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힘입어 AI 반도체 시장 되살아나는 분위기, 우리나라는?

‘거품 빠졌다’던 AI반도체시장, 다시 활기 찾나 AI반도체 통해 인공지능 계산 속도 및 정확성 크게 향상할 수 있어 국내 유수 대기업 및 스타트업, ‘이에 질세라’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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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반도체 스타트업 전체 VC투자 규모(건수)추이/출처=피치북(PitchBook)

챗 지피티가 전 세계 업계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미국 AI반도체 시장 또한 수혜를 받고 있다. AI반도체는 AI 알고리즘 계산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기존 CPU, GPU를 발전시킨 신개념 하드웨어다. 한편 국내 유수 기업 및 스타트업들도 관련 움직임을 취하며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AI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최근 이슈가 된 챗GPT를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기술이 화제가 되면서, 산업 전반에서 AI를 활용한 가지각색의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특히 대규모 자연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의 막대한 계산 비용(Computational Cost)을 감당하기 위한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AI반도체 시장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A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NVIDIA)는 AI그래픽 카드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시가 총액이 1조 달러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서비스에 최적화된 하드웨어 개발에 힘을 쏟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AI반도체 분야는 프로세스 디자인(Process Design), 지능형 센서(Intelligent sensor), 엣지 AI 소프트웨어(Edge AI Software)의 하위 분야로 나뉜다. 프로세스 디자인은 대규모 자연어 모델 처리에 특화된 반도체 칩을 설계한다. 지능형 센서는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AI작동을 위한 IoT 기기를 다룬다. 엣지 AI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업계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 AI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분야다.

AI반도체 스타트업 시장의 2022년 4분기 VC 투자 규모는 146억 달러(1,405건) 상당으로, 전 분기 거래 규모 145억 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 중 AI 반도체 스타트업 무어 쓰레드(Moore Threads)와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볼테크(Bolttech)는 각각 2억1,320만 달러, 3억 달러 투자를 받으면서 업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편 2022년 엑시트(Exit) 규모는 약 424억 달러(432건)로, 전년 대비 80%(25%) 감소한 모양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알모티브(Almotive)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iat Chrysler Automobiles)에 비공개 금액으로 인수됐다. 한편 AI반도체 개발사 이카라(ECARX)는 기업인수목적회사 코바(COVA Acquisition)를 3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작년 12월 상장했다.

AI반도체가 뭐길래

CPU는 컴퓨터의 계산 처리 속도를 결정하며, AI 알고리즘이 대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한편 AI 알고리즘의 경우 일반적으로 강도 높은 연산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 계산 효율성(Computational Efficiency)를 향상하기 위한 수단으로 GPU가 사용된다. GPU는 병렬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그래픽 프로세서로, 이미지 처리와 신경망 사이에서 보이는 연상 작업의 유사성으로 다양한 AI작업에 효과적이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기존 AI알고리즘에 사용되던 하드웨어 구조를 전반적으로 개선하면서 시장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즉 반도체 업계에서 AI 알고리즘 성능 극대화를 위해 대량의 데이터에서 패턴을 인식하는 병렬 아키텍처의 특수 AI 추론용 칩을 개발하는 동시에 레이아웃에서 고속 메모리를 직접 통합해 더 빠른 산술 연산을 꾀하면서 이른바 ‘AI반도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해당 분야 시장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전 세계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H100과 A100과 같은 제품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AI 특화 칩’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 중 구글 텐서 처리 장치(TPU)는 현재 4세대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질 수 없다

이처럼 AI칩이 미래 IT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 아래, 해당 시장의 전망 또한 밝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말까지 AI반도체 시장이 34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20230년에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31.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향후 AI 칩 산업은 데이터 센터의 고성능 서버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자동차, 사물 인터넷 등 광범위하게 탑재되면서 우리 삶 속에 스며들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SKT가 국내 최초로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SKT는 현재 자사 다양한 서비스에 비전 AI(Vision AI), 딥러닝, 음성/대화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한편 SKT는 AI 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에서AI 알고리즘 및 API 등의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아울러 통합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KT, 현대 등의 국내 유수 대기업들도 스타트업과 ‘맞손’ 잡고 본격적인 AI반도체 경쟁에 나섰다. LG AI연구원은 AI 반도체 설계 기업 ‘퓨리오사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차세대 반도체 및 생성형 AI 공동 연구와 사업화 계획을 밝혔다. 한편 KT는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에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 데이터 센터 개선을 착수할 예정이며, AI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DX와 연달아 계약을 맺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처럼 업계 안팎으로 이 같은 ‘합종연횡’이 펼쳐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AI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 및 기술력과 유수 기업들의 자본력이 아우러져 긍정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엔비디아 등의 거대 초일류 기업이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자력으로 이를 비집고 들어가긴 쉽지 않다”며 “기업 간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한편, 정부 주도의 AI 대규모 사업까지 이뤄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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