이번 생에도 잘 부탁해> 등 다양한 작품들의 원작 웹툰이 글로벌 플랫폼을 타고 10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들 작품은 한국 웹툰의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출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생태계 육성과 다변화를 위해 아마추어 작가들의 참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곧 선보일 ‘웹툰 위드’ 프로젝트를 통해 도전 만화 창작자를 위한 ‘크리에이터스’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에는 ‘작업 통계’, ‘에피소드 스케줄링’, ‘댓글 관리’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확대될수록 국내 웹툰 IP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특히 이를 활용한 2차 IP 비즈니스를 통해 국내 작가들의 수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웹툰 환경이 성장함에 따라 경쟁자도 생겨나고 있다. 한 웹툰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웹툰 시장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재 한국 웹툰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혁신하고 적응해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IP를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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