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정점 신호? 저커버그·베이조스 줄줄이 주식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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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3년만, 저커버그 2년만에 자사주 매각
JP모건 CEO, 사상 최고가 랠리 타이밍 맞물려
월스트리트 일각에선 단기 고점 가능성 거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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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사진=블루오리진 X

미국 유명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작 CEO들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에 월가에선 증시의 단기적 고점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내부자 주식매도 대열 합류한 베이조스, 저커버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최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은 5,000만 주를 85억 달러에, 저커버그 CEO는 180만 주를 6억6,100만 달러에 매도했다.

시장은 이들의 자사주 매각 결정이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조스는 3년 만, 저커버그는 2년 만에 자사주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특히 아마존과 메타의 주식은 최근 인공지능(AI) 발 랠리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년 동안 아마존의 주가는 86%, 메타의 주가는 184%나 뛰었다. 실제로 저커버그 CEO는 지난 수년 동안 자사주를 팔아 왔는데, 올해 들어 메타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내달리자 매도액을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AI 데이터 업체 팔란티어를 공동 설립한 피터 틸도 이달 1억7,500만 달러(약 2,355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2021년 2월 5억4,080만 달러(약 7,279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매각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 CEO, 12만5,000주 매각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리사 수 CEO도 보유하고 있던 자산 지분 중 26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AMD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수 CEO가 AMD 주식 12만5,000주를 162.06~164.84달러(약 21만6000~22만원) 사이에 매각했다는 자료를 제출했다. 이는 2,000만 달러(약 260억5,000만원) 상당이다.

수 CEO는 최근에도 AMD 주식을 매각한 바 있다. 해당 거래에는 2년 이내에 만료 예정인 옵션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 CEO는 8월에 만료될 예정인 행사가 12.83달러짜리 4만7,600주에 대한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버라이어티데이터의 연구 담당 부사장인 벤 실버맨은 보고서를 통해 “수 CEO가 스톡옵션이 아닌 주식을 매도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라며 “최근 보인 수 CEO의 주식 거래는 과거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곧 만료되는 옵션을 현금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주식을 현금화하는 것은 유동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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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사진=게티이미지뱅크

JP모건 체이스 회장도 1억5,000만 달러 매각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CEO 역시 지난달 회사 주식 약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 상당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다이먼과 그의 가족은 지난주 82만2,000주의 JP모건 주식을 매각했다. 다이먼 회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가족과 함께 보유하고 있는 860만 주의 회사 주식 중 약 100만 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다이먼과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은행 주식은 약 770만 주로 감소했다. 다이먼은 지난 2005년 12월에 JP모건 CEO로 취임한 이래 18년 동안 은행을 경영해 왔고 은행 주식을 매각한 것은 그의 재임 기간 중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해당 CEO들의 이번 주식 매각은 수개월 전에 발표된 계획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시장이 악재를 앞뒀다고 느끼거나 고점을 찍었다고 여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가가 급등하면서 현금으로 만드는 것이 더 합리적인 판단에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일시적 고점 가능성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피터 갤러헌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이는 모멘텀의 지속 가능성에 긴장감을 만들었다”며 “향후 경제 데이터와 금리 인하에 시장은 주목할 것”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도 투자자 메모를 통해 기술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헤지펀드의 비율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기 방어주인 필수 소비재를 매수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도 미국 증시의 상승 랠리가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자이 리처드학사 바클레이스 글로벌 연구센터장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향후 몇 주 동안은 무서운 상승 속도에서 잠시 벗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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