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미국 경기침체 예상 속 금리인하 기대 심리 확대

미 서부 은행 연쇄 파산으로 미국도 경기침체에 들어간다는 우려 나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경기침체는 없었다는 반박도 국내도 하반기부터 실질금리 플러스로 돌아서, 긴축 출구전략 고민해야

pabii research

지난 3일(현지 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p인상하기로 결정하자 금리 인하가 언제부터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서부 지역의 은행들이 연쇄 파산 위기를 겪으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당장 6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자칫 시기를 놓칠 경우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분석 전문업체 GZERO는 인플레이션 기반의 경기침체가 발생할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100년간 미국 경기침체는 15번, 평균 17개월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NBER)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미국 경기침체는 총 15번 있었고, 평균 기간은 17개월에 달한다. 과거 거시경제 이해도가 떨어졌던 1920년대 대공황을 제외해도 경기침체가 시작될 경우 2~3분기에 걸친 장기화를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 NBER의 분석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반짝 경기침체는 정부가 빠르게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인해 현재 경제 시스템에 큰 부담이 주어져 있는 상태에서 지난해 내내 이어진 빠른 금리 상승이 더 큰 압박으로 다가오는 상태라는 설명도 내놨다.

GZERO는 2023년 하반기부터 현금이 부족한 다수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인해 고용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미 경제전문가들은 2022년 내내 이어진 유례 없는 통화긴축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이어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 및 물가 상승을 꼽았다. 그러나 급여 지불 능력의 한계에 도달한 일부 기업들이 경쟁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수는 있으나, 결국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기침체가 실질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미국 시장 분석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연방기준금리가 5%를 넘었음에도 물가상승률이 6%대를 기록하고 있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인 만큼,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마켓워치가 인용한 가베칼의 분석 보고서에서는 인플레이션이 5% 이하로 떨어지고 연방기준금리가 5% 이상인 상태가 지속되어야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1950년 이후 미국에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경우에 경기침체를 겪은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에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올 10일에 예정된 4월 CPI가 각각 전년 대비 5.0% 인상에 불과했거나 5.0% 인상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6월 이후로는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은행권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이 4%대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3%대 후반까지도 예측되는 상황인 만큼,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가시화되는 올 7월부터는 미 연준도 금리 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5월 8일(한국시간) 현재 미국 국채 금리/출처=FinancialTimes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완화될 전망

장기 금리가 3.5%~4.0%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 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던 사건도 GZERO에서 강조하는 대목이다. GZERO는 같은 보고서에서 196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던 중에 경기침체가 오는 일은 없었으나,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을 놓치게 될 경우 경기 회복에 부담을 주는 점을 지적했다.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부터는 인플레이션 축소에 따라 단계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장기이자율 아래로 떨어지면서 미 연준도 단기 금리를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본격화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빠르면 올 연말부터는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국내 금융 전문가들은 한국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7% 인상에 그친 데다, 올 하반기부터는 3%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질금리가 플러스가 되는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도 긴축 출구 전략에 대한 고민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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